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라면 끓이고 K화장품 산다…CU 하와이 1호점 가보니
‘라면 라이브러리’서 끓여 먹는 한강라면에 ‘원더풀’
MZ 저격한 ‘K컬처 놀이터’…日평균 1000명 문전성시

[오아후(하와이)=이연춘 기자] 지난 10일(현지시간) 찾은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시의 최대 중심상업지구(CBD) 다운타운 비숍 스트리트(Bishop Street). 현지 주요 은행과 로펌, 정부 기관이 밀집해 ‘하와이의 월스트리트’라 불리는 이곳 빌딩 숲 한복판에 낯익은 보라색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BGF리테일이 업계 최초로 미국 하와이에 깃발을 꽂은 ‘CU 다운타운점’이다.
점심시간인 오전 11시 30분이 지나자 셔츠 차림의 현지 금융맨들과 직장인들이 매장 안으로 삼삼오오 들어오며 순식간에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해 11월 오픈 초기 하루 객수 20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금도 일일 평균 1000여 명의 현지 직장인과 관광객이 꾸준히 찾고 있다.
안에 들어서자 국내 매장과 거의 유사한 상품 구성과 진열을 유지하며 떡볶이와 닭강정, 소떡소떡 등 K분식부터 도시락과 김밥, 삼각김밥 등 K간편식까지 다양한 상품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단순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한국형 편의점 모델과 소비문화까지 함께 전파하며 K푸드 세계화의 한축을 맡고 있다.

매장 한편에서 풍기는 고소하고 매콤한 냄새를 따라가자 CU의 상징과도 같은 ‘라면 라이브러리(Ramyun Library)’가 펼쳐졌다. 형형색색의 한국 봉지라면 수십 종류가 도서관 서가처럼 정갈하게 진열된 모습은 그 자체로 현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시각적 볼거리였다.
현지인들은 익숙한 듯 라면을 골라 즉석조리기로 향했다. 이른바 ‘한강라면’ 시스템이다. 전용 용기에 면과 스프를 넣고 버튼을 누르자 기계에서 온수가 나오고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4~5달러 선에서 따뜻한 국물 요리를 즉석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에 현지인들은 찬사를 보냈다.
K라면을 즐기던 고객 로페즈(Lopez) 씨는 "일주일에 한 두번은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한다"며 "김밥 한 줄에 즉석 라면을 곁들이면 10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완벽하고 든든한 한국식 식사를 할 수 있어 직장인들의 아지트가 됐다"고 전했다.

매장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품목은 단연 한국 편의점의 넘버원 상품인 ‘컵얼음’이다. 사계절 내내 더운 하와이 기후 특성을 맞춘 현지 소비자의 숨은 니즈가 그대로 적중했다. 현재 컵얼음은 하루 최대 약 1000개가 판매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성비 K푸드의 인기도 뜨겁다. 한국 길거리 음식인 소떡소떡(2위)과 치킨꼬치(5위), 감자핫도그(8위) 등의 즉석조리 식품과 한국인들의 소울푸드인 소불고기 김밥(3위), 참치마요 삼각김밥(9위)이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현지인들의 든든한 점심 식사 대용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지 대학생인 제이든(Jayden) 씨는 “소셜미디어(SNS)에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얼음컵에 파우치 음료를 부어 마시는 모습을 보고 꼭 한번 따라 해보고 싶었다”며 “요즘처럼 더운 하와이 날씨에 시원한 복숭아 아이스티와 매콤달콤한 소떡소떡 조합은 매일 생각나는 중독성 있는 맛”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와이 CU 1호점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유통 매장을 넘어, K-컬처를 온몸으로 즐기는 복합 문화 공간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매장 안쪽에 위치한 ‘즉석 사진 키오스크(포토부스)’이다. 한국 젊은 층 사이에서 필수 놀이문화로 정착한 즉석 사진 인화 서비스를 그대로 들여왔다. 고객들의 매장 체류 시간을 늘리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마스크팩, 선블록 등 해외 인지도가 높은 한국 스킨케어·메이크업 제품 40여 종을 모아놓은 ‘K뷰티 특화존’까지 마련되어 있어 현지 여성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이 같은 하와이 1호점의 성공적 안착을 발판 삼아, 축적된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먹거리 경쟁력을 한층 고도화하고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는 미주 진출을 통해 한국 편의점 산업의 글로벌 파워를 증명하고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K트렌드 플랫폼으로서 위상을 높여 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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