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이제 식판을 타고 세계로 간다-함선옥 교수의 급식·외식 인사이트(17)
- 함선옥 교수
- 승인 2026.06.15 07:40
K-급식, K-푸드 세계화 새 플랫폼 부상…일부 위탁급식 회사 미국 등 해외 사업
현행 법규, 급식을 시설 중심으로 규정…다양한 운영 형태 등 산업 발전 반영해야 할 때

K-푸드 세계화의 다음 무대는 급식이다. K-푸드는 이제 해외 한식당이나 마트 진열대를 넘어, 학생들이 매일 식사를 경험하는 학교급식 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학교에서는 잡채, 불고기, 김밥 등 한식 메뉴가 급식으로 제공되며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미국 뉴욕의 학교 현장에서도 김치 담그기 체험과 K-푸드 급식 행사가 열렸다. 호주 학교 급식·매점에서도 한국 음식에 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급식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식사 경험이라는 점에서, K-푸드를 ‘한 번 먹어보는 음식’이 아니라 ‘익숙한 생활 음식’으로 만드는 중요한 세계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특히 K-푸드가 글로벌 급식 시장에서 대규모로 확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로는 글로벌 위탁 급식회사이다. Compass Group, Sodexo, Aramark와 같은 글로벌 급식기업은 학교, 대학, 병원, 군대, 기업체, 스포츠시설 등 다양한 현장에서 매일 수많은 식사를 제공한다.
2025년 회계연도 기준, Compass Group은 30여 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매출 약 461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급 급식기업이고, Sodexo는 45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매출 약 241억 유로를 기록한 글로벌 식음·시설 서비스 기업이다. Aramark 역시 19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2025 회계연도 매출 약 18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메뉴에 불고기, 비빔밥, 김치, 고추장소스, Korean BBQ Bowl과 같은 K-푸드가 들어간다는 것은 단순한 메뉴 추가가 아니라, Google·Microsoft·Intel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사원 식당, 대학 캠퍼스, 군 급식, 병원 급식 등에서 K-푸드가 일상적으로 소비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급식 산업 역시 이러한 흐름과 함께 하고 있다.
국내 급식 산업은 학교급식과 산업체 급식 중심에서 병원, 군대, 공공기관, 대학, 프리미엄 오피스, 케어푸드 영역까지 확대되었고, 위생·안전관리, 영양 설계, 메뉴 개발, 식재료 유통, 디지털 운영시스템을 갖춘 전문 산업으로 성장하였다.
국내 주요 위탁 급식회사는 이미 대형화·전문화된 운영 역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중국, 베트남, 헝가리, 중동, 미국 등 해외 사업장에서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급식회사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 비빔밥, 불고기, 김치, 잡채, 국·탕류, K-소스 기반 메뉴를 현지 소비자의 일상 식사로 확산시키는 K-푸드 세계화의 실질적 통로가 되고 있다.
그러나 K-급식 산업이 발전하고 K-푸드 세계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시점이 되었음에도, 현행 법령 체계는 이러한 산업적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식품위생법」은 ‘급식’ 자체를 ‘집단급식소’를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집단급식소도 특정 다수인에게 계속적으로 음식물을 공급하는 급식시설이라는 시설 중심 개념에 머물러 있다. 반면 실제 급식 현장은 직영뿐 아니라 위탁, 용역, 대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급식은 식품위생, 영양 관리, 조리, 배식, 운영관리, 식재료 공급, 위탁 서비스, 식문화 확산을 포괄하는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급식의 개념을 현장과 산업 현실에 맞게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 K-푸드가 세계로 나아가는 길은 한식당과 수출 식품만이 아니라, K-급식이라는 일상의 플랫폼을 통해 더욱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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