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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스·카페베네 커피왕들 떠난 자리…사모펀드 주인 ‘신화 이을까’

곡산 2016. 12. 4. 23:20


커피왕들 떠난 자리…사모펀드 주인 ‘신화 이을까’

커피공화국 확산 토종 원주인 빈자리…전문경영인 전진배치 ‘비상 날개짓’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02-24 15:42:04

▲ 토종 커피브랜드의 성공신화 할리스(왼쪽)와 카페베네가 사모펀드에 각각 2013년, 2015년 매각됐다. 커피업계에서는 주인이 변경된 두 회사가 위기를 극복하고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지 각 사 대표들의 경영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4조원대의 커피시장이 경쟁 과열양상을 보이며 폐업 사례가 속속 늘고 있다. 국내 커피소비량이 늘어나자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중견기업 및 개인사업자까지 너도나도 커피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커피시장은 창업전문가들 사이에 레드오션으로 불린지 오래다.
 
토종 커피브랜드 신화를 일구며 승승장구하던 커피기업들조차 과당경쟁, 수익성 악화로 인해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토종 커피브랜드 할리스와 카페베네는 주인이 변경된 것이다. 옛 명성을 되찾을지 각 사 대표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할리스, 고·중·저 브랜드 구축 직영점 확대…매출증대 불구 미진한 수익성 ‘지적’
 
할리스커피는 강훈 전 대표가 1998년 한국 최초 에스프레소 전문점으로 세운 대표적 토종 커피 1세대 브랜드다. 2003년 극장 업체 프리머스시네마가 인수합병하며 빠르게 성장해 2005년도엔 할리에이치앤엔으로 독립했다. 2007년 할리스에프앤비로 사명을 변경했다.
 
쾌속 성장을 달리던 할리스에프앤비는 커피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르자 실적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지난 2013년 사모펀드 IMM PE가 경영자금 마련을 위한 1000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약속하며 할리스커피를 인수했다.
 
신상철 할리스에프앤비 대표는 2013년 IMM PE가 대주주로 변경된 이후 유입된 자금을 통해 직영점 확대 등 공격적인 외형성장을 단행했다.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이미지 높이는 것을 중요시 한 신 대표는 그동안 기초설비 투자 및 가맹점 확장에 주력했던 경영초점을 브랜드파워 강화에 맞췄다.
 

 ▲ 자료: 할리스에프앤비.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투자 유치를 통해 몸집을 키우되 가맹점보다는 본사에서 서비스 품질 관리가 가능한 직영점을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지난 2012년 396개였던 할리스커피 매장수는 스페셜 매장을 포함해 지난해 말 기준 491개로 늘어났다.
 
또 신 대표는 고급 커피브랜드 ‘할리스 커피클럽’을 만들어 지난 2014년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핸드드립커피를 도입했다. 이어 같은 해 인터파크 HM ‘디초콜릿 커피앤드’ 테이크아웃 전용 저가 커피 브랜드를 인수해 사업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저가(디초콜릿 커피앤드)-중가(할리스커피)-고가(할리스커피 클럽)이라는 브랜드 라인의 구축은 커피소비자 성향에 따른 매장선택을 가능케 해 매출상승에 기여했다는 업계의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신 대표의 경영전략은 매출을 상승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초기비용 증가로 영업이익률은 감소해 지난 2014년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할리스에프앤비 측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할리스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10.8%(매출액 658억원·영업이익 71억원) △2013년 10.2%(매출액 686억원·영업이익 70억원) △2014년 6.9%(매출액 803억원·영업이익 56억원)이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 시스템. 2014년 12월 기준. ⓒ스카이데일리

할리스에프앤비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014년엔 영업이익률이 다소 하락했으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증가했다”며 “아직 수치 마감 중으로 정확한 실적 공개는 어렵지만 내부 자료에 의하면 전년대비 영업이익률은 25%가 증가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직영점수를 늘리는 것은 초기비용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브랜드 이미지 강화 등이 매출증대로 이어져 회복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카페베네, 창업주 물러나…갑질·해외 소송 ‘잡음’ 재우고 내실 다지기
 
또 다른 토종커피 창업신화의 주인공인 카페베네도 지난해 무리한 사업다각화가 연이어 실패하며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됐다. 지난해 말 창업자 김선권 전 회장이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최승우 전 웅진식품 대표를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최승우 대표는 2013년 12월 웅진식품 대표 취임 후 영업손실 12억원 당기순손실 29억원었던 실적을 1년 만에 영업이익 81억원, 당기순이익 45억원으로 끌어올려 흑자전환시킨 성공 전력을 지닌 경영전문가다. 소니코리아 본부장, 한국보랄석고보드 부사장, 한앤컴퍼니 전무 등의 이력을 지녔다.
  

 ▲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9월 기준. ⓒ스카이데일리

그동안 카페베네는 외식브랜드 블랙스미스, 제과점 마인츠돔, 드럭스토어 디셈버24의 실적부진 및 철수 등 여러 가지 사업실패를 겪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사모펀드 K3제5호가 전환상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기 전까지 865%에 육박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말 K3제5호에 매각되며 토종 커피 성공신화로 썼던 김선권 회장은 최대주주(49.49%)에서 소액주주(7.3%)로 전락해 소유, 경영에서 모두 물러났다. K3제5호는 주식 84.2%를 보유했다.
 
최 대표는 취임 후 그동안 불거졌던 본사의 갑질 의혹 등을 수습하기 위해 힘쓰는 모습으르 보였다. 지난해 11월 가맹점주와 직접 1대1 면담을 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소통 경영을 시작했다. 카페베네는 그동안 본사의 갑질을 주장하는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으로 인한 잡음이 수차례 있었다.
 
이외에도 카페베네는 아르바이트생 임금 체불 논란, 미국 사무실 법적 분쟁 등 잇단 구설에도 오르내렸다. 지난해 미국 직영매장 및 본부 사무실의 임차료 체납 관련 소송이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실적하락과 부채급증 및 연이은 구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카페베네는 향후 내실을 다지고 본연의 커피사업에 주력하며 해외진출에도 여전히 힘쓸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 자료: 카페베네 ⓒ스카이데일리

카페베네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방향에 대한 설정이 이뤄지진 않고 계속 논의 중에 있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해외진출에도 계속 힘을 쏟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계획은 전혀 없다”며 “미국 소송문제 또한 언론에서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 사무실 퇴거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미국에서 지난해 기준 20여개의 매장이 오픈 돼 잘 운영되고 있음에도 과장된 소문으로 인해 현지 업장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저가 커피업체들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카페베네의 국내 실적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미지수다”며 “해외에서 매장이 가장 많은 중국과 미국의 상황이 좋지 않는 등 전사적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