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11.15 10:07
이불 크기 쫀드기 등 메가 사이즈 간식 화제…일매출 1억 원대
‘저가 소포장’ 일반 마트와 차별화…하오샹라이 매장 5600개
반품률 낮고 대금 지급 주기 짧아 국내 기업 진입 시도할 만
중국 간식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익률이 낮고 유사품 출시 속도가 빨라서 기업으로서는 수익 확보가 늘 고민거리다. 그렇지만 최근 소포장과 중량제 판매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한편 엄청난 크기의 메가 사이즈 제품으로 화제를 모아 매출을 확보하는 등 중국 간식 판매점들이 마케팅 혁신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코트라 톈진무역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간식 판매점이 빠르게 증가하며, 고객 유치와 매출 증대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2021년 저가의 소포장 판매점이 화제가 된 이후 올해부터는 무게를 재서 중량제로 판매하는 낱개 포장 간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빅사이즈를 넘어선 메가 사이즈(MEGA SIZE) 제품이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 소포장과 중량제 등으로 수익 극대화
2021년 낮은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을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간식 판매점'이 중국 전역에 오픈하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었다. 이후 최근 중국에서는 저중량, 소포장으로 간식을 판매하는 매장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들 판매점은 제품의 겉 포장을 최소화하고 중량제 방식으로 판매하는 과자, 육포, 즉석 밀크티 등을 미니 사이즈로 제공하고 있다. 아이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하오샹라이, 링스푸즈 등 이 같은 방식으로 간식을 판매하는 체인점 수는 2021년 2500개에서 2023년 말 2만2000개로 증가했다.
낮은 단가와 소포장 제품은 중국 간식 판매점이 일반 마트와 차별화하는 비결이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총 5600개 매장을 운영하는 하오샹라이는 2023년 말 이후 2105개 매장을 증설했다. 매장에 들어서면 월마트에서 한화 약 610원 하는 콜라가 약 420원으로 판매하는 등 일반 슈퍼마켓의 60~80% 가격인 탄산수, 주스 등 유명 브랜드 음료가 줄지어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 덕분에 가성비가 좋다는 인상을 받는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소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약 30%의 제품은 정상 사이즈가 아닌 소포장 또는 낱개 포장으로 제공되며, 심지어 원래 50개가 한 묶음인 스틱 커피도 낱개로 판매하고 있다.
낮은 단가와 소포장이 하오샹라이 등 간식 판매점의 셀링 포인트라면, 중량제 판매와 중소기업 제품은 그들이 수익을 확보하는 비결이다.
중량제 판매는 새로운 유통 개념이 아니다. 중국의 대형마트에도 사탕, 젤리 등 중량제 판매 코너가 있다. 소비자는 킬로그램당 가격으로 표시된 제품을 원하는 만큼 직접 봉지에 담아 결제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다양한 종류의 간식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이 방식에 소비자는 가격과 수량에만 집중하고, 중량에 따른 가격 변화에는 민감하지 않다.
예를 들어, 원래 1봉지(500g)에 10위안인 육포를 낱개로 500g당 20위안으로 판매하면 실제 단가는 2배로 증가하게 된다. 아울러 말린 과일, 캔디, 육포 등 흔한 제품 카테고리에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브랜드를 입점시켜, 유명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되 마진율은 2~3배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간식 판매점들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곳에서 판매하는 간식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 최대 간식 판매점 프랜차이즈인 하오샹라이의 매출은 2024년 상반기 한화 약 2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2% 증가했다. 유사 브랜드인 링스헌망의 2023년 매출도 한화 약 3조8572억 원에 달하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23년 중국 상위 2대 간식 판매점의 매출만으로도 시장 규모가 한화 약 7조7100억 원을 초과했다.
![](https://blog.kakaocdn.net/dn/U3BaM/btsKKykZM7q/60Kao4vhTFtTuCxuNQUkZ0/img.jpg)
● 화제성과 매출 다 잡는 ‘메가 사이즈’
2024년 초 중국 후난성 창사시에서 메가 사이즈 간식 열풍이 일어났다. 1월 27일 간식 판매점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링스헌망은 중국에서 첫 번째로 메가 사이즈 간식 매장을 개점했다.
이 매장은 큰 간판과 넓은 면적을 자랑하며, 캐리어 크기의 과자 박스, 이불만 한 육포, 라면 한 박스를 담을 수 있는 대형 라면통 등 다양한 메가 사이즈 간식으로 가득 차 있다. 후난성 창사시 번화가에 있는 첫 번째 매장의 하루평균 매출은 한화 약 3800만 원을 넘어섰다.
