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웰빙

[대한민국 안전밥상 365 프로젝트]‘균ㆍ담배ㆍ물기’3無공장…

곡산 2008. 8. 23. 07:16

[대한민국 안전밥상 365 프로젝트]‘균ㆍ담배ㆍ물기’3無공장… 안전불감증 원천 차단
3.‘ 불량제로’도전 업체별 사례

원유 입고ㆍ제품출하 생산라인 전공정 자동화 시스템

美‘A급 우유 품질기준’통과 전세계 미군에 납품 자격

천안시 목천읍 한적한 산을 등지고 자리잡은 남양유업 천안신공장 주변은 한적한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러나 정작 공장의 내부는 최첨단으로 무장하고 있다.‘균, 담배, 물기’가 없는 3무 공장, 남양유업의 천안신공장을 찾았다.

우선 정문을 지나 공장으로 올라가는 500m 정도의 길. 가로등처럼 생겼지만 화단 주변에 선 것은 다름 아닌 벌레퇴치기다.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 내부 뿐 아니라 공장 밖에서부터 벌레를 차단하겠다는 욕심이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려는 입구엔 ‘완전 금연 공장’이란 안내판이 보인다. 말 그대로 ‘완전 금연’이다. 이곳에선 공장 내부는 물론 실외인 공장 밖에서도 담배를 못 피운다. 덕분에 천안신공장에서 일하는 160명이 넘는 직원들은 모두 이곳 공장에서 일하면서부터 담배를 아예 끊어버렸다.

천안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맛있는 우유 GT’와 ‘프렌치카페’ ‘칼로리를 뺀 진짜 과즙 듬뿍 우유’ 등.

생산현장에 들어가기 위한 절차는 역시 복잡하다. 덧신에 위생모를 쓰고, 마스크를 쓴 다음 가운을 입는다. 에어샤워룸에 들어가기 전에 비누거품으로 손을 씻고 알코올로 다시 한번 세척한다. 시차를 두고 열리는 이중문이 바깥의 공기를 차단한다. 그런데 현장으로 들어가는 길 위쪽 불빛은 특이하게 노란빛 형광등이다. 이종찬 생산팀장은 “노란색 등은 벌레들이 감지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천안공장은 이물질 차단을 위해 세심한 것까지 신경썼을 뿐만 아니라 원유의 입고부터 제품출하에 이르기까지 생산라인의 전공정이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먼저 저장탱크에서 살균작업을 거친 우유는 세밀한 필터기 뿐 아니라 철분 흡착기 등을 거듭 거쳐 포장실로 옮겨진다. 포장실에서 포장지는 포장지 대로 자외선 살균을 거치고 과산화수소 소독 과정까지 거친다. 생산시설 설비는 모두 CCR(중앙컴퓨터통제실)에서 제어한다. 이를 통해 온도와 습도, 발효 공조의 미생물 정도 등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설정된 기준치를 이탈하면 바로 경보장치가 울려 알려준다.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통해서도 공정 과정에서 만약의 사고가 일어났을 경우에도 대비한다.

포장실 한켠에선 유통기한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았거나 용량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제품은 자동으로 검색돼 튕겨져 나온다. 이상이 없는 완성품은 상자에 10단으로 담겨 저온창고로 자동 운반된다. 저온창고는 날씨와 관계없이 항상 5도 이하로 유지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유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지만 생산현장 바닥에 물기가 거의 없다는 것. 김영환 품질보증팀장은 “미생물의 가장 큰 적이 바닥의 물”이라며 “새벽에 작업이 끝나면 매일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COP(clean on place)작업으로 바닥을 늘 뽀송뽀송하게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타일 자체가 방균, 방습 기능이 있는 독일제 타일을 특별히 들여왔다.

이같은 철저한 품질관리로 천안신공장은 2003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주관하는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의 지정을 받았고, 같은 해 미국 보건부의 ‘A급우유 품질기준(PMO)’을 통과해 전세계 미군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이미 유전자변형식품(GMO) 성분을 자체 검사하기 위한 GMO 관리 시스템도 도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유아 이유식에서 검출된 바 있는 GMO 성분 또한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GMO 분석이 가능한 국가공인 연구기관을 갖추고 철저히 사전검사를 해 GMO 불검출일 때만 제품을 출고하는 3중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사카자키균에 대한 차단기술도 자체 개발했고, 4개월 간의 공장 리노베이션을 통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첨단 무균생산시스템을 갖췄다.

층을 옮겨 작업의 시작 지점인 원유검사실을 찾았다. 검사실 창밖으론 원유탱크 트럭들이 줄을 서서 샘플 검사 결과를 기다린다. 검사실에서는 유분 검사기, 체세포 검사기, 항생물질 검사기 등을 거쳐 11개 항목을 체크한다. 모든 과정이 끝나 이상없음이란 결과가 나오면 그제서야 오케이 사인이 나고 원유가 공장의 탱크로 옮겨진다.

시설들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생산현장 옆 게시판엔 ‘최고 경영자 메시지’가 붙어있다. CEO가 강조하는 것 역시 제일 첫번째가 ‘품질 관리’다. 그리고 두번째는 ‘전직원이 클레임사원화’, 세번째가 ‘일할 땐 집중’이다.

공장까지 와서 눈 앞에서 쉴 새 없이 찍혀 나오는 우유를 맛보지 않을 수 없다.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으니 맛에 믿음이 더해진다. 유통기한이 있긴 하지만 공장에서 갓 나온 우유만 할까.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맛, 이것이 뽀얗게 다듬어진 우유의 참맛이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