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기업들 사이에 기업의 미래를 이끌신(新)성장동력 찾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기존의 사업을 버리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기업들도 많아지고 있다.
◈ 기업의 화두 '신성장동력'
FTA 등 기업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면서 기업은 과거보다 더 험난한 경쟁의 시대에 내몰려있다. 성장 없이는 퇴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에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다 보니 최근 기업들 사이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도 거세다.
국내 1위 삼성이 지난해 10월 '신수종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린 뒤 그룹 역량의 60%를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시키겠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추세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 M&A 통해 새로운 사업 기반 확보
최근 M&A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는 기업들이 많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2004년 한국복합물류를 인수하며 물류 사업에 본격 진출한 뒤 최근에는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성공해 입지를 강화했다. 해외 리조트도 잇따라 인수해 레저부문의 덩치도 키우고 있다.
STX그룹의 경우도 쌍용중공업과 범양상선 등 조선, 기계, 해운관련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해 기간산업 그룹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제과와 레미콘 사업으로 시작한 유진그룹의 경우도 최근 서울증권과 하이대형할인점, 로젠택배 등을 인수하는 등 금융·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출판사로 시작한 웅진그룹은 최근 극동건설과 새한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친환경 소재부문으로 사업의 지평을 넓혔다.
프라임그룹도 잦은 M&A로 부동산개발 회사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은 미국의 타이어 소재 생산업체를 인수하면서 이 분에에 힘을 쏟고 있다.
◈ 신성장동력 맞춰 주력 업종 변경
두산그룹은 몇 년 전까지만 식품기업이었지만 한국중공업 등을 인수해 이제는 중공업기업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두산그룹은 현재 그룹과 각 계열사별로 M&A팀을 가동하며 또 다른 반전을 모색 중이다.
효성그룹에게도 섬유기업이라는 말은 어느새 옛말이 됐다. 중공업 분야인 초고압변압기, 차단기, 펌프 등에서 국내 1위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효성그룹 이정원 부장은 "앞으로는 전력·친환경에너지 부문에서 그룹의 미래를 개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시 섬유업체로 인식돼 온 코오롱의 변화도 눈부시다. 코오롱은 상·하수도나 해수담수화, 생수 제조 등을 포괄하는 '물산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지난해 밝혔다.
세계 물산업은 1000조원 규모로 파악되는 등 예상외로 큰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이 물산업을 바탕으로 폐기물관리, 신재생에너지 등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환경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패션업체인 제일모직의 변화도 극적이다. 의류회사로 잘 알려진 이 기업은 화학과 첨단 전자재료 부문으로 사업의 중심축을 이동시켰다.
'삼양설탕'으로 널리 알려진 삼양사의 경우 최근 화학과 의약, 정보전자 소재 등으로 영역을 전환 중이다.
◈ 식품업계, 다양한 실험
혁신을 통한 변화는 모든 기업들이 기치로 내걸고 있는데, 먹거리를 생산하는 기업들 사이에도 실험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변화가 특히 많다.
오리온의 경우 설탕을 덜 쓰고 밀과 콩을 통째로 사용한 차세대 가공식품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또 웰빙추세에 맞춰 가공식품이라는 이미지를 덜어내기 위한 '生식품' 개발전도 뜨겁다.
CJ제일제당은 2005년 인공성분을 뺀 생두부를 만들어 두부시장의 판도를 바꿔놨다.
생면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풀무원, CJ제일제당, 오뚜기에 이어 최근에는 대상까지 가담했다. 생면시장에는 생라면, 생우동, 생냉면, 생파스타 등 무려 360가지 제품이 나와 있다.
기능성 제품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음료 시장에서는 옥수수 수염차나 상황버섯차, 산삼배양근, 황후의 복분자 같은 신제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우유업체의 실험도 파격적이다. 일반 흰 우유에 콩 같은 곡물이나 과즙을 넣어 만든 제품부터 지방은 줄이고 식이섬유를 첨가한 다이어트 우유를 내놓는가 하면 식사대용 두유, 두뇌강화용 우유 등까지 선보이고 있다.
◈ 업종간 영역 파괴 현상 심화
식품업계의 신성장동력 발굴은 사업다각화 작업을 동반하고 있다.
동원F&B의 경우 홍삼 전문점을 개장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매일유업은 유기농 식품 전문의 레스토랑 사업을 벌이고 있다.
역시 유제품 업체인 남양유업도 우유대신 음료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제약사인 광동제약의 경우는 차음료 시장에 뛰어들어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밖에 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이용한 '헬스케어' 사업 같은 새 아이템을 구상 중이다.
웅진식품도 고령화 추세에 맞춰 실버산업 진출을 모색중이다.
앞으로 기업 활동에 더 많은 동기와 동력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새정부가 본격 출범하게 되면 국내 기업의 변화는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아이디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프티콘' 휴대전화로 선물 주고받는 시대 (0) | 2008.01.12 |
---|---|
일본서 발상전환 `골판지 만두` 불티 (0) | 2008.01.03 |
우유팩·과자 상자 … 생활쓰레기 그냥 버린다? (0) | 2008.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