메가사이즈 간식 매장은 화제성을 통해 마케팅에 성공하며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맛과 가격에 집중하기보다는 메가 포장 제품을 구경하고, 매장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재미를 찾는 경향이 있다. 즉 메가 간식 매장에서 쇼핑하는 재미가 소비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면서 그들이 자연스럽게 SNS에서 매장을 홍보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인기 SNS인 샤오홍수에서는 링스헌망 메가 매장이 '창사시 필수 방문 관광지'로 꼽히기도 했는데, 익숙한 제품의 사이즈가 10배로 커진 것을 보러 온 소비자가 높은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매장 관계자는 "메가 사이즈 간식 매장을 열기로 한 이유는 단순히 매출을 위해서가 아니라 마케팅 홍보를 위해서였다. 하루평균 매출 목표는 한화 약 1900만 원이었는데, 2개월 만에 평균 약 1억1500만 원을 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제품과 마케팅의 혁신은 링스헌망이 공급사와 유통사 간의 윈-윈을 이루는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링스헌망은 멍뉴, 왕왕, 레이즈 등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기존 제품의 포장을 변경하거나 새롭게 디자인하고, 기존 제품과 증정품을 함께 담은 신제품을 출시했다.
또한 실제로 간식 자체를 큰 사이즈로 제작하는 사례도 있다. 밀가루와 매운 양념으로 만든 라티아오(매운 쫀드기) 브랜드 솽자이는 맞춤 제작 제품이 이윤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매장의 요청에 응해 이불 크기의 라티아오 200개를 제작하고 입점했다. 그런데 매장 오픈 첫날 제품이 매진됐고, 이 상황을 본 솽자이는 메가 사이즈 라티아오의 생산 라인을 신규 증설했다.
2024년 상반기 솽자이는 메가 사이즈 라티아오를 약 10만 봉 판매했다. 이는 기존 제품 크기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6개월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증가한 셈이다. 이는 설비 증설 비용을 포함해도 수익이 발생하는 성공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작년까지 메가 간식 매장은 온라인에서만 인기가 높은 왕홍 매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점점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갖춘 오프라인 유통 채널로 진화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연초 오픈할 때만 해도 10대, 20대의 젊은 소비자가 많았고, 구경만 하는 관광객도 많았다. 지금은 매장 주변의 학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쇼핑하는 경우가 더 많고, 그들의 구매량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링스헌망 메가 간식 판매점의 성공 이후 유사한 링스유밍 MAX점을 비롯한 신규 메가 사이즈 간식 매장들이 곳곳에 오픈하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메가 사이즈 식품은 대중적인 유통 채널인 화룬, 올레 등 일반 마트와 수입 마트에도 대거 입점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최근 중국 오프라인 유통 산업이 매출을 확대하는 비결은 다양하다.
일반 제품을 소포장으로 나누면 소비자는 제품별 구매량을 줄이고 한 번에 여러 종류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또 이러한 방식은 주변 사람들과 나누기가 쉽고, 1인 가구 생활에도 더 적합해 판매량 확대에 도움이 된다. 판매자도 일반 제품을 소포장으로 나누고 일부 제품은 중량제로 가격을 매김으로써 더 높은 이윤율로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메가 사이즈는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도록 유도하고, 매장 방문자 수를 확보한 후 중소 브랜드 제품을 같이 배치해 수익을 증대하는 방법도 있다.
이에 대해 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유통관계자도 "예를 들어, 브랜드 X의 젤리는 대형 슈퍼마켓에서 보통 200g에 한화 약 670원으로 판매하는 반면, 간식 판매점에서는 약 615원으로 판매하지만 무게는 180g으로 감량됐다."라며, "하나씩 구매하던 소비자들은 이 가격이 더 저렴하다고 느껴서 한 번에 더 많이 사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무역관도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식품 기업은 간식 판매점과 같은 새로운 유통 채널 진입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링스헌망을 비롯한 유통 채널은 대금지불 주기가 짧고 창고 관리 수준이 높으며 반품률도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유통관계자도 "중국 현지의 한국 진출 기업 중에는 이미 메가 사이즈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브랜드가 몇 개 생겼으며, 다른 한국 간식 제품들도 소포장 또는 메가 사이즈로 제품을 기획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면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쉽게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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