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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대체식품 MZ세대 겨냥 본격 경쟁

곡산 2024. 9. 12. 08:52
식물성 대체식품 MZ세대 겨냥 본격 경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9.12 07:52

대체우유 등 동네 마트까지 진출 전문 판매대…2026년 시장 2800억 예상
CJ ‘플랜테이블’ 브랜드 품목 다양화 40개국 수출
‘풀무원 지구식단’ 비건 만두 상반기 매출 74% 급증
식물성 ‘동원참치 마이플랜트’ 6개월 만에 20만 캔
신세계푸드 ‘베러미트’ 외식·급식·HMR 등에 활용
 

소수의 소비자층을 겨냥하던 대체식품이 식품업계 대세로 떠오르면서 식물성 대체식품에 업계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식물성 대체식품의 주 소비자 연령대는 20~30대 후반이다. 자신의 건강관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MZ세대에게 식물성 대체식품은 동물성 제품에 비해 더 친환경적이고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 확연히 적어 ‘헬시플레저’ 추구 성향과 잘 부합한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과거 식물성 대체식품이 찾기 어려웠던 것과 달리 최근 동네 소규모 마트에서도 식물성 대체식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마트에는 아예 식물성 대체식품 판매대가 따로 구성돼 있고 우유 판매대에도 다양한 귀리 우유, 아몬드 우유 등이 비치돼 있다. 과연 식물성 대체식품은 미래 식품 시장을 평정할 수 있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대체식품 수입량은 2638톤으로 2015년 159톤 대비 16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2022년 기준 국내 유통되는 대체식품은 총 1028개로 국내서 생산되는 제품이 796개(77.4%)를 차지하면서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가 오는 2026년 2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2년 8월을 기점으로 5년간 출시된 식물성 대체육 제품의 95% 이상을 국내 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중소기업 중심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냉동조리식품, 즉석 편의식 등 다양한 식품 카테고리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국내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은 신세계푸드, 롯데웰푸드,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이 주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말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에서 비건 만두 ‘비비고 왕교자’를 출시했다. 최근 플랜테이블은 국물요리, 캔햄, 너겟 등 신제품 3종을 선보이면서 기존 여섯 가지 품목(만두, 떡갈비, 미트볼, 함박스테이크, 주먹밥, 김치)에 더해 제품군을 강화했다. 브랜드 론칭 이후 제품 누적 판매량은 800만개를 돌파했고, 국내외 매출은 작년 10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CJ제일제당의 주력인 비비고 브랜드를 사용한 식물성 식품으로 이름을 걸고 독일과 영국, 호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40여 개국에 수출도 한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은 비건 시장이 큰 미국 등 해외 시장을 주력으로 삼고 미국 식물성 유제품기업 뉴컬쳐와 협력해 글로벌 식물성 식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CJ제일제당 바이오 사업부문의 식물성 원료 활용 노하우를 뉴컬쳐에 전수하고, 뉴컬처는 이를 바탕으로 비건 치즈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비건 치즈 대량 생산 비용이 절감되면, CJ제일제당은 냉동 피자 시장에도 비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풀무원은 일찍이 두부 기반 식물성 단백질 소비 증가에 대응해 왔다. 2021년 말 채식 브랜드 ‘플랜트스파이어드’를 출시하며 미국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기도.

 

또 국내에선 '풀무원 지구식단' 브랜드를 통해 한식 교자만두를 선보이면서 비건 만두 시장부터 진입했다. 브랜드 론칭 1년 만에 제품 품목 수를 30%가량 확대해 누적 매출 약 430억 원을 올렸고,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4% 증가했다. 2026년까지 연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고, 지속가능식품을 회사 전체 식품 매출의 6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풀무원은 다양한 식물성 대체식품 출시에 대해 올해 상반기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 높은 품질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며,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미·중·일 글로벌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만큼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동원F&B도 비건 사업에 뛰어들었다. 참치가 들지 않은 참치캔 '동원참치 마이플랜트', 콩을 원료로 사용한 식물성 캔햄 '마이플랜트' 등이다. 또 비건 전문 브랜드 비비드그린을 론칭하고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카레, 소스 등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비건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플랜트에서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동원참치 마이플랜트' 5종도 출시 6개월 만에 20만캔 이상 팔리는 성과를 올렸다.

 

신세계푸드는 돼지고기 대체품 수요를 겨냥, ‘베러미트(Better meat)’ 브랜드를 론칭하고 돈육 햄 콜드컷 등을 출시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식물성 재료로 고기나 햄과 비슷한 맛과 식감을 내는 베러미트는 외식과 급식, 베이커리, HMR 제품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또 작년부터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을 통해 코엑스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관련 간편식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이마트 주요 매장에서 ‘유아왓유잇’ 식품성 간편식(Plant-based HMR)의 판매를 본격화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유아왓유잇’ 식물성 간편식은 100% 식물성으로 만든 코엑스 매장의 인기 메뉴를 집에서 전자레인지 조리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간편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식물성 대안식품이 맛은 물론 영양 면에서도 기성 제품 못지않은 만족도를 주고, 관련 제품을 접할 기회도 늘어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환경문제와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식품 기업들도 신사업으로 역점을 두는 만큼 대체식품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국내 시장에서 식물성 대체식품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시장을 선점하고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해외에서 K-푸드가 인기를 얻는 시점에 비건 제품을 출시하면 한국 음식은 맛도 있지만 건강하기도 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도 있고, 유제품·육류가 빠진 제품은 수출 통관도 더 쉬워 시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