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관세법으로 이미 처벌받았는데, 수입식품법으로 또 처벌될까-김미연 변호사의 식품 판례 프리즘(6)

곡산 2026. 8. 10. 12:47

관세법으로 이미 처벌받았는데, 수입식품법으로 또 처벌될까-김미연 변호사의 식품 판례 프리즘(6)

  •  김미연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  승인 2026.08.10 07:45

관세법 위반 유죄 판결…상상적 경합 들어 면소 주장
법원 “수입식품법상 입법 취지·구성 요건 달라…유죄”
수입식품법은 품목 관리 통해 안전한 식품 환경 조성
세관 특사경 ‘통관’ 측면 기소…추후 식품 법규 위반 기소
규범·수사 기관 상이 2번 처벌…양기관 수사 공조는 필요

해외 다단계로 들어온 ‘사슴 태반 줄기세포’ 식품

김미연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이 사건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다단계 판매회사 G의 회원들이 사슴 태반 줄기세포를 원료로 제조한 캡슐 형태의 식품 H를 국내에 반입하여 판매한 사안이다.

피고인 A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영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2019. 7.경~2019. 11.경 H 1,343개를 판매 목적으로 수입하고, 2019. 9.경~2023. 7.경 H 391개를 대금 합계 2억 543만 원을 받고 판매하였다.

피고인 E도 영업 등록 없이 2019. 5.경~2019. 9.경 H 528개를 판매 목적으로 수입하였고, 피고인 F는 2019. 5.경~2021. 12.경 수입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수입한 H 702개를 대금 합계 3억 6,037만 원에 판매하였다. 나머지 피고인 B·C·D는 하위 판매자로서 수입신고 없이 수입된 H를 판매하고, H에 대하여 광고를 하였다.

공소사실은 세 갈래로 구성되었다. ① 영업 등록 없이 수입식품 등을 판매 목적으로 수입한 점(수입식품법 제15조 제1항 위반), ② 수입이 금지되었거나 수입신고를 하지 않은 식품을 판매한 점(식품위생법 제4조 제6호 위반), ③ 항염작용, 손상된 세포 치료, 당뇨 예방, 폐암·대상포진 예방 및 치료 등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한 점(식품표시광고법 제8조 제1항 제1호 위반)이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과 추징 2억 543만 원을, 피고인 F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추징 2,882만 9,600원을, 피고인 E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하고, 하위 판매자인 피고인 B·C·D에게는 벌금형을 선고하였다(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5. 12. 24. 선고 2025고단46 판결).

‘이미 관세법 위반으로 처벌받았다’는 면소 주장

피고인 E는 동일한 반입행위로 2024. 4. 18. 대전지방법원에서 관세법위반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으므로, 그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수입식품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면소 판결이 선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두 사건의 시기와 수법, 수입 대상 물품이 대체로 동일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실체적 경합 관계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관세법상 세관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물품을 수입한 자를 처벌하는 취지는 수입 물품에 대한 적정한 통관절차의 이행을 확보하는 데 있는 반면, 수입식품법상 영업 등록을 하지 않은 자를 처벌하는 취지는 수입식품 증가에 따라 수입 품목에 대한 관리를 통하여 안전한 식품이 수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결국 양자는 보호법익과 입법 취지가 전혀 다르고 구성요건적 행위태양도 다르므로 법률상 1개의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상상적 경합이 아니라 실체적 경합으로 봄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인 E의 수입식품법위반죄에 대하여 면소가 아니라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 다만 양형에서 이미 확정된 관세법위반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였다.

같은 물품, 두 번의 수사 - 특별사법경찰 직무 범위의 경계

이 사건에서 눈에 띄는 것은, 2022년 관세법 위반으로 기소될 당시에는 식품 법규 위반이 함께 다루어지지 않았다가 2024년경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의 수사를 거쳐 2025년에 이르러 별도로 기소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특별사법경찰(이하 ‘특사경’)의 직무 범위가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사법경찰직무법)에 열거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데서 비롯된 구조적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세관공무원인 특사경의 직무 범위는 관세법 위반 사범, 대외무역법 위반 사범, 통관과 관련된 지식재산권 침해 사범,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범 일부와 함께, 수입 물품에 관한 식품위생법 제4조부터 제7조까지 등과 수입식품법 제20조(수입신고) 위반으로 정해져 있다. 요컨대 ‘통관’ 국면이 중심이다.

반면 국내에서 영업 등록 없이 수입·판매업을 영위한 부분(수입식품법 제15조)이나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사범은 세관 특사경의 수사담당이 아니다.

이 부분은 식품 단속 사무에 종사하는 공무원, 즉 식약처와 그 소속기관의 특사경(위해사범중앙조사단 등)의 직무 범위에 속한다.

통관 단계에서 세관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행위는 세관이, 수입식품법상의 무등록 영업, 수입신고 없이 수입된 식품의 판매, 부당광고 행위는 식약처가, 각각 다른 법률에 근거하여 다른 시점에 들여다보게 된 이유이다.

규제의 다층성, 영업자가 읽어야 할 지점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사업으로 두 번 수사받고 두 번 처벌받은 셈이다. 법원은 두 죄를 실체적 경합으로 정리하고 양형에서 형평을 조정하였으나, 동일한 사실관계가 시차를 두고 분리 수사되는 상황은 방어권 행사와 형사 절차의 예측 가능성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식품 수입과 관련된 범죄의 경우 관세청과 식약처 사이의 수사 공조를 제도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H의 밀수입은 2020년 초에 처음 적발되어 관세법 위반으로 통고처분을 받고 식약처는 통관 차단, 판매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였는데, 2021년 재차 적발되었을 때에는 세관 특사경이 관세법 위반으로 수사하였고, 2024년 식약처 특사경이 별도로 수입식품법 위반 등으로 수사를 개시하였다.

영업자 관점에서의 시사점은 분명하다.

관세 신고와 수입식품법상 영업 등록·수입신고, 식품표시·광고 규제는 서로 별개의 규범이고, 각각을 담당하는 수사기관도 다르다. 통관 문제를 정리하였다고 하여 식품 규제 측면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식품 법규 위반으로 이미 처벌받았다고 하더라도 관세법 위반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따라서 식품을 수입하는 영업자들은 두 법률 모두 숙지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