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초가공식품에 대한 소송과 비 초가공식품 인증제도-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176)
- Jay Lee
- 승인 2026.07.14 07:42
AB 2244 ‘초가공식품 인증 법안’ 준비…하원 통과
아닐 땐 Non-UPF…유통업체 ‘골든 존’ 진열해야
소비자, 초가공식품 제조사에 10억 불 손해배상 소송
복합 성분 첨가제 많은 한국 식품 발 빠른 대응 필요

"부모들이 아이에게 무엇을 먹이는지 이해하기 위해 화학 박사학위까지 딸 필요는 없다."
최근 미국 식품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제시 가브리엘(Jesse Gabriel)이 던진 일침이다. 캘리포니아주 하원을 74 대 0이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하고 현재 상원 심사를 거치고 있는 ‘AB 2244(초가공식품 인증 표준 법안)’의 핵심을 관통하는 대목이다.
현재 미국 식품 시장은 거대한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정부가 공인하는 '비(非)초가공식품(Non-UPF)' 인증 마크 도입이 코앞으로 다가온 한편, 법원에서는 대형 식품 기업들을 상대로 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집단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시장을 무대로 삼는 글로벌 식품 기업, 특히 K-푸드 수출 기업들이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 규제와 사법 리스크의 양동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 UPF)’은 식품의 보존성, 맛,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감미료, 착색료, 유화제 등의 식품 첨가물을 넣고 산업적으로 재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미국인 성인 식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보편화되어 있지만, 최근 암,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와의 연관성이 잇따라 증명되며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제품 뒷면의 복잡한 원재료명을 보고 이것이 UPF인지 아닌지 구별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었다.
AB 2244 법안은 이 혼란을 단칼에 정리하겠다는 의도다. 마치 우리가 잘 아는 유기농 인증인 ‘USDA Organic’처럼, 캘리포니아 보건부(CDPH)의 감독 아래 독립적인 인증 기관을 두고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Non-Ultraprocessed Certified’라는 주 정부 공인 인장을 찍어주겠다는 것이다. 포장 전면에 붙을 이 심플한 마크 하나가 복잡한 화학 용어 가득한 성분표를 대체하게 된다.
더욱이 이 법안은 대형 유통업체(리테일러)에 부과되는 '의무 진열 및 가시성 확보' 조항까지 담고 있다. 연 매출 1000만 달러 이상의 대형마트는 이 인증을 받은 제품들을 매대 전면, 계산대 주변 등 소비자의 눈길이 가장 잘 닿는 '골든 존'에 의무적으로 돋보이게 진열해야 한다.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유통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제품 성분을 재배합 (리포뮬레이션)해 인증을 따내야만 하는 강력한 유인이 작동하게 된다.
캘리포니아가 입법을 통해 식품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면, 법원에서는 '사법적 단죄'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촉발된 초가공식품 집단소송의 불길이 위스콘신 동부연방법원으로 옮겨붙었다. 소비자들은 크래프트하인즈, 펩시코, 몬델리즈, 네슬레USA, 제너럴밀스, 코카콜라 등 미국의 내노라하는 글로벌 식품 거인들을 상대로 무려 10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제품의 취약점인 복합성분들의 첨가제가 많이 들어간 제품들은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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