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러시아, 라이신 수입금지 이면의 속내는?

곡산 2020. 12. 23. 07:20

러시아, 라이신 수입금지 이면의 속내는?

김해나 sunrise@at.or.kr  

러시아, '라이신' 수입금지 이면의 속내는?
원고 작성 : 블라디보스토크지사 imsesil@hotmail.com 


*출처:https://cross.expert/sportivnoe-pitanie/aminokisloty/lizin.html


최근 러시아 농업감독청(Rosselkhoznadzor/Россельхознадзор)의 사료용 첨가물 '라이신(Lysine)'에 대한 규제가 눈에 띈다. '라이신'은 동물사료의 보충제로서 가장 중요한 아미노산 중 하나로, 동물이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직접 보충해야 한다. 직접 보충시 필요 이상의 대사를 일으키지 않아 분뇨에서 질소의 증가로 인한 암모니아 배출 및 환경피해를 줄일 수 있어, 육류소비 증대 및 가축사료의 선진화에 따라 점차 수요가 늘고 있다.

러시아 농업감독청은 먼저 2017년 중국 측 생산공장 시찰에 불응한 이유로 당해 9월 20일부로 6개 중국업체의 제품 수입을 금지하였다. 이후 시행한 검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옴에 따라 같은해 12월 22일부로 기존 사료용 첨가물의 국가등록증의 효력을 중단, 추가 6개 업체의 '라이신' 함유 첨가물의 수입이 중단하였다.
올해 들어 부정적인 검사 결과를 이유로 지난 1월 한국 업체 1곳과 미국 업체 2곳, 인도네시아 업체 1곳의 제품의 수입을 중단하였으며, 7월 중에는 프랑스 업체 1곳 업체와 브라질 업체 2개 업체 제품의 수입을 중단하였다. 이후 이례적으로 브라질 소재 CJ제일제당의 제품의 부분적인 수입을 허용하였다.(제조사명: CJ DO BRASIL INDUSTRIA E COMERCIO DE PRODUTOS ALIMENTICIOS LTDA)

주지하듯 '라이신'은 필수 아미노산이지만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축산농가에서는 사료를 통해 섭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사실상 '라이신'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크다. 참고로 러시아 내 '라이신' 자급율은 45% 수준이다.(연간 5.5천톤)
이와 같은 이유로 지난달 러시아 사료협회는 러시아 농업감독청에 국가등록을 재개할 것과 중국 내 일부 업체의 금지조치 해제를 요청하는 서한을 작성하여 발송하였지만, 이에 대한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 L-라이신 수입금지 현황 >
*출처: https://fsvps.gov.ru/fsvps/importExport


한편 러시아의 이러한 조치가 낯설지 않다. 서방의 경제제재 이후 국가 전방위적으로 펼쳐온 '수입대체 정책'이 이와 같은 맥락에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을 비롯한 거의 모든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던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 이후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몸소 깨우치게 되었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서방국가에 농축산물 수입 중단이라는 카운터 어택을 날렸다. 제 살을 깎아 먹는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교훈을 얻었다고 러시아 자체적으로 평가한다. 바로 국내 산업의 발달을 이룬 것이다.

2018년 발표된 정부자료에 따르면 육류/육류가공품의 자급율은 92.8%, 유제품은 84.2%, 감자 94.9% 등으로 크게 올랐다. 품질은 기 수입품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일단은 국내 수요를 90% 이상 책임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기초 산업지원이라는 명목하에 제조업체와 국가 간의 비리 의혹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번 '라이신' 수입금지 역시 장기적으로는 국내 제품 개발 및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내린 특단의 조치로 보여진다. 예를 들어 벨고로드주(州)에 위치한 《1번 혼합물 공장(Premix Factory No.1/Завод премиксов №1)》은 생산기술 변화와 균주를 개선시킴으로써 2018년 'L-라이신황산염'의 생산량이 20% 증가하였다. 본래 생산능력은 연간 5.7천 톤이었으나 7.2천 톤을 생산하였고 이 외에도 농축액 함량도 15% 늘려서 75%까지 올렸다. 또한 액상형태의 '라이신'을 개발하여 올해 출시 예정이고, 가금류 사료목적의 샘플을 테스트 중에 있다. 또 올해 크라스노야르스크 변강 내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갔고, 앞으로 '라이신', '바이오에탄올'을 생산을 목적으로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또 사라토프주(州) 내 생산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이에 190억 루블(2억 7,143만 달러) 상당의 자금이 투입되어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상 생산능력은 곡물 25만 톤을 가공하여 '라이신' 5.5천 톤, '바이오에탄올' 2.5천 톤, 사료용 단백질 첨가물 6만 톤이다.

