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2.27 10:16
한식당 ‘마더 인 로우스‘ 제품 고급 조미료와 어깨 나란히
소비층 확대…친환경 포장·유리병에 미니멀한 디자인 눈길
반찬도 이국적 요리 넘어 일상식…오이무침 샐러드로 즐겨
한국 식문화 전반에 관심…SNS 기반 웰니스 강조 전략 필요
K-푸드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고추장과 된장 등 전통적인 식재료뿐만 아니라 한국식 오이무침이 건강한 샐러드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예전에는 한인 마트에서나 볼 수 있던 한국 식품들이 이제는 역사와 전통을 담은 스토리텔링과 함께 건강성과 품질을 인정받으면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재탄생하는 등 현지 소비자들에게 고급스럽게 포지셔닝하면서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기를 끄는 한국 식품의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고추장과 된장 등 전통적인 발효 식품부터, 오이김치 같은 간단한 반찬류까지 주목받으며 한국 음식이 단순한 이국적인 요리를 넘어 일상적인 건강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러한 식재료들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새롭게 인식되면서 미국의 웰니스 및 비건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각광받고 있다.
● ‘전통’ 스토리텔링에 건강까지
미국 시장에서 팬데믹 이후 더 많은 소비자가 건강을 고려한 식사를 원하면서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유익한 성분이 풍부한 발효 식품에 주목하고 있으며, 비건 식단 등 건강식에 대한 관심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채식 인구 비율은 15%로, 종교적 이유가 작용하는 인도 시장을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고추장과 된장은 천연 발효 과정에서 유익한 미생물이 생성돼 소화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소비자 접근을 위해서는 제품의 효능뿐 아니라 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마케팅 단계도 중요한데, 한국의 장 제품은 전통적인 제조 방식과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발효 비법을 강조하며 어필하고 있다.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가 담긴 건강식품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스토리텔링 전략이 미국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관련 기업들이 주도하면서 소규모로 생산한 Non-GMO, 유기농 고추장과 된장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유기농 식료품 소매업체인 홀푸드마켓에 납품 중인 마더 인 로우스는 브랜드 창립자의 어머니가 1980년대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운영한 한식당의 전통 비법을 고수하고 있음을 내세우며 소비자에게 스토리텔링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 업체 제품은 효과적인 마케팅을 등에 업은 전통적인 발효 기법과 독특한 맛의 조화, 질 좋은 원재료를 통해 일본 미소된장이나 이탈리아 발사믹 식초 같은 고급 국제 조미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자연 발효 과정, 전통 항아리 숙성 방식 등을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깨끗한 원료와 깊은 맛을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고급 식품 브랜드는 된장을 ‘100% 자연 발효, 인공 첨가물 없이 전통 방식으로 숙성된 건강 발효식품’이라고 소개하며, 비건 및 클린 라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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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감성에 맞춘 포장 디자인
과거 한국의 장류 제품들은 주로 화려한 색상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한인 및 아시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인 마트에서 유통되는 경우가 많았다. 제품 설명도 한글 중심으로 돼 있어, 한국 음식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만 접근성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 장류의 유통 방식과 타겟 소비층이 크게 변화하면서 포장 디자인 또한 달라지고 있다.
고추장과 된장의 포장 디자인 역시 미국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해 크게 변화했다. 최근 한식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미니멀한 디자인과 세련된 유리병,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깔끔한 화이트 라벨에 심플한 타이포그래피로 브랜드명을 강조하거나, 투명한 유리병이나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해 제품의 색감을 돋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해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단순한 전통 식재료를 넘어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판매처 역시 한인 마트에 국한되지 않고, 웰니스 및 건강식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와 중산층 이상 소비자를 타겟으로 한 고급 식료품점에 입점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 장 제품이 단순한 아시안 푸드 카테고리를 넘어 프리미엄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 주목받는 한국식 오이무침
소셜 미디어 바이럴을 통해 확산된 한국 반찬 트렌드 역시 미국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국식 오이무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플랫폼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오이 샐러드의 한 형태로 오이김치 및 오이무침 레시피를 소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 식초 등을 활용해 매콤하면서도 상큼한 맛을 내는 오이무침을 손쉽게 만드는 과정을 숏폼 비디오로 공유하며, 간단하면서도 독특한 맛의 조합을 강조한다. 또 이러한 영상들은 짧은 시간 안에 수백만 뷰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이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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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한국식 오이 샐러드(Spicy Korean Cucumber Salad)’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오이무침은 단순한 반찬을 넘어 건강한 샐러드의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문화권의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틱톡 크리에이터 로건 모피트(Logan Moffitt)의 오이샐러드 영상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끈 해당 영상에서는 간단한 재료와 빠른 조리 과정으로 한국식 매운 오이샐러드를 만드는 법을 소개했는데, 이 영상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로건은 고추장과 참기름, 마늘 등을 활용해 오이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맛을 강조했으며,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자신만의 재료를 추가하거나 맛을 변형해 보는 경험을 공유했다.
또한 아보카도나 퀴노아 같은 재료를 더해 서양식 샐러드와 결합하거나, 비건 버전으로 재해석해 건강 지향적인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등 많은 인플루언서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오이무침을 변형하거나, 다른 요리와 퓨전해 소개하는 등 창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요리법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한국 식품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무역관은 미국에서 웰니스 트렌드와 비건 라이프스타일이 일반적인 소비 형태로 자리 잡은 만큼 한국 식품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건강함과 맛을 동시에 강조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한 제품의 패키징과 마케팅 방향도 기존 한인 소비층을 넘어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변화해야 하며, 특히 Z세대의 소비문화가 소셜 미디어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만큼 이를 비중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유통 관계자도 “최근 틱톡 바이럴 효과로 코스트코에 납품 중인 한국 D사의 오이김치 물량이 대폭 늘었다며, 실제로 오이김치가 틱톡에서 바이럴을 타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인식된 것처럼 아직 미국 소비자에게 개척되지 않은 새로운 한식 품목이 소개되기 위해선 소셜 미디어 기반의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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