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도 언급한 ‘몽탄 신도시’… 몽골 전역 파고든 K-유통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몽골을 국빈 방문해 “광활한 초원을 삶의 무대로 삼아 새 길을 찾아 나서는 몽골의 유목 정신과 한국 특유의 개척정신은 서로를 이해하는 큰 연결고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처럼 실제 몽골은 한국과 꼭 닮은 모습이다. 몽골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마치 한국에 있는 것 같다”는 후기가 나올 정도로, ‘몽탄신도시(몽골과 동탄의 합성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는 평가다.
● 골목상권 꽉 잡은 K-편의점… 대형마트도 영토 확장 가속화
국내 유통 기업들은 일찌감치 현지에 진출해 유통망을 구축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달 몽골에 600호점인 ‘호탁운드르솜점’을 열었다. CU는 현지 맞춤형 운영 전략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인 편의점 GS25의 추격세도 매섭다. 2021년 5월 몽골 재계 2위 숀콜라이그룹과 손잡고 진출한 GS25는 3년 만에 점포 수를 300개 가까이로 늘렸다. 시장 점유율은 40%를 넘어섰다. 떡볶이, 치킨 등 K-푸드를 현지화하고, 편의점을 식당과 카페, 쉼터가 결합된 다목적 인프라로 조성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형 유통 채널도 몽골 전역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16년 몽골에 1호점을 낸 이마트는 현재 점포 6개를 운영 중이다. 주말 하루 평균 방문객이 약 3만 명에 달하며 현지 대표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몽골 노브랜드 상품 매출은 100억 원을 넘었고, 올해는 120억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시장 정체로 돌파구를 찾는 식품업계도 몽골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이달 13일 몽골 서북부 거점 도시인 울란곰에 241㎡(약 73평) 규모의 신규 매장을 열었다. 한국 브랜드의 울란곰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픈 당일에는 약 600명 이상의 고객이 매장을 찾았다.
뚜레쥬르는 2016년 몽골 현지 기업인 ‘아티산 LLC’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협약을 맺으며 국내 베이커리 브랜드 최초로 몽골에 진출했다. 이달 기준 울란바토르 24개, 다르항 1개, 울란곰 1개 등 2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수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 거점 도시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도심에 몰린 젊은 인구, 원스톱 쇼핑 선호… 높은 한국 호감도도 한몫
유통기업들이 몽골에 뿌리내린 배경에는 현지의 독특한 인구 구조와 환경이 있다. 몽골은 인구 절반에 달하는 약 170만 명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밀집한 도심 집중형 시장이다. 긴 겨울 탓에 한 곳에서 여러 니즈를 충족하는 원스톱 쇼핑 수요도 높다.
인구의 60% 이상이 34세 이하로, 글로벌 문화와 트렌드 수용도가 높은 것도 한몫했다. 도심에 밀집한 젊은 세대가 소비 패턴과 트렌드 형성을 주도하며 외국계 브랜드가 빠르게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원칙적으로 타결하면서 소비재 기업들의 몽골 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협정이 발효되면 화장품은 즉시, 라면과 조미김은 5년 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K-뷰티의 진출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몽골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지난해 기준 4493만 달러(약 671억 원)로 전년보다 21.6%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K-뷰티의 강세는 브랜드 인지도,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 빠른 트렌드 반영, 스킨케어 경쟁력, SNS 기반 마케팅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몽골의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이 프리미엄이면서도 접근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관세 철폐를 계기로 K-뷰티 확장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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