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영토 확장’ 과부하 걸렸다 | ||||||||||||
롯데, 올 상반기 계열사 간 대출 5600억…신용평가기관도 차입금 증가에 우려 | ||||||||||||
| ||||||||||||
신동빈 회장 취임 4년을 앞둔 롯데그룹이 부실 계열사 뒤처리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신 회장 경영 체제로 전환한 후 최대 업적으로 꼽히던 ‘몸집 키우기’가 냉혹한 현실에 부딪힌 것이다. 신 회장의 공격적인 M&A(인수·합병) 전략으로 롯데의 덩치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내실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신 회장은 2004년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본부장에 취임한 이후 무서운 기세로 ‘기업 사냥’에 나섰다.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롯데 2018 비전’ 역시 신 회장이 주도해 만들었다. 신 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롯데는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004년 기준으로 23조3000억원 규모이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82조원으로 세 배 이상 불어났다. 하지만 최근 롯데가 불어난 덩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단적인 것이 롯데그룹 계열사 간 차입금 규모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의 올해 상반기 계열사 간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0%나 급증했다.
신동빈 회장 외연확장 전략 적신호 기업 경영성과 사이트인 CEO스코어는 지난 11월27일 ‘49개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의 계열 회사로부터의 올 상반기 차입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계열사 간 자금 차입은 올 상반기 총 7건이었고 규모는 5628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차입금 1149억원에 비해 389.8% 증가한 것이다. 롯데그룹의 계열사 간 차입금 증가율은 조사 대상 49개 그룹 가운데 가장 높았다. 49개 그룹 전체의 계열사 간 차입금 증가율 18.7%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롯데그룹의 계열사 간 차입금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올해 초 호텔롯데가 롯데인천개발에 4600억원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롯데인천개발은 지난해 12월 인천시의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올해 초 롯데그룹 계열사로 신규 편입됐다. 롯데인천개발은 7000억원 규모의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호텔롯데로부터 지난 1월 900억원을 차입한 후 한달 뒤인 2월에 추가로 3700억원을 빌렸다. 노골적으로 계열사끼리 돈을 주고받은 흔적도 보인다. 호텔롯데·롯데캐피탈·호남석유화학 등 그룹의 자금줄인 계열사가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부실 계열사’에 긴급 수혈한 것이다. 가령 이비카드로부터 지난해와 올해 총 118억원을 빌린 충남스마트카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 총계가 -32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들어섰다. 롯데캐피탈로부터 돈을 빌린 현대정보기술·롯데브랑제리·롯데피에스넷 등도 모두 부분 자본 잠식 상태다. 지난 2012년과 올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린 11개 회사 가운데 5곳이 자본 잠식 상태다. 롯데그룹 측 관계자는 올해 그룹의 계열사 간 차입금이 부쩍 늘어난 데 대해 “롯데인천개발 때문에 롯데그룹이 유독 부각된 것”이라며 “롯데인천개발은 인천터미널 부지 개발 사업 때문에 단기적으로 자금이 필요했는데 호텔롯데로부터 빌린 돈은 모두 한 달 내에 상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계열사들도 기본적으로 금융권으로부터 차입을 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 곳들”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세는 자칫 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다른 기업들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그룹 자체가 부실해진 경우가 많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져 진땀을 뺐던 동부그룹과 두산그룹 또한 주력 계열사의 인수·합병에 따른 재무 부담이 위기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롯데그룹의 외연 확장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발표한 롯데그룹 분석 보고서에서 “롯데그룹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해외 진출, M&A 및 점포 확장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롯데쇼핑의 백화점 및 대형마트 사업 해외 출점, 롯데케미칼의 대규모 국내 설비 증설, 롯데하이마트 신규 매장 출점 등 계열사별 투자 확대뿐 아니라 잠실 롯데월드타워, 김해관광유통단지 등 대형 개발 사업 또한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이라 그룹 전반의 차입 부담 증가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기평은 “해외 투자 및 신규 업태 개발은 투자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단기간 내 투자 효율성 또한 미흡한 편”이라며 “최근의 실적에서 그룹 전반의 확대된 투자 활동은 외형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수익성은 정체된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신동빈 회장, ‘롯데 2018비전’ 의지 확고 롯데그룹 계열사 수도 꾸준히 늘어나 2007년 말 43개였던 게 지난해에는 79개로 5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올해 초 롯데미도파·롯데햄·케이피케미칼·롯데부여리조트·롯데제주리조트 등 일부 계열사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흡수 합병되면서 그 수가 다소 줄어 11월 말 기준으로 롯데그룹 계열사 수는 총 72개다. 그러나 ‘덩치 키우기’에 대한 신 회장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11월28일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유통·서비스 부문의 강한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가 잘하는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면 내수 활성화와 경기 회복을 롯데가 견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장을 위해 해외 신흥 시장 개척뿐만 아니라 인수·합병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롯데그룹 차원의 ‘롯데 2018비전’ 추진 방침도 그대로다. 그룹 관계자는 “인수·합병은 롯데그룹이 잘할 수 있는 분야, 가령 식품·유통 등에 국한해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하이마트 인수 건 같은 경우는 인수 후 시장의 평가가 꽤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유통이나 석유화학 수익이 감소했지만 그룹의 전체적인 상황은 유동성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며 “그룹 전체의 부채 비율이 60%대인데, 이 자체만으로도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때 월등히 우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
|
'업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리온 오너 주식가치 이화경 47%, 담철곤 41% '부부천하' (0) | 2014.05.02 |
---|---|
김상헌·김석수 형제 손에 8천억…성제개발이 '파이프라인' (0) | 2014.05.02 |
재벌가 딸들의 거침없는 진격 (0) | 2014.01.13 |
[스크랩] [단독] "삼화제분 일가, 뉴욕에 수백억대 부동산 숨겨뒀다" (0) | 2014.01.13 |
[스크랩] 부의 대물림인가 경영정상화 일환인가 (0) | 2014.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