프랑스 바이어 인터뷰로 알아본 K-식품의 경쟁력과 진출 가능성
- 현장·인터뷰
- 프랑스
- 파리무역관 곽미성
- 2022-05-13
한국식품에 대한 관심 증폭되는 추세
시장전망은 긍정적이나 EU 차원의 규제 강화로 어려움 증가
고가의 한류문화 파생 상품은 대중적인 한계 명확
KOTRA 파리 무역관은 한류 특수를 맞이한 한국 소비재의 경쟁력과 현재 동향, 국내 기업의 프랑스 진출 시 유의해야 할 점 등을 알아보기 위해 프랑스의 대표적인 한국 유통기업인 K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우크라이나 사태로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는데, 귀사에 미친 영향이 있을까요?
A1. 우선 가장 직접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C파이의 수입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종전에는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파이 상품을 유럽 내에서 육로 배송을 통해 수입해오고 있었습니다. 유제품 성분이 들어가면 유럽 산 유제품을 써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 제품 수입이 용이하기도 하구요. 한국에서 들어오는 상품의 경우 MOQ 수입 물량제한을 고려해서 수입해야 하므로 러시아산 제품 수입이 훨씬 유리했습니다.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소량으로 한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방법 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현 상황에서 큰 타격은 없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상품의 가격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서 하반기부터는 큰 폭의 가격 상승으로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Q2. 현재 귀사에서는 도매, 소매, 구매 대행까지 가능한 통합 온라인서비스 구축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과 성과는 어떻습니까?
A2. 2021년에 사이트 구축은 완료됐고, 지속적으로 서비스 개선 확장 및 시스템을 보완하는 단계입니다. 소매 사이트는 바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매출이 즉시 발생돼 사이트 운영이 매출로 직결되고 데이터로 활용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도매의 경우 주문과 동시에 구매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고 주문량과 프랑스 현지 물류상황에 따라 쌍방 확인과 동시에 배달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업체의 경우 신규 아이디를 생성해야 하고 레스토랑의 경우 소량주문이 많기 때문에 온라인 주문보다는 전화 상담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인 고객관리와 공지사항 전달을 통해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고 꾸준히 유지하는 데에는 신규업체 발굴로 대외에 회사를 홍보하려는 전략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Q3. 프랑스 및 유럽 수출에서 식자재 성분 규제가 까다롭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3. 2021년 일본 라면류 수입 절차를 더욱 강력하게 규제하겠다는 유럽 및 프랑스 정부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시적이긴 하나 기존에 비해 현재 라면 수입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라면류 제품에 대한 살균 공정 시 필요한 아세틴 옥사이드의 잔류량이 기준치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이 성분은 쉽게 말해 농약류에 해당하는 유독성분이므로 기준치를 많이 초과한 제품이 적발된 이래로 전 제품의 검사 의무화가 진행되면서 프랑스에서 검사 인증서를 전 라면 상품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Q4. 온∙오프라인을 통해 한국제품과 일본제품을 함께 취급하시는데, 두 나라 상품의 수요 차이를 현장에서 체감하십니까?
A4. 매출의 변화로 봤을 때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현재 프랑스 내에 한국 제품을 취급하려는 몇몇 식료품점이 등장했지만, 한국 상품 주문량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닙니다. 변화가 있다면 한국 음식점이 1~2년 사이에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것인데요, 그 덕분에 한국 식자재를 구매하는 거래처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Q5. 주문이 늘어난 상품에는 어떤 제품류가 있는지 말씀 부탁 드립니다.
A5. 고추장, 물엿, 간장, 불고기소스 등의 장류와 튀김가루 등이 주로 음식점에서 식자재로 쓰이는 물품들입니다.
<파리시 한국식품 유통기업 K사 매장>
[자료: KOTRA 파리 무역관]
Q6. 귀사에서도 수입 판매하는 오징어게임의 달고나 키트와 BTS 레모나 등 관련 문화상품 실제 현지 반응은 어떠했나요? 문화상품 인기에 편승해 한국산 소비자 상품의 수요는 어떠한가요?
