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10.18 11:14
산사 등 한약재 사용한 중약 아이스크림 독특한 맛 인기
중약 기반 버블티, 피로 회복·폐 건강 효능 등으로 호평
이온·기능성음료 필수…건강음료 시장 작년 350% 고성장
구기자·율무 등 전통 원료 활용 저당·저칼로리 음료 개발
중약 아이스크림, 버블티 등 중국의 Z세대가 건강을 위해 중국 전통 의약재(中藥·이하 중약)와 결합한 다양한 식품에 큰 관심을 가지며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최근 ‘추이피청년(脆皮青年)’이라는 단어가 화두다. 추이피는 음식의 바삭한 튀김옷을 가리키는 단어로, 신체 단련이 부족한 Z세대에 붙여진 별명이다. 특히 최근 중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척추 디스크, 탈모 등의 증상이 증가하면서 건강에 대한 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보건 식품, 의약품, 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중국 ‘양생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현지에서는 이 산업의 발전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에는 크게 두 가지 요소가 뒷받침된다. 먼저는 중국 정부의 의지다. 중국 정부는 건강과 양생 산업을 국가 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하나는 Z세대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 세대는 특히 오랜 전통을 가진 중약에 기반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2024~2029년 중국 건강 양생 산업 경쟁구조 및 투자계획 심층 연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양생 산업 시장에서는 25~30세 소비자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이들은 전체 소비자의 25.12%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서 31~35세가 23.93%, 18~24세가 16.9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5년에는 중국의 양생 산업이 2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 연령층이 점차 18~35세로 낮아지는 추세다. 연령층이 낮아짐에 따라 제품의 저령화와 다원화 동향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2023년 중국 신소비 트렌드 백서에 의하면, 중국 내 40% 이상에 달하는 젊은 층이 건강기능식품 혹은 건강기기를 구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00허우와 95허우의 경우, 허브차와 같은 건강차 구매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한 ‘흑임자환’과 같은 건강 간식의 전년 대비 구매 증가율은 100%를 초과했다.
● 온라인 달군 중약 아이스크림
중국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검색어가 있다. 바로 ‘중약 아이스크림’이다. 상하이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중약 아이스크림'이라는 독특한 제품이 출시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아이스크림은 중약 재료와 전통 아이스크림을 결합한 창의적인 발상으로, 출시 후 몇 시간 만에 일부 맛은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총 16가지 맛이 선보여졌는데, 특히 민트서과상(민트와 수박) 맛, 야국피스타치오(야생국화와 피스타치오) 맛, 매실 맛, 산사불수감(산사와 부드럽게 감싸는 부처손) 맛, 천패비파고(천패동과 비파 엑기스) 맛 등이 인기가 높았다.
또한 취향에 따라 토핑도 중약으로 추가할 수 있다. 동북에서 나고 자란 백두삼 인삼 토핑은 12위안, 동충하초는 18위안이다. 가격은 양에 따라 120g(두 가지 맛) 38위안, 150g(세 가지 맛) 45위안, 500g(패밀리세트) 150위안이다.
누리꾼들은 이 아이스크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야국피스타치오 맛을 먹어봤는데, 쓰지 않고 오히려 은은한 꽃향이 나서 최근 먹어본 아이스크림 중 가장 맛있었다"라고 평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천패비파고 맛을 먹었더니 어릴 적 기침할 때마다 부모님이 챙겨주시던 감기약이 생각난다. 달달하지만 느끼하지 않아 좋았다"라고 말했다.
중의학적 측면에서 보면, 박하나 야국화는 청열해독의 효능이 있어 많은 사람이 여름에 선호하는 중약재이다. 그러나 중의학 한 전문가는 "중약 아이스크림이 어느 정도 약재적인 효능을 가질 수 있으나, 찬 성질의 음식은 양기를 소진시키고 비위에 좋지 않으므로 건강을 생각한다면 대량 섭취는 권장하지 않는다"라고 조언했다.
![](https://blog.kakaocdn.net/dn/bp8nMa/btsKb2fChiK/HLLSH7Jk3TyYkGJlgxkSi0/img.jpg)
● 중약 기반 버블티 매출 급상승
“오지모도(五指毛桃)는 어떤 효능이 있나요?”, “독소 배출엔 어떤 게 좋나요?” 이 대화는 중약 버블티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대화이다.
현재 중국은 각종 셀링포인트를 앞세운 버블티 가게들이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버블티는 이름에 걸맞게 각종 차와 우유로 만든 밀크티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버블티에 중약을 활용한 ‘중약 버블티’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가 등장하고 있다.