*사진설명: 1번 혼합물 공장 전경 및 제품 포장재


*사진설명: 1번 혼합물 공장 전경 및 제품 포장재

이처럼 자국산업 개발이 목적에 맞게 계획적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주)돈바이오테크(ООО "Donskiye Biotekhnologii"/ООО "ДонБиоТех")》 업체의 진행은 유독 지지부진한 것으로 보여진다. "돈바이오테크"는 러시아 로스토크주(州) 내 볼고돈스크에 위치한 업체로 당시 유망한 사업가인 바짐 바르사브스키(전 로스토프주 국가두마 부국장 역임)의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당초 1억 7천만 유로 예산으로 2010년 착공, 2013년 완공을 계획하였으나 여러 이유로 차일피일 시기가 미뤄지면서 여전히 진행중이다.


 2014년 러시아 농업은행이 "돈바이오테크"에 2017년 말 완공 조건으로 1억 6,700백만 유로 상당의 대출을 승인하였지만 2018년 3월 당시 대표이사 바르샤브스키의 약 28억 루블 상당의 횡령이 밝혀지면서 체포되었고, 건강상의 이유로 불구속 입건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돈바이오테크”는 생산공장 건설에 현재까지 123억 루블이 집행되었고(85% 완공) 앞으로 전체 프로젝트 구현을 위해서 27억 루블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다. 참고로 "톤바이오테크" 지분의 95%는 키프로스계 업체 "루스페름 리미티드(Rusferm ltd./Русферм лимитед)"의 소유이며, 나머지 5%는 "러시아농업은행 파이넌스" 소유이다.
 
 '라이신'은 하나의 품목에 불과하다. 앞으로 러시아가 자국 산업 발전을 명목으로 어떤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지는 알 수 없지만 이로 인하여 수출기업이 겪게 될 여파는 큰 손실로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러시아 정부의 결단에 휘둘리지 않기 위하여 다양한 품목 개발과 판로개척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 시사점
 러시아 정부의 관세 이외의 수입제한 조치는 앞으로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의 산업 발전이라는 명분 뒤에 국민의 세금으로 누군가의 부를 축적하는 방법으로는 제격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로 인하여 상대 교역국의 보복 조치 혹은 국내 영세 제조업자 및 국민들과의 신뢰, 이해관계가 무너질 경우를 생각해보면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출처:
https://sfera.fm/news/v-strane/v-rossii-namechaetsya-defitsit-lizina
https://www.agroinvestor.ru/markets/news/34111-priostanovka-importa-lizina-iz-frantsii-i-brazilii-mozhet-privesti-k-ego-defitsitu/
https://sfera.fm/news/v-strane/v-rossii-vveden-zapret-na-postavki-lizina-s-3-predpriyatii-brazilii-i-frantsii
https://sfera.fm/articles/tkv/spetsializirovannye-fermenty-dlya-polucheniya-optimalnykh-kormovykh-smesei
https://sfera.fm/news/v-strane/zavod-po-glubokoi-pererabotke-zerna-za-30-mlrd-rublei-postroyat-pod-krasnoyarskom
https://sfera.fm/news/v-strane/v-krasnoyarskom-krae-postroyat-zavod-po-glubokoi-pererabotke-zerna
https://sfera.fm/news/v-strane/rossiya-vvodit-ogranicheniya-na-vvoz-lizina-iz-ssha
https://sfera.fm/news/v-strane/stroitelstvo-zavoda-po-proizvodstvu-lizina-v-saratovskoi-oblasti-zavershitsya-k-2026-godu
https://sfera.fm/news/novosti-kompanii/belorusskaya-natsionalnaya-biotekhnologicheskaya-korporatsiya-zapustit-sobstvennoe-proizvodstvo-kombikormov
https://sfera.fm/news/novosti-kompanii/belgorodskii-zavod-premiksov-uvelichil-obemy-proizvodstva
https://sfera.fm/news/v-strane/v-krasnoyarskom-krae-postroyat-zavod-po-glubokoi-pererabotke-zerna
https://sfera.fm/news/novosti-kompanii/rosselkhozbank-nameren-kupit-dolyu-v-ooo-donbiote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