A6. 저희 회사에서 분석한 바로는, 위 상품들은 실제 시장 매출을 위한 상품이라기보다는 회사의 트렌디한 이미지와 마케팅에 활용되는 아이템들입니다. 대표적으로 BTS 레모나와 커피 제품은 수입이 돼서 실제 파리 내 한국마트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고, BTS 초콜릿 등과 같은 상품들은 유럽 수출을 위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한국에서 방문한 담당자와 미팅을 가진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 구매자들에게는 위 상품들의 가격이 기존 상품보다 터무니없이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어 판매가 저조한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고가의 상품인만큼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BTS 캐릭터 타이니탄(TinyTAN)의 경우도 BTS 팬클럽 ARMY가 아닌 이상 소비를 이끌어내기는 어렵습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상품의 전체적인 시장 확대와 긍정적인 국가적 이미지 효과는 있지만 개별 상품의 판매 증가로는 직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K-Pop 가수들의 공연이나 여러 이벤트 장소에서 한국회사의 젤리를 판매하며 홍보했을 때 효과를 본 사례가 있습니다. 참고해서 추후에도 적용하면 좋을 듯합니다.
<매장 내 K-Pop 관련 연계 상품이 진열된 모습>
[자료: KOTRA 파리 무역관]
Q7. 한류 특수 이전과 비교했을 때, 한국 소비재의 상품 라인업의 변화가 있나요?
A7. 전체적인 상품 라인업에는 큰 변화는 없지만 라면, 김치, 김, 떡볶이류 등의 대중적이고 친숙한 식품의 수입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Q8. 한국기업들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A8.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제품들은 유럽 사람들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프랑스로 수입이 안 되는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선행돼야합니다. 예를 들어, 현지 소비자들은 한국 방문 시나 그 외에 접했던 한국 제품들 중 제일 맛있고 기억에 남는 제품으로 메론 아이스크림이나 바나나우유를 지목합니다. 그런데 두 상품 다 유제품 우유 성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입이 안 됩니다. 그런데 최근 인기 급상승 중인 바나나 두유는 문제가 없는 상황입니다. 동물성이 아닌 대체할 만한 식물성 원자재를 통해 맛을 내거나 유럽산 유제품을 써서 수출을 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곰탕 국물과 밀키트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품 내 원자재들이 육류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만 소비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값싸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수출할 수 없는 제품을 만들면 내수용으로만 판매가 되는 겁니다. 그 부분을 해결하면 앞으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물량 중 유럽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식품 및 화장품 등 소비재 제품의 환경규제로 수입절차가 까다로운만큼 현재 상황이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
Q9. 현지 식품회사나 유통기업을 통한 한식 제품 출시 및 판매는 소비자가 제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통로가 됩니다. 일부 제품을 자사브랜드로 제조 수입하는 영국의 유통회사는 모노프리, 테스코 등 현지 유통매장에 납품하고 있는데요, 귀사에서는 한국의 식품을 자체 브랜드로 출시하고 소스류 밀키트 위주로 제품을 늘려가는 방식에도 관심이 있으신지요?
A9. 단일 종목 중 인기 상품이 있을 시에는 저희 회사도 진출하면 좋을 듯합니다. 예를 들어 보자면, 대기업에서 공급하는 업체 중에 햇반을 생산하는 회사가 있을 경우 자체 브랜드로 만들어서 프랑스로 수출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판매량이 확보돼야 합니다. 대표적인 인기 상품이 김치류인데 저희 공급량에 맞출 만한 맞춤상품을 제작해 줄 대기업 중소기업을 물색하기가 어렵습니다. 수출 전 검사 절차 및 성분 표기, 라벨 표기 등의 작업, 즉 가성비를 고려했을 때 한국기업들은 프랑스만 고려해서는 접근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유럽에 수출 경험 노하우가 있고 영국 내수 판매량이 탄탄한 만큼 다국적 기업들이 전체적인 판매량을 고려해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브랜딩이 가능합니다.
Q10. 한국 상품의 유럽시장 전망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10. 현재 한국 레스토랑을 선두로 한국음식에 대한 프랑스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고 실소비가 식자재로 이어지는 만큼 저희 회사 또한 그쪽으로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정 수준까지는 지속적인 증가세인 만큼 앞으로도 식자재 수입 시장은 희망적입니다. 하지만 수입 자체가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는 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예를 들어, P사의 라면제품군이 15개에서 5개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전에는 수입이 가능한 상품 외에도 병행상품이나 한국 내수용 제품들을 시장성 판단 및 제품 홍보 차 수입했으나 이제는 그런 경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BTS와 관련된 인기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더라도 수출 허가를 받고 들어오는데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수출검사서를 준비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치게 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수익성이 우선시되므로, 제품의 다양성을 제공해 드릴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는 유럽 현지 수입 관련법의 변화가 아닌 한국, 일본 등 현지 제조사가 기준치에 맞춰서 제품을 생산했더라도 일부 상품 중 문제가 발생하면 수입이 예정된 전 상품에 전수 조사가 이뤄지는 상황 때문이므로 피할 수 없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료: KOTRA 파리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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