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대체 어려운 식품제조업…구인난 해법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
- 나명옥 기자
- 승인 2026.03.12 14:23
K-푸드 열풍에 취업자 늘었지만…열악한 근로조건에 인력 부족률 ‘최고’
자본-노동 대체탄력성 낮아 자동화 한계 뚜렷…임금 격차 해소 시급

저출생ㆍ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식품제조업계의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식품제조업은 임금 등 인건비 부담이 커지더라도 노동력을 기계나 자동화 설비로 대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지닌 것으로 나타나, 근본적인 근로조건 개선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인력공급 변화추이와 식품제조업 자본-노동 대체관계 분석' 보고서(이상혁 · 박성재)에 따르면, 인구구조의 급변 속에서도 식품산업은 꾸준히 고용을 창출해 온 핵심 산업이었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임금 수준 향상과 청년층이 중시하는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등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 필수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K-푸드 열풍에 취업자 늘었지만…열악한 근로조건에 인력 부족률 심화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이후 전반적인 제조업의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식품산업(식료품 및 음료 제조업) 취업자는 꾸준히 증가했다. 가정간편식(HMR), 건강기능식품 등 식품 트렌드 변화와 K-푸드 등 글로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반적인 시장 규모가 커진 덕분이다.
하지만 고용의 '질'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식품산업 취업자는 타 제조업보다 여성과 50세 이상 중고령자 비중이 높고, 임금 수준은 낮은 편이다. 2024년 기준 식료품 제조업 취업자의 월평균 임금은 353만 7000원으로 전 산업 평균(437만 1000원)의 80.9%, 제조업 평균(478만 원)의 74% 수준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대적 저임금과 노동집약적 특성, 그리고 사업장이 주로 비수도권 도(道) 지역에 위치한 접근성 문제 등으로 인해 현장의 인력 부족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24년 하반기 기준 식료품 제조업의 인력 부족률은 3.7%로, 제조업 평균(2.6%)을 크게 웃돌았다. 노동생산성 지표 역시 최근 들어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어, 근로조건 격차 확대로 인한 우수 인재 유입 감소가 구조적인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본-노동 대체탄력성 현저히 낮아 자동화 한계…양질의 일자리 창출 시급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극심한 인력난을 로봇이나 자동화 설비 등 '자본'으로 단기간에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고서가 기업 평가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식료품 제조업의 '자본-노동 대체탄력성'은 2020~2023년 기준 0.112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제조업 평균(0.161)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대체탄력성이 1보다 현저히 작고 0에 가깝다는 것은, 임금이 상승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더라도 기존 노동력을 기계설비나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이 기술적·환경적으로 매우 제한적임을 의미한다.
결국 식품제조업은 기계가 사람의 꼼꼼한 손길을 온전히 대신할 수 없는 공정 특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어, 안정적인 인력 수급이 곧 기업과 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보고서는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유입되고 있는 청년층의 직업 가치관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달리 최근의 청년(MZ세대)들은 일자리 선택 시 '임금 수준'은 물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공정한 보상'을 중시한다. 실제 2023년 청년패널 조사 결과, 직업 선택 시 '일과 삶의 균형'을 꼽은 비율(33.9%)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식품산업은 임금 상승 시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하는 것이 제한적인 만큼, 결국 우수 인재가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노동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업계와 정부가 합심해 스마트 공장 도입 등으로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타 제조업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한편, 청년층이 중시하는 고용 안정성과 공정한 보상 체계를 확립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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