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웰빙

[대한민국 안전밥상 365 프로젝트]“티끌도 불허”… 반도체공장 수준 위생

곡산 2008. 8. 23. 07:19

[대한민국 안전밥상 365 프로젝트]“티끌도 불허”… 반도체공장 수준 위생안전 자랑
3.‘불량제로’ 도전 업체별 사례 ⑤ 롯데제과

“출입시 외부오염원 원천차단” 소독 등 6단계 관리

생산라인 가동중 2시간마다 미생물오염 꼼꼼 체크

19일 국내 최대 제과업체인 롯데제과의 영등포공장. 영등포공장으로 가는 길엔 달콤한 초콜릿 향으로 코끝이 신났다. 롯데제과는 양산, 평택, 대전 지역에도 과자를 생산하는 최첨단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생산 규모로 따진다면 영등포공장이 단연 으뜸이다.

‘스크류바’, ‘설레임’, ‘죠스바’, ‘자이리톨’, ‘가나초콜릿’ 등 제품 이름만 들으면 금세 알 수 있는 롯제제과의 대표 브랜드가 모두 이곳 영등포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일반인이 롯데제과 영등포공장을 들어가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아무리 저명인사라도 영등포공장 내부에 들어갈 땐 반드시 생산직 사원과 똑같이 위생복을 갖춰 입고 철저한 소독관리 과정을 거치는 등 무척 까다롭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가 영등포공장을 방문하자 공장 관계자는 흰 가운과 위생모, 위생망 등을 먼저 건넸다. 그러나 정작 눈이 휘둥그래진 것은 외부의 오염물질을 공장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복잡한 위생 과정이었다.

영등포공장은 청소기처럼 생긴 관으로 어깨와 가슴부위를 훑어내리는 머리카락 석션(suction, 흡입)과 장화 세척 및 소독, 에어 샤워룸 통과, 손세척 및 건조, 알코올 스프레이 손 세척 등 모두 6단계의 위생과정을 거쳐야만 생산현장에 들어설 수 있도록 완벽했다.

사실상 위생안전 설비가 최첨단 반도체공장의 수준을 넘어선다는 게 롯데제과 측 말이다. 때문에 외부 방문객들은 이 같은 위생.안전 과정을 거치는데 몇분씩 소요된다고 했다.

“영등포공장에선 안전한 과자를 생산하기 위해 모든 생산직 사원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이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친 뒤 생산현장에 투입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때마침 작업장으로 들어서는 여러 명의 생산직 사원들은 6단계의 위생과정을 능숙히 마친 뒤 현장으로 발길을 옮기는 광경이 목격됐다.

롯데제과의 생산현장은 이처럼 철저한 위생안전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또 국내 최고의 과자업체 명성에 걸맞게 지난 1999년 생산 공정의 위생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시스템을 도입했다.

“HACCP는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제조, 가공, 보존, 유통 등 전 과정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규명하고 이를 체계적,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과학적인 위생 관리 체계”라고 김성한 롯데제과 품질경영 실장은 설명했다.

여름 수품인 빙과류는 흔히 안전사고가 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만 방심해도 제품 자체에 미생물 오염 확률이 가장 높은 게 특징이란다. 김 실장은 “빙과는 고온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건과류보다 더 관리가 까다롭다”며 “그래서 안전관리를 더 철저하고 엄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롯데제과는 ‘스크류바’ 등 빙과류에 대해 원료를 혼합기에 투입할 때부터 고성능 자석 트랩을 통해 티끌 만한 이물질도 혼입되지 않도록 완벽히 걸러내고 있다. 배합한 뒤 액상의 원료도 다시 한 번 이물질을 잡아내는 2단계 검색 과정을 거치도록 해놨다.

롯데제과의 생산라인은 가동 중에도 2시간마다 샘플을 채취한 뒤 미생물오염과 맛, 이물질 여부 등을 꼼꼼히 검사하고 있다. 샘플 채취 검사 과정에서 오염원이 발견되면 즉각 생산라인을 세운 뒤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하고 철저한 원인분석에 들어가도록 시스템화했다.

이뿐이 아니다. 롯데제과는 완성된 제품도 반드시 미생물 검사를 거쳐야 하고 24시간 보관한 뒤엔 다시 한 번 안전성을 확인해야만 시판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물론 낱개 제품을 상자에 담아 출하할 때도 모든 제품이 금속검출기를 거치도록 조치했다.

영등포공장 2층에 위치한 빙과 보관창고엔 커다란 온도계의 수은주가 창고 밖에 위치하고 있다. 이 창고의 실내온도는 항시 영하 3도다. 창고의 온도가 올라가면 온도기 옆에 위치한 빨간 사이렌이 울리도록 장치했다. 빙과가 보관된 창고는 일정한 온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롯데제과는 향후 자사의 모든 공장은 물론 협렵업체의 생산라인에 대해서도 제품의 위생안전을 배가하기 위한 첨단설비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10년까지 8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롯데제과는 소비자불만자율관리프로그램(CCMS)도 일찌감치 도입한 제과업체로 유명하다. 소비자 불만을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해서 소비자 분쟁 문제와 관련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란다.

■특별취재팀:최남주 팀장.안현태.윤정현 기자(h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