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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성 MSG 논쟁 “이제 그만”

곡산 2010. 11. 15. 21:08

소모성 MSG 논쟁 “이제 그만”
국내 소비 안줄고 생산 감소로 수입만 증가
대체품 동물성 식재료 사용…식량안보 위협

일부 소비자단체가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는 ‘MSG 유해론’은 우리 국가 경제와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근거 없는 소모성 논쟁을 하루빨리 종식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FDA나 식품과학회(IFT), 유엔과학위원회 등 세계적인 전문가그룹과 우리 정부가 MSG(Monosodium Glutamate)를 “발효조미료로서 안전한 식품”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시민모임 등 몇몇 소비자단체들은 인체에 해로운 ‘화학조미료’라며 매년 10월 16일을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까지 정해 불매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MSG 불매운동은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가. 국내 생산량 감소에 따른 수입 증가를 부추겼고, 80년대 해외시장에서 일본보다 우위를 점하던 우리나라 MSG 생산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이사장 이철호)이 주최한 식량안보세미나에서 ‘MSG 불매운동이 국가 경제 및 식량안보에 미친 영향’에 대해 발표한 동 재단의 이장은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로 국내 MSG 생산량은 1980년 약 3만5000 톤에서 2006년 약 9만1000톤까지 증가해오다 최근 국내 생산 공장의 축소 및 해외 이전 등으로 2008년 1만6000톤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MSG 소비량은 국내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2002년 이후 현재까지 3만 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최근 소비되는 MSG의 상당량을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등의 수입에 의존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MSG 수입이 늘어난 것은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반증으로, 일부 소비자단체들이 10여 년 동안 목청을 돋우며 ‘사지도, 먹지도 말 것’을 주장해온 것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만 조장했을 뿐 실생활에서는 거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자칫 불매운동의 표적이 될 것을 염려한 식품기업들이 MSG를 배제한 제품 개발과 ‘MSG 무첨가’ 강조 표시를 이용한 안심마케팅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쇠고기추출물 가수분해단백질 각종 육수건조물 및 효모추출물 등 MSG를 대신하는 각종 천연조미료 및 대체 물질이 많은 동물성 식재료를 원료로 하는 탓에 향후 MSG 소비감소로 인한 동물성 식품의 소비 증가는 국가 식량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지적이다.

MSG 1g은 고기 200g과 맞먹는 맛으로, 쇠고기 1kg을 얻기 위해선 6~8kg의 곡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아니라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동물성 식품의 증가는 비만과 고지혈증, 암 등 성인병 유발인자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장은 박사는 “소비자는 전문가에 의한 MSG 안전성 평가에 대해 신뢰를 가져야 하며, 기업은 자칫 소비자에게 MSG가 유해한 것처럼 비쳐지는 MSG 관련 광고 및 표기를 금지하는 등 소비자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마케팅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식약청이 MSG 안전성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에게 불필요한 유해 논쟁을 마치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는 식량안보에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MSG 논쟁의 경과]
MSG(Monosodium-L-glutamate)는 글루탐산의 나트륨염으로 식품의 제조 가공 시 맛과 향을 증가시켜주는 식품첨가물이다. 1985년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에서 서울시내 150가구를 대상으로 MSG의 소비량을 조사했고, 1인당 1일 섭취량이 3.53g으로 터무니없이 높게 분석된 결과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일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불매운동과 수많은 MSG의 안전성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 후 학계와 정부에서는 MSG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홍보를 계속해왔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정서는 현재까지 20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MSG의 안전성에 관해 1987년 미국식품과학회(IFT)에서는 MSG를 소금 설탕과 같이 아무 제한 없이 사용토록 한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으며, FAO/WHO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에서는 MSG를 인체 안전기준인 ADI를 별도로 정하지 않은 NS(not specified) 품목으로 설정해 사용을 허용하고 있을 정도로 안전한 물질이다.
김현옥 기자 : hykim996@thinkfoo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