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우롱하나”…18~28세 CJ여성커피 ‘말로만’
‘투썸’ 브랜드 이원화 유명무실 불만여론…“품목·메뉴·매장 구별 어려워요”
변효선기자(gytjs4787@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09-12 12:50:31
▲ CJ푸드빌의 커피브랜드들 간에 변별력을 지적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판매제품, 가격, 성격 등이 흡사해 결국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리고 다수의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로 인해 CJ푸드빌의 수장 정문목 대표의 경영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은 CJ제일제당. ⓒ스카이데일리
최근 CJ그룹 외식·프랜차이즈 계열사인 CJ푸드빌을 이끄는 정문목 대표의 경영 방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 브랜드들에 대한 변별력 확충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결국 급하게 사업 방식을 변경해 실수를 덮으려 하고 있다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
외식·프랜차이즈업계 및 CJ그룹 등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 2002년 20·30대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은 디저트카페 브랜드 투썸플레이스를 출시한 후 오랜 기간 국내 프렌차이즈커피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11년 18~28세의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커피 본연에 좀 더 치중한 메뉴를 앞세운 브랜드 투썸커피를 새롭게 론칭했다.
이에 관련업계 등에서는 투썸커피를 두고 고급 케이크와 원두 등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했지만 다소 비싸다는 평가가 많았던 기존 투썸플레이스의 단점을 보완할 대체 브랜드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주 소비층을 확대해 국내 커피프렌차이즈 시장에서의 영역을 넓혀 탄탄한 매출 기반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 달리 투썸커피에 대한 소비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비교적 냉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썸커피를 두고 CJ푸드빌의 또 다른 커피브랜드 투썸플레이스와의 변별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매장 특색은 물론 판매 제품의 가격이나 품목 등이 흡사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CJ푸드빌의 두 커피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비교해 본 결과, 제품명은 물론 가격까지 똑같은 제품들이 다수 존재했다. 버블밀크티, 에스프레소 마끼야또 더블, 스트로베리피치프라페, 유자레몬티 등 외에도 상당수 제품이 그랬다.
당초 CJ푸드빌이 두 브랜드 간 차이점이라고 강조한 디저트 역시 제품명과 가격이 같은 제품이 다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캐롯케이크, 페스토햄치즈파니니, 그릴드치킨시저샐러드, 쁘띠망고케이크, 블루베리치즈타르트 등이 있었다. 물론 이 외에도 제품명과 가격이 같은 제품이 다수 존재했다.
이런 가운데 CJ푸드빌 역시 두 브랜드 간 변별력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는 점이 특히 주목됐다. 투썸커피 매장에서 투썸플레이스 커피쿠폰(기프티콘 등)으로 같은 제품의 구매가 가능한 사실이 대표적이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브랜드 운영 주체가 같긴 하지만 타 브랜드 제품의 쿠폰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용인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두 브랜드의 차이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다름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 또한 “CJ푸드빌은 처음 투썸커피를 출시할 때만 해도 투썸플레이스 등의 차별성을 강조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브랜드는 별 다른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며 “결국 자사 브랜드 간에 변별력 확보에 실패한 셈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는 결국 지난 2013년부터 줄곧 CJ푸드빌의 수장을 맡아 온 정문목 대표의 경영 능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4년 넘게 들르면서도 투썸플레이스인지 투썸커피인지 헷갈려요…왜 만들었나”
▲ 소비자들 사이에선 투썸커피가 기존의 투썸플레이스와 차이점이 없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심지어 홍대인근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투썸커피 매장을 방문하고서도 투썸플레이스로 착각하고 있었다. 사진은 투썸플레이스 서초점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서울 시내 및 경기도 일대에 위치한 투썸플레이스, 투썸커피 등을 찾아 직접 소비자들의 반응과 의견을 들어 봤다. 취재 결과 당초의 여론대로 많은 소비자들은 두 브랜드 간에 차이점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아예 한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투썸플레이스 서초점을 이용하던 임서영(가명, 23)씨는 “투썸커피라는 브랜드가 있었냐”고 오히려 반문한 뒤 “이름만 다른 같은 브랜드로 인식된다”고 말했다.
기존 투썸커피 방문객들 중에서는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곳으로 착각하고 있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투썸커피 홍대테디점 방문객 박준영(27)씨는 “여기가 투썸플레이스인 줄 알았다”며 “기존의 투썸플레이스와 매장 분위기·메뉴 등 차이점이 없어 다른 곳인 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잠실 투썸플레이스점 이용객 김현정(26)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두 브랜드를 검색해 본 뒤 “가격이나 메뉴에서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함께 있던 이지선(가명, 23)씨도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마끼야또·밀크티 등 가격과 메뉴면에서 뚜렷한 변화를 찾기 힘들다”며 “왜 브랜드를 이원화했는지 모르겠다”고 맞장구쳤다.
취재 도중 투썸커피 매장을 투썸플레이스 매장으로 4년 간이나 착각해 온 시민도 만날 수 있었다. 홍익대학교에 재학중인 이내은(25)씨는 “4년 동안 홍익대학교를 다녔지만 정문 앞에 있는 카페가 투썸커피인 줄 처음 알았다”며 “그동안 투썸플레이스로 알고 있었고, 친구들과도 줄곧 그렇게 불렀는데 투썸커피라는 브랜드 자체를 오늘 처음 알게 됐다”고 놀라워했다.
“테스트 출시 후 CGV영화관 내 다수 입점…그룹총수 이재현 의지 작용했나” 분분
▲ 몇몇 소비자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그동안 투썸커피의 행보를 봤을 때 테스트라고 보기에는 적극적인 지원을 실시한 정황이 다수 존재하며, 그 마저도 신통치 않자 급하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기색이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투썸커피 청담CGV점 ⓒ스카이데일리
기존 브랜드와의 차이점이 없어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브랜드 투썸커피 출시 이유에 대해 CJ푸드빌 측은 “투썸커피 런칭 당시 시장 분위기는 디저트카페인 투썸플레이스보다는 커피중심의 카페베네 등이 급성장하고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려고 좀 더 커피에 집중한 투썸커피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다시 푸드 역량을 강화하는 분위기가 돌고 있어 국내에서는 디저트 카페인 투썸플레이스의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현재는 투썸플레이스가 국내 메인브랜드고 투썸커피는 해외 진출 모델로 최종 확정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몇몇 소비자시민단체 관계자들은 CJ푸드빌의 이 같은 해명에 대해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동안 투썸커피의 행보를 봤을 때 테스트라고 보기에는 적극적인 지원을 실시한 정황이 다수 존재하며, 그 마저도 신통치 않자 급하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기색이 보인다는 게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소비자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CJ푸드빌이 투썸커피를 테스트하려고 선보였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CJ푸드빌이 같은 그룹 계열사가 운영하는 CGV영화관에 투썸커피를 다수 입점시킨 게 그 증거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현재 투썸커피 전체 매장 중 약 70% 이상이 CGV영화관에 입점해 있는데, 이는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라도 투썸커피를 성공시키려 한 사실을 입증하는 결과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썸커피가 기존 투썸플레이스와의 변별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CJ푸드빌은 내부적 판단에 따라 투썸커피를 해외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투썸커피의 변별력 확보가 쉽지 않자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며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정문목 대표의 성과 부진을 덮기 위한 미봉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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