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드
- 일본
- 나고야무역관 강기헌
- 2026-06-17
- 출처 : KOTRA
신상품 경쟁이 치열해진 일본 간식시장, 차별화의 축은 ‘맛’에서 ‘경험’으로 이동
한국 식품기업도 제품명·패키지·섭취 방식까지 하나의 메시지로 설계 필요
일본 간식시장의 성장과 경쟁 구도 변화
일본 간식시장은 이제 단순히 맛이나 가격만으로는 소비자 선택을 이끌기 어려운 환경에 접어들었다. 유통 현장에서는 신제품이 빠르게 쏟아지고, 소비자들은 SNS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광고, 후기, 신제품 정보를 실시간에 가깝게 접하고 있다. 정보의 전파 속도가 빨라진 만큼 소비자의 관심 이동도 그만큼 빨라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한 제품이 소비자의 기억에 남으려면, 단순한 품질을 넘어 처음 제품을 보고 고르는 순간부터 먹고 난 뒤까지의 전체적인 경험이 긍정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일본 총무성 가계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과자류·음료류 연간 지출액은 2019년 14만5643엔에서 2025년 18만838엔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기간 성장세가 잠시 둔화되기도 했지만, 2021년 이후에는 다시 연간 지출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신제품 간 차별화 경쟁도 치열해진 만큼, ‘왜 이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기획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차별화의 핵심은 젊은 소비층의 선택 기준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덴츠PR컨설팅의 Z세대 대상 조사 결과, 브랜드나 상품, 서비스에 대해 공감과 친근함을 느끼는 이유 중 ‘디자인이나 세계관이 나와 잘 맞을 때’가 높은 응답 비중을 차지했다. 즉, 제품을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콘텐츠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일본 2인 이상 세대 과자류 및 음료류 지출동향>

[자료: 일본 총무성 가계조사, 나고야무역관 종합]
경험 중심으로 변모하는 일본 간식시장
1. 장수 브랜드의 캐릭터 전략
대표 사례로 롯데의 초콜릿 과자 ‘파이노미’를 들 수 있다. 1979년 출시되어 64겹 파이 반죽과 초콜릿으로 차별화된 파이노미는 기존 패키지에 파이 열매가 열리는 나무, 다람쥐, 숲속 건물 등을 담아 브랜드만의 밝고 귀여운 분위기를 담아왔다. 이전까지는 이러한 요소가 주로 느낌만을 전달하는 데 머물렀다.
최근에는 패키지 내 다람쥐 캐릭터에 각각 이름과 역할을 부여하고, 14개 캐릭터가 공존하는 ‘오시노모리’라는 세계관도 새롭게 구축했다. 이는 일본의 ‘오시카츠(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골라 응원하는 활동)’ 문화에 부합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소비자가 여러 캐릭터 중 자신만의 ‘최애’를 찾도록 유도한다.
또한, 패키지 내부에 만화를 삽입하거나 캐릭터 관련 굿즈, 애니메이션 등 추가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소비자는 파이노미를 단순한 초콜릿 과자가 아닌 캐릭터와 이야기가 살아 있는 콘텐츠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오랜 기간 익숙했던 제품에 새로운 즐거움을 더해, 젊은 소비자층과의 접점을 효과적으로 넓힌 사례라 할 수 있다.
<파이노미(パイの実)의 캐릭터 세계관 구축>


[자료: 롯데 공식 홈페이지]
2. 한 가지 소재에 집중한 콘셉트화
유라쿠제과의 ‘밀크마니아(ミルクマニア)’는 특정 소재를 중심에 두고 제품 이미지를 구축한 대표 사례다. 유라쿠제과는 기존에 강렬하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를 내세웠던 ‘블랙썬더’와는 차별화된 신제품을 기획하면서 ‘우유’를 주요 콘셉트로 정했다.
이러한 방향성은 제품명에서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일관되게 나타난다. ‘밀크마니아’라는 이름을 통해 진하고 부드러운 우유 풍미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며, 흰색 여백과 소 캐릭터를 활용한 패키지는 깔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각한다. 소비자에게는 우유 전문점의 디저트 같은 독특한 인상을 함께 남긴다.
이 제품의 강점은 단순히 우유 맛을 더한 데 그치지 않는다. 맛, 제품명, 색상, 캐릭터, 그리고 실제로 먹는 장면까지 모두 ‘우유’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덕분에 소비자는 한눈에 어떤 맛과 분위기의 제품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양한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일본 간식 시장에서 이러한 직관성은 제품을 각인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끄는 밀크마니아>