‘중약 버블티’는 밀크티 베이스에 중약을 첨가하거나, 중약 성분의 차동(茶冻)을 토핑으로 추가해 만들어진다. 해당 가게 종업원은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몸속 습기 제거, 피로 회복, 폐 건강 등에 좋은 중약 버블티들이 인기가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종업원의 말처럼 얼마 전까지는 날씨가 무덥고 습한 관계로 체내 습기 제거에 유익한 버블티가 잘 팔렸다. 하지만 현재는 윤폐거담(潤肺祛痰)에 좋은 버블티의 매출도 급속히 늘고 있다.
‘중약 버블티’를 맛본 누리꾼들은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중약 냄새가 나니까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 버블티를 즐겨 마시는데 중약 버블티를 마시면 그래도 죄책감이 좀 덜해지는 것 같다”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에 대해 현지에서는 중약 버블티의 효능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런 제품이 출시됐다는 것은 젊은이들이 중약 문화에 대한 인식과 본인 건강에 대한 중시가 강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는 말하고 있다.
● Z세대에 주목받는 ‘건강수’
중국식 건강 아이스크림, 버블티 등은 모두 즉석에서 제조해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이미 제조돼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건강음료 또한 편리함과 저렴함으로 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무설탕 차, 운동 후 에너지를 보충하는 이온 음료, 야근이나 늦은 저녁에 체력 유지가 필요할 때 마시는 기능성 음료 등은 현재 중국 Z세대의 일상에서 필수 요소가 됐다.
첸잔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2024년 중국식 건강음료 발전추세 보고’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건강음료 시장 규모는 4억5000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0% 증가했다.
중국식 건강음료는 주로 구기자, 산사나무, 율무씨, 결명자 등 102가지 전통 원료로 제조된다. 특히 팥과 율무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커양(可漾) 음료는 인기 건강음료 브랜드 중 하나이다. 커양을 런칭한 중화식품은 중국 최대 팥 가공 기업으로, 30년 동안 피자헛과 KFC, COCO 등 많은 유명 식품 회사와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커양은 '습기가 두렵다면 팥 율무차를 마셔라.'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깨끗한 성분으로 본연의 맛을 살리는 동시에 건강까지 챙기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8년 처음 출시된 커양의 팥 율무차는 초기에 지역 시장에만 의존했음에도 불구하고 1~2년 만에 2억 개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한 2023년에는 많은 경쟁사를 제치고 티몰의 팥음료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징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료 1위, 틱톡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설탕 음료 1위 등의 성과를 이루었다. 이러한 성공은 커양의 지속적인 혁신과 품질 유지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을 챙기는 중국의 최근 트렌드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다른 건강 음료 브랜드 위엔치선린은 주로 저당과 저칼로리 음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슬로건은 '젊은 세대를 믿자‘로, 신제품 개발에 있어 젊은 세대의 의견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위엔치선린의 창업주는 영화 '라따뚜이'에서 'Everyone can cook' 이라는 대사를 인용하며, 경험과 경력, 배경과 상관없이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광동량차와 같은 전통적인 중국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고, 전통 맛을 통해 시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 약식동원, 엄마의 손맛 등의 키워드에 집중해 연구를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특히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위엔치선린은 이를 통해 시장에서 독특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 건강음료 시장에서 커양과 위엔치선린의 점유율이 99%에 이른다. 특히 위엔치선린은 출시 1년 만에 매출량 1억을 돌파하며 시장의 58.6%를 차지해, 이전에 41% 점유율을 보유하던 커양을 앞질렀다.
위엔치선린의 대표 제품인 '위엔치쯔자이수이’는 팥율무차, 대추구기자차, 녹두차 등 세 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위엔치선린은 이 제품을 생산할 때 고품질 원료를 직접 끓여서 제조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대량생산 측면에서는 비효율적일 수 있으나 본연의 맛과 영양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필요한 방식이었다. 반면 경쟁 브랜드인 커양은 농축액 추출이나, 일부 브랜드는 분말을 물에 직접 용해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
위엔치쯔자이수이를 선택한 누리꾼들은 "확실히 집에서 직접 끓인 팥율무차와 비슷한 맛이 나고, 설탕 대신 에리스리톨을 사용해 달지 않아 좋았다. 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소비자 반응은 위엔치선린의 제품 전략이 중약 성분이 트렌드인 중국 시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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