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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EU 법원, 식물성 대체육 ‘버거·소시지’ 용어 사용 허용 판결

곡산 2025. 2. 6. 07:24

[유럽] EU 법원, 식물성 대체육 ‘버거·소시지’ 용어 사용 허용 판결

[유럽] EU 법원, 식물성 대체육 ‘버거·소시지’ 용어 사용 허용 판결


EU 법원, 식물성 대체육의 육류 관련 용어 사용 허용

유럽 사법 재판소(European Court of Justice, ECJ)가 2024년 10월 5일 판결을 통해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 ‘버거’, ‘스테이크’, ‘소시지’ 등 육류 관련 용어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다만, 제품의 성분이 명확히 표시되고 소비자가 혼동할 여지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법원은 "소비자가 제품의 성분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명확한 라벨링이 이루어진다면, 전통적인 육류 용어 사용을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EU 회원국들은 단순히 식물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용어 사용을 제한할 수 없게 되었다.

유로뉴스(Euronews)에 의하면 이 판결은 2021년 프랑스에서 시행된 법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것이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채식 버거’나 ‘비건 소시지’ 등의 용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했으며, 이에 유럽 채식주의자 연합(EVU)과 프랑스 베지테리언 협회(AVF) 등 시민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해당 법이 EU의 일관된 라벨링 규정과 충돌하며, 소비자의 선택을 불필요하게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2023년 8월, 프랑스 국무회는 이 문제를 유럽 사법 재판소에 회부했고, 이번 판결을 통해 논란이 종결되었다.

배경: 과거 EU 법원의 식물성 식품 용어 사용 판결

이러한 법적 논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17년, 유럽 사법 재판소는 ‘우유’, ‘버터’, ‘요구르트’와 같은 용어는 실제 유제품이 포함된 제품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콩이나 귀리로 만든 대체 유제품은 ‘우유’ 대신 ‘음료’로 표기되어야 한다.

 

 

 

식물성 제품 시장 성장과 법적 대응

이번 결정은 유럽 전역에서 식물성 식품의 인기가 급격히 증가한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부 국가에서는 전통적인 축산업 보호를 위해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예를 들어, 2024년 12월 체코에서는 ‚햄‘이나 ‚베이컨‘등의 용어를 식물성 대체육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었지만, 체코 농업부 장관은 의견을 검토한 후 현행 규정으로도 충분하다는 이유로 법령을 변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한, 올 해 1월 프랑스 국무회(Conseil d’État)*가 프랑스 정부에서 제안한 ‚식물성 베이컨‘같은 용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두 가지 법령을 거부하면서 식물성 식품 산업에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

한편, 축산업계는 이러한 용어 사용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반대 측에서는 소비자들이 이미 ‘비건 소시지’나 ‘식물성 버거’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규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프랑스 국무회는 정부가 제안하는 법률 초안을 검토하고 법적 조언을 제공한다. 또한 정부의 행정 결정이 적법한지 판단하며, 위법한 경우 이를 무효화할 수 있다.  


명확성 및 투명성: 기업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EU 법원의 이번 판결은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인 식품 소비를 지지하는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라벨링 규정이 명확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법적 불확실성 없이 제품을 마케팅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도 더욱 투명한 정보 속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식물성 단백질 제품은 EU 전역에서 점점 인기를 얻고 있지만, 단일 시장 내에서 이러한 제품을 어떻게 표시하고 판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벨기에, 폴란드 및 이탈리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축산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프랑스와 유사한 법률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이번 EU 법원 판결이 향후 법적 논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EU 법원의 판결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 ‘버거’, ‘소시지’ 등의 육류 관련 용어를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 식품 제조업체와 수출업체들은 EU 시장에서 보다 직관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다만, 일부 국가(벨기에, 이탈리아, 폴란드 등)는 여전히 규제 도입을 검토 중이므로 국가별 라벨링 규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또한, 유럽에서 비건 및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 기업들은 친환경 마케팅을 강화하고, 전통적인 K-푸드를 활용한 차별화된 비건 제품 개발을 통해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출처:

EU top court rules in favour of veggie burgers, vegan sausages in labeling dispute | Euronews

EU court rules in favour of plant-based products using 'meaty' names

Plant-based foods will no longer need strict labeling in Czechia - Prague, Czech Republic

French Court Rejects Labelling Ban on Plant-Based Meat
Clear labelling - GFI Europe


문의 : 프랑크푸르트지사 윤선아(sa@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