[자료: KOTRA 나고야무역관 직접 촬영]
3. 감정과 소비 장면의 상품화
산토리의 ‘길티 탄산 NOPE’는 소비자의 감정과 구체적인 생활 상황을 제품 콘셉트로 확장한 사례다. 건강과 절제가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스트레스가 많을 때는 자신에게 잠깐 쉴 틈을 허락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NOPE는 이런 심리를 제품 콘셉트의 중심에 두어, 기존 탄산음료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일반적인 탄산음료가 청량감이나 맛에 초점을 맞춘 반면, NOPE는 ‘오늘만큼은 스스로를 좀 더 풀어주자’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내세운다. 산토리는 이 제품을 특정 음식과 곁들이는 음료가 아니라, 일상에서 기분 전환을 위한 탄산음료로 포지셔닝했다. 2026년 3월 24일 출시 일주일 만에 출하량 2000만 병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콘셉트가 젊은 소비자층에 강하게 어필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가메다제과의 ‘해피탄 밤에 자꾸 손이 가는 마늘맛’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특유의 강한 마늘 향과 자극적인 맛, 그리고 밤 시간에 느끼는 미묘한 죄책감을 한데 모아 하나의 소비 장면으로 풀어냈다. 기존 ‘해피탄’이 밝고 가벼운 간식이었다면, 이 제품은 하루를 마치고 혼자 즐기는 야식과 같은 분위기를 강조한다.
이처럼 최근 일본 간식 시장에서는 단순히 맛만이 아니라, 소비자가 어떤 기분과 상황에서 제품을 찾는지까지 함께 설계하는 추세다. 제품의 기능적 특징보다, 소비 장면이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길티 소비를 강조한 NOPE의 CM 광고>

[자료: 산토리 공식 홈페이지]
<밤을 겨냥한 해피탄의 신제품>

[자료: 가메다제과 공식 홈페이지]
4. 식감과 섭취 방식의 콘텐츠화
최근에는 식감이나 섭취 방식 자체도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의 크런키는 오랫동안 초콜릿 속 바삭한 식감으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제품을 개봉하는 방식까지 브랜드 경험에 포함시켰다. 상자를 반으로 접어 여는 ‘파킷토 오픈’ 방식을 도입해, 먹기 전부터 ‘바삭함’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도록 유도했다.
모리나가 유업의 아이스크림 ‘바리체’ 역시 식감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다. 두꺼운 초콜릿 윗면을 스푼으로 깨면서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먹는 순간부터 신선한 재미를 제공한다. 단순히 초콜릿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이라는 설명을 넘어, ‘깨서 먹는 즐거움’ 자체를 제품의 핵심 포인트로 삼았다.
이처럼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소비자 행동 자체를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제품을 열거나 깨고, 씹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곧 제품의 개성으로 연결된다. 특히 짧은 영상이나 사진으로 소비 경험이 쉽게 공유되는 SNS 환경에서는 이런 행동 중심의 제품 설계가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크런키의 새로운 ‘파킷토 오픈’>

[자료: KOTRA 나고야무역관 직접 촬영, 롯데 공식 홈페이지]
<모리나가유업의 아이스크림 신상품 바리체>

[자료: KOTRA 나고야무역관 직접 촬영]
<참고 : 일본 내 주요 F&B 전시회 정보 >
| ▶ JFEX SUMMER·WINTER(2026년 6월 24~26일, 11월 11~13일, 도쿄 빅사이트): 세계 각국의 가공식품과 음료가 출품되는 업계 B2B 전시회로, 일본 수입·유통업체에 제품을 소개하고 현지 시장성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 중부식품산업창조전 2026(2026년 11월 4~6일, 포트메세 나고야): 식품 제조·가공·포장·유통 관련 기업이 참가하는 중부지역 대표 식품산업 전시회다. 중부권 기업과의 네트워크 확대, 현지 상품 개발·유통 동향 파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 FOODEX JAPAN 2027(2027년 3월 9~12일, 도쿄 빅사이트): 일본을 대표하는 식품·음료 전문 전시회로, 세계 각국의 식품 기업과 일본 수입·유통 바이어들이 대규모로 참가한다. 한국 식품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일본 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대표적 행사라고 할 수 있다. |
[자료: KOTRA 나고야무역관 종합]
시사점
일본 내 한국 식품 유통업체 C사 대표는 KOTRA 나고야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제품은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새로운 유행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시장에 유통할 제품을 선정할 때는 브랜드 인지도보다 일본에 없는, 참신한 유형의 상품인지를 더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의견은, 비록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상품이라도 유행 주기가 짧다면 일본 시장에서도 금세 관심이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한국에서 인기를 끈 제품을 단순히 일본 시장에 도입하기보다는, 현지 소비자들이 ‘새롭다’고 느낄 만한 제품 형태와 콘셉트를 개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 식품기업은 매운맛, 다채로운 색감, 건강 이미지, K-컬처와의 연계성 등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일본 간식 시장은 반복 구매와 일상 속 소비가 중요한 만큼, 한국만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현지 소비자가 부담 없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일본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제품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기억될지 우선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캐릭터와 스토리를 활용해 브랜드에 즐거움을 더할 것인지, 특정 소재로 인상을 남길 것인지, 소비자의 감정이나 상황에 맞춘 기획을 할 것인지, 아니면 식감과 섭취 방식을 차별화할 것인지에 따라 제품 개발, 패키지, 홍보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일본 간식 시장에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맛있는 제품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처음 제품을 접하고, 선택하고, 시식한 뒤 다시 떠올리는 모든 단계에서 일관성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다. 제품명, 패키지, 섭취 방식, 캐릭터나 스토리 등이 하나의 메시지로 연결될 때, 소비자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수 있다.
자료: 닛케이 트렌드, 식품신문, 일본 총무성, 덴츠PR컨설팅, PRX 매거진,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나고야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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