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승인 2026.08.11 19:12
내부 전용 AI 에이전트 ‘COPAI’로 문서 작성·프로그래밍·데이터 분석 수행
현업용 프롬프트·스킬·MCP 직접 개발해 전 직원 공유 자산으로 축적
한국식품연구원이 인공지능을 단순한 업무 보조도구가 아니라 연구와 행정의 기본 환경으로 활용하는 ‘AI-Native 연구기관’으로의 전환에 나섰다.
연구원 내부에 구축한 전용 AI 에이전트를 기반으로 현업 과제를 해결할 선도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이 개발한 AI 도구와 적용 사례를 전 직원이 공유·재사용할 수 있도록 해 조직 전체의 인공지능 전환을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백현동, 이하 식품연)은 연구와 행정 업무의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을 가속화하기 위해 11일 ‘AI 선도 인력(COPAIN) 1기’ 발대식을 열고, 교육생들의 AI 활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맞춤형 양성 과정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은 식품연이 추진하는 ‘DX·AX 가속화 및 경쟁 우위 확보 전략’의 핵심 실행 과제로 마련됐다. 직원들이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연구 및 행정 업무에서 개선이 필요한 과제를 스스로 찾아 AI 기반의 해결 방안을 개발한 뒤 이를 조직 전체로 확산하는 ‘AI-Native 역량 내재화’가 목표다.

AI-Native는 인공지능을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부가적인 도구가 아니라 업무와 연구의 기획, 수행, 분석, 결과물 작성에 이르는 전 과정의 기본 환경으로 활용하는 개념이다.
3년간 AI 선도 인력 30명 육성…본부별 퍼실리테이터 지정
식품연은 앞으로 3년간 총 30명의 AI 선도 인력을 단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각 본부에는 ‘AI 퍼실리테이터’를 지정해 부서와 직무에 따른 AI 활용 격차를 줄이고, 선도 인력이 만든 도구와 적용 사례가 후발 인력의 역량 향상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AX 생태계를 조성한다.
‘COPAIN(코파인)’은 식품연 전용 AI 협업 플랫폼인 ‘COPAI’와 사람을 뜻하는 한자 ‘인(人)’을 결합한 명칭이다. 자신의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AI 활용 역량을 동시에 갖추고 조직의 인공지능 전환을 이끄는 핵심 인력을 의미한다.
이번 1기 과정에는 연구부서와 행정부서에서 선발한 총 10명이 참여한다. 교육생들은 최신 AI 기술 동향과 국내외 활용 사례를 학습하고, 전문가의 밀착형 집단교육과 현업 중심의 AI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도구를 직접 개발하게 된다.
식품연은 이들이 각 부서에서 AI 활용을 촉진하는 연결점 역할을 맡아, 현장에서 발굴한 수요를 구체적인 도구로 만들고 다른 직원들의 활용을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다.
내부 전용 AI 에이전트 ‘COPAI’에서 현업 과제 수행
COPAIN 양성 과정의 교육과 실습에는 식품연이 앞서 구축한 내부 전용 AI 에이전트 기반 통합 업무 환경인 ‘COPAI’가 활용된다.
COPAI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도구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일반적인 생성형 AI 기능을 넘어, 사용자가 제시한 업무 목표를 분석해 수행 절차를 계획하고 필요한 자료와 도구를 연계한 뒤 문서 작성, 프로그래밍, 데이터 분석 등의 과업을 단계적으로 처리해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구자가 데이터 분석이나 자료 정리를 요청하면 COPAI가 업무 목표에 필요한 절차를 구성하고, 관련 자료와 분석 도구를 연결해 과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행정 분야에서도 문서 초안 작성이나 반복 업무 자동화, 내부 자료 검색과 정리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연구와 행정 전반의 업무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COPAIN 교육생들은 이 환경에서 자신이 담당하는 실제 현업 과제를 수행하면서 업무에 적용할 프롬프트와 스킬, MCP 기반 도구 등을 직접 개발한다.
프롬프트는 생성형 AI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입력하는 질문이나 명령이며, 스킬은 AI가 특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과 절차를 정의한 작업 모듈이다.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생성형 AI가 다양한 업무 시스템 및 데이터와 연계해 정보를 주고받도록 지원하는 개방형 표준을 의미한다.
오픈소스 LLM 내부에서 운영…업무자료 외부 전송 위험 줄여
식품연은 오픈소스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을 연구원 내부의 독립된 환경에서 제공함으로써 연구·행정 자료를 외부 AI 서비스로 전송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험을 낮췄다.
연구기관이 생성형 AI를 업무에 적용하려면 연구 데이터와 내부 문서의 기밀성, 개인정보 보호, 자료의 외부 유출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식품연은 내부 전용 환경에서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운영해 민감한 연구·행정 데이터를 보다 안전하게 활용하면서도, 직원들이 실제 업무에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생성형 AI 활용을 개인 직원의 선택이나 외부 서비스 의존에 맡기지 않고, 기관 차원에서 보안성과 활용성을 갖춘 공통 업무 환경으로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개발한 AI 도구 ‘COPAION’에 등록…조직의 지식자산으로 축적
COPAIN 1기 교육생들은 단순히 교육을 이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자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수 있는 프롬프트와 스킬, MCP 기반 도구를 직접 개발해야 한다.
개발된 도구는 식품연 AI 포털인 ‘COPAION’에 등록돼 전 직원이 공유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지식자산으로 축적된다. 한 부서에서 개발한 AI 도구가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다른 부서에도 확산되면 반복적인 개발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조직 전체의 업무 혁신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선도 인력이 현장에서 새로운 AI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도구화하면, 다른 직원들이 해당 도구를 사용해 업무 경험을 쌓고 다시 새로운 개선 과제를 제안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식품연은 교육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과 창출을 독려하기 위해 우수 성과자를 원장상 후보로 추천하고, 내부 AI 고성능 모델을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전문 멘토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식품연 안기택 박사는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연구·행정 인프라”라며 “이번 COPAIN 육성을 통해 현업 중심의 AI 적용 사례를 빠르게 축적함으로써 연구원이 세계적인 수준의 AI-Native 연구기관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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