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4.09 07:53
작년 수출 3.5배 늘어난 3만2500톤에 금액 1억 불 넘어
유기농 등 글로벌 인증…스페셜티 커피로 경쟁력 확보
네슬레 주요 수입업체로 참여…글로벌 진출 확대 선도
한국도 직거래 늘려…13위 조달처로 연간 수입 13%↑
세계 커피 시장에서 윈난성 원두가 스페셜티 커피의 새로운 공급처로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코트라 청두무역관에 따르면, 2024년 윈난성 원두커피 수출량은 3만2500톤을 기록했다. 이는 브라질 250만 톤, 베트남 150만 톤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년 대비 무려 358%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수출액도 전년 대비 3배 성장한 1억 달러를 초과했으며, 수출국도 29개 국가와 지역으로 늘어나는 등 내수는 물론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 내수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유리한 재배 조건, 품질 발전을 위한 노력, 향상된 국내외적 인지도 향상 등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친환경과 고품질 중심의 전략은 윈난 커피가 프리미엄 커피로 자리매김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먼저, 기후변화로 인한 수급 불안과 중국 내수시장의 급성장은 윈난 커피에 눈을 돌리는 큰 계기가 됐다.
세계커피기구(ICO)의 가격 데이터에 따르면, 2018~2020년 파운드당 평균 1.08달러 수준이던 글로벌 원두커피 선물 가격은 2021년 1.69달러 수준으로 상승한 후 2021년 2달러를 돌파했으며, 현재는 3.79달러에 이른다.
이에 글로벌 커피 시장도 소폭 침체 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커피 시장은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ICO에 따르면 2022/23년도 전 세계 커피 총소비량은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유럽은 전체 소비량의 약 30%를 차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으나, 북미 지역은 브라질의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심각한 가뭄과 아라비카 커피 공급 가격 상승으로 소비량이 크게 감소했다.
그렇지만 중국 커피 시장은 대조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24 중국 커피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커피산업 규모는 2023년 약 2600억 위안에서 2024년 약 3100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중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도 2016년 9잔에서 2023년 16.74잔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는 2023년 한국의 1인당 연간 소비량 405잔과 비교하면 약 1/24 수준이지만, 이러한 격차는 오히려 중국 시장의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커피 프랜차이즈의 급증이다. 월드커피포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은 4만9691개의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을 보유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를 기록했다. 이는 2위인 미국보다 약 9천 개나 많은 수치다. 이러한 커피 매장의 폭발적 증가는 중국 내 커피 문화의 빠른 확산과 소비 증가세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러한 급성장에 생두 수입도 크게 확대됐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커피 재배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원두 생산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거대 소비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매년 대규모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지 농업 관련 데이터 플랫폼 농소봉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커피 수입량은 21만3300톤, 수입액은 약 10억9900만 달러로 2015년 대비 260% 이상 증가했다. 주요 수입국은 브라질, 베트남, 콜롬비아 등이며, 브라질이 전체 수입량의 38.75%, 수입액의 30.25%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 이에 루이싱커피와 시소, 마너 등 중국 본토 기업들은 조달 비용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윈난 원두를 활용한 '중국식 커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한 여러 커피 브랜드들도 윈난 커피 관련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관심도 윈난 커피의 국제적 인지도와 가치 향상에 이바지했다.
윈난 커피는 네덜란드, 독일, 미국, 베트남 등에 주로 수출된다. 특히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네슬레가 윈난 원두의 주요 수입업체로 참여하면서부터 윈난 커피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네슬레는 현지 농가와 계약 재배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재배 방법을 교육하며 윈난을 중국 최대 커피 생산지로 성장시켰다.
재배에 유리한 환경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윈난성은 중국 커피산업의 절대적 중심지로, 중국 원두 생산량의 98% 이상을 차지한다. 해발 1000~20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윈난은 큰 일교차와 풍부한 강수량, 비옥한 화산 토양, 아열대기후 등으로 최고 품질의 아라비카 커피 생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품질 향상을 노력과 지속 가능한 재배 방식은 윈난 커피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윈난 커피산업의 역사는 1880년대 프랑스 선교사가 처음 커피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됐다. 1980년대 후반 대규모 재배가 본격화되었고, 1992년 네슬레의 진출은 윈난 커피산업의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다. 또한 2014년 윈난 국제커피거래센터 설립으로 원두커피의 품질관리가 강화되고 스페셜티 커피로의 전환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2019~2020년 글로벌 원두커피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국제 선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윈난의 커피산업은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 농가들은 수매 가격 부진으로 재배 투자를 줄였으며, 기후변화와 토양 침식으로 인해 커피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연속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현지 정부가 재배 환경 개선, 품종 개량, 친환경 전략 등으로 적극 대응하면서 산업을 회생시켰다. 2022년 이후에는 재배면적이 감소했음에도 생산량이 2019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으며, 5년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산업 구조를 혁신적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윈난의 커피 농장들은 지속 가능한 재배를 위해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전통적인 '아그로포레스트리(agroforestry)‘ 시스템을 확대해 토착 수종과 커피나무를 함께 재배하며, 이를 통해 토양을 보존하고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품종 개발과 재배 기술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윈난 커피 생산자들의 노력도 두드러진다. UTZ, Rainforest Alliance, 유기농 인증 등 글로벌 인증 획득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0년에는 '푸얼 커피'와 '바오산 커피'가 중국 지리적 표시 보호 제품으로 등록됐고, EU와의 지리적 표시 상호 인정 협정에도 포함돼 국제적 보호를 받게 되었다.
이처럼 시장에서 '윈난 커피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총조달량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다. 대부분 특별기획이나 한정판으로만 출시되고 있어, 정규 메뉴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과는 윈난 커피가 단순한 생산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프리미엄 커피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고품질 전략을 통한 경쟁력 확보
윈난 커피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는 작지만 스페셜티 커피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커피 생산량과 거래량이 세계 시장에서 제한적인 영향력을 가진 상황에서, 윈난 정부는 가격 경쟁력과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스페셜티 커피'에 집중하며 고품질 원두 생산을 통한 산업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윈난성 농업 현대화 3개년 실행 계획과 커피 품질 및 정밀 가공률 향상에 관한 여러 정책 및 조치다. 추진 결과 2021년 8%에 불과했던 스페셜티 커피 생산율은 2023년 22.7%로, 커피 정밀 가공률은 20%에서 56%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2023~2024시즌 초기에는 윈난 커피의 시장거래가격이 글로벌 거래가격을 웃돌며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2022년 윈난성 정부가 발표한 '1+10+3' 산업은 고원 특색의 현대 농업 발전을 위한 핵심 분야다. 이 계획의 주요 목표는 2024년까지 고품질 원두 비율 30%, 커피 심층 가공 비율 80%를 달성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단순 커피 원료 생산에서 가공, 관광, 무역, 문화가 어우러진 종합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단순한 농산물 생산을 넘어 윈난 커피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혁신적인 접근으로 평가된다.
● 한국 커피산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
한국 커피 시장에서도 윈난 커피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들은 윈난 원두 직거래 조달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부 대형 커피체인은 윈난 현지 농장과 계약 재배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 바리스타와 커피 전문가들이 윈난 커피의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 지원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은 윈난 커피의 13대 수출 시장이며, 최근 5년간 한국의 윈난 커피 수입량은 연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원두 공급망 불안정과 운송비 상승 속에서, 윈난 커피는 뛰어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안정적인 공급처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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