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슈링크플레이션, 미국의 관세정책이 식품산업에 미치는 영향

[미국] 슈링크플레이션, 미국의 관세정책이 식품산업에 미치는 영향

다시금 무역 전쟁의 위협이 식음료 산업을 덮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가격 인상보다는 비용 절감을 위한 제품 크기 축소(슈링크플레이션)나 원재료 변경 등의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무역 정책을 재편하기 위해 관세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식품 산업은 제품의 신선도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관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식품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핵심 원재료나 포장재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주요 귀리 공급국이며, 최근에는 코코아 가공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소비자 브랜드 협회(Consumer Brands Association)의 공급망 담당 이사 톰 마드레키(Tom Madrecki)는 밝혔다. 또한 멕시코는 미국 음료 산업에서 핵심적인 원료 공급국으로, 맥주, 가향수(플레이버드 워터), 리큐어 등에 필요한 주요 재료를 제공하고 있다. 관세는 원재료뿐만 아니라 포장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다. 캐나다는 금속과 종이 제품의 주요 공급국이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캔에 담긴 통조림 식품이나 음료의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재 패키지 상품(CPG) 산업은 마진이 낮아, 관세 부담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마드레키는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피로도가 높아진 만큼, 기업들은 즉각적인 가격 인상보다는 다른 방안을 찾으려 하고 있다.

 

 

 

펩시코(PepsiCo)와 몬델레즈(Mondelez) 같은 주요 소비재 기업들의 공급망 최적화를 지원하는 o9 솔루션(o9 Solutions)의 켄트 에슬링거(Kent Esslinger) 수석 이사는,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는 신중할 것이며 대신 비용 절감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대체 원재료를 찾거나, 포장 디자인을 바꾸거나, 제품 크기나 수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일부 대형 식음료 기업들은 관세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변경 계획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알루미늄 캔 대신 플라스틱 병을 더 많이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모든 식품 기업이 공급망 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신선 과일과 채소 산업처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계는 대응책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농무부(USDA)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미국이 수입하는 신선 과일의 절반, 신선 채소의 69%가 멕시코에서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보카도처럼 특정 기후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은 미국 내 생산 증가만으로 수입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른 산업에서는 무역 전쟁에 대비해 부품이나 원자재를 사전에 비축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식품 산업은 현실적으로 이러한 방식이 어렵다고 마드레키는 덧붙였다. 예를 들어, 바나나는 오래 보관할 수 없는 품목이라 대량 비축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식품 및 농업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에서 생산할 수 없는 원재료에 대해서는 관세 예외를 요청하고 있다. 마드레키는 소비자 브랜드 협회가 정부에 대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소비자 물가 상승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전역에서 물가 상승과 식료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정부가 어떤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관세 정책은 상당한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특히 식품 산업에 있어 시장 변동성을 크게 키울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공급망을 철저히 준비하고, 정책 변화에 맞는 제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문의 : 뉴욕지사 박주성(jspark@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