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 내느니 차라리 점심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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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과장은 "회사 근처 식당에서 먹는 밥값은 1인분에 4500원인데 식사 후 으레 먹는 것으로 돼 있는 커피값은 한 잔에 5000원씩 하니 차라리 밥값을 내는 게 낫다"고 귀띔했다.
김 과장처럼 커피보다 차라리 밥값을 내겠다는 사람이 늘 만큼 요새 비싼 커피값이 화제다. 스타벅스에서는 카푸치노 한 잔(그랑데 사이즈 473㎖)을 4300원, 캐러멜 마키아토는 5300원, 화이트초콜릿 모카는 5800원에 판다. 친구 넷이 가서 캐러멜 마키아토 2잔과 화이트초콜릿 모카 2잔을 마시면 총 2만2200원이 든다. 아메리카노(473㎖)처럼 3300원 하는 상품도 있지만 종류는 많지 않다.
커피빈에서는 캐러멜 라테와 화이트초콜릿 드림라테 한 잔(레귤러 사이즈 473㎖)에 5400원이다. 투섬플레이스와 파스쿠치에서도 웬만한 커피 한 잔 가격이 4000~5000원대다.
국내 커피값은 외국과 비교해도 비싸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되는 아메리카노는 뉴욕ㆍ도쿄보다 20% 이상 높다.
커피원두와 컵 등 원ㆍ부자재만 놓고 보면 가격이 높을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롯데리아나 맥도날드에서는 커피 한 잔을 2000원 안팎에 판매한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A사 관계자는 "남미산 최고급 원두를 수입해 커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며 "커피 한 잔 가격이 2000원 수준인데 임대료 임금 등을 제외한 커피원두, 종이컵 등 원ㆍ부자재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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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두커피 시장 규모는 연 3000억원 선. 이는 일본 대비 3분의 1, 미국의 7분의 1 수준이다. 하루에 한국에서 한 잔이 팔리면 미국에서는 7잔이 팔린다는 의미다. 이익률을 맞추기 위해 커피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도 가격 인상 요인이다. 주요 커피전문점들은 매출액 중 약 5%를 본사에 로열티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장이 넓은 데 반해 임대료가 만만치 않다는 점도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부동산서비스업체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에 따르면 강남지역 오피스 ㎡당 월평균 임대료는 541유로. 우리 돈으로 78만원이다. 이는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20위권 순위로 도쿄 1536유로(221만원), 뉴욕 773유로(105만원)와 비교하면 낮다.
하지만 테이크아웃 중심인 외국과 달리 한국은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는 문화를 갖고 있다. 매장은 작게는 100㎡, 크게는 300㎡ 규모다. 15㎡ 남짓인 외국 매장과 비교해 10~20배 규모 매장을 유지하려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지난해 매출 1344억원에 160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이익률은 10%가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업체와 달리 스타벅스는 전점이 직영점이므로 기업 운영에 따른 임금, 임대료, 마케팅 비용 등이 커피값에 포함됐다. 넓은 매장을 운영하는 데 따른 운영비가 외국 매장과 비교해 월등히 많이 들기 때문에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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