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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식품 강국 네덜란드, 푸드테크에도 발 빠른 행보

곡산 2024. 8. 19. 20:44
[글로벌 트렌드] 식품 강국 네덜란드, 푸드테크에도 발 빠른 행보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8.16 13:43

농산물 수출 미국 이어 세계 2위…농식품, 국가 10대 산업에 포함
소시지 등 배양육 생산…모든 유형의 3D 프린팅 기술 보유
글루텐프리 식품 5000만 유로에 우유 대체 식물성 음료 성장
귀뚜라미 분말 ‘곤충 단백질’ 일반식품·반려동물 사료에 사용
음식물 쓰레기 줄이고 친환경 코팅제로 망고 등 유통기한 연장
탄산음료 소비세 인상에 유기농 식품 육성…영양점수표 도입도
 

네덜란드의 국토 면적은 세계 130위, 인구는 세계 72위에 불과하지만 농산물 수출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출국이다. 또한 농식품 산업은 2011년 네덜란드 정부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선정한 10대 산업에 포함됐고, 식물성 대체 식품이나 첨단 푸드테크 등 농식품 산업 기술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엔 식량 위기 등 세계적인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다.

 

이처럼 네덜란드 농식품 산업은 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 등 혁신적인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한편 강력한 수출 지향에 뿌리를 두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얻고 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식물성 식품, 건강 식습관, 편의 제품에 대한 수요 등 변화하는 소비자 선호도에 빠르게 대처하면서 산업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코트라 암스테르담무역관이 전한 네덜란드 식품 산업의 전반적인 현황 중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재정리했다.

 

● 더 건강한 식단

◇영양 점수표 부착

영양 점수표(Nutri-Score)는 2024년 1월 1일부터 네덜란드에서 공식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영양 성분 표시 제도다. 이 시스템은 프랑스가 2017년 처음 정립, 도입했으며, 현재 유럽 내 몇몇 국가가 사용하고 있다.

 

영양 점수표는 포장 앞면에 A~E로 표시돼 있으며, 제품 구성 성분에 따라 해당 점수를 부여한다. 점수는 A(진한 녹색)에서 E(진한 주황색)까지 있다. 영양 점수를 사용하면 같은 유형의 제품을 비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성분을 가진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유의할 것은 A 또는 B가 제품이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동일한 유형의 제품에 비해 구성 성분이 더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소금, 설탕, 지방, 칼로리가 많은 제품은 점수가 낮고 섬유질, 채소, 과일, 단백질 또는 콩류가 함유된 제품은 점수가 높다.

 

제조업체는 올해 1월부터 영양 점수표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영양 점수 시스템을 통한 정부의 캠페인은 '보고, 비교하고, 선택하라'는 것이다. 제조업체가 영양 점수를 사용하기로 선택하면 해당 업체는 자신들의 모든 제품에 영양 점수를 표시해야 하며, 등록 후 24개월 이내에 이를 이행해야 한다. 최근엔 거의 모든 슈퍼마켓이 자체 브랜드에 영양 점수 부착을 시작했다.

 

◇탄산음료 소비세 인상

2024년 1월 1일부터 탄산음료, 무알코올 음료에 대한 세금이 리터당 0.09유로에서 0.26유로로 189% 인상됐다. 소비세는 모든 음료에 동일하게 적용되며, 음료에 설탕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건강한 식습관을 장려하기 위해서 생수에 대한 소비세는 2024년 1월 1일부터 폐지됐다.

 

◇유기농 식품 구매 증가

최근 네덜란드 유기농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다. 독일 리서치 회사 GfK에 따르면 2023년 네덜란드 유기농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16억 유로 규모로,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증가했다. 가장 큰 증가율(20.8%)을 보인 품목은 신선 유기농 제품으로, 전체 유기농 식품 매출의 약 4분의 3을 차지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30년까지 경지 면적의 15%를 유기농법으로 재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2022년 말까지 약 4.4%를 달성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농식품 산업은 혁신적인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위)은 올해부터 제품에 표시되고 있는 영양점수표와 (아래 왼쪽부터) 미테이블의 배양육 소시지, 프로틱스사의 곤충 단백질 프로틴 X, 식품 프린팅 예시 모습. (사진=각 사)
 

● 新트렌드 - 무함유·식물 기반·곤충 단백질

◇무함유 제품

무함유 제품(Free-From Foods)은 알레르기, 과민증 또는 기타 건강상의 이유로 특정 식품 성분을 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제품으로 글루텐프리, 락토프리가 대표적이며, 최근 틈새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지에서 글루텐프리 제품은 빵, 파스타, 크래커, 쿠키 등 다양한 제품 부문에서 찾을 수 있으며, 시장도 2015~2020년 기간 2천만 유로에서 5천만 유로로 성장했다. 락토프리 제품군도 최근 제품의 종류와 브랜드가 늘고 있다. 오틀리와 알프로가 대표적이며, 알버트 하인과 에로노바, 알라, 나트루 등 다양한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식물 기반 제품

2022년 네덜란드의 유제품 대체 식물성 식품의 시장 점유율은 약 4%였으며, 우유 대체 식물성 음료와 발효음료의 경우 이미 10%를 넘어섰다. 또 2022년 식물성 제품 매출은 4억1140만 유로에 달했으며, 이 중 2억2080만 유로의 매출이 식물성 대체육류 품목군에서 발생했다. 특히 비건 치즈, 디저트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비건 제품과 대체 유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주요 유명 브랜드 외에도 알버트 하인, 윰보, 리들 등과 같은 슈퍼마켓도 자체 브랜드 식물성 제품을 브랜드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있다.

 

자료: gfieurope.org

◇곤충 단백질

곤충 단백질 시장도 느리지만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3년 1월 일반인들이 섭취하는 잡곡빵, 수프, 과자, 파스타 제품 등에 집귀뚜라미 분말을 '새로운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으며, 일반 식품과 식품 보충제 원료로 냉동, 페이스트, 건조, 분말 형태의 밀웜 사용을 승인했다.

 

현재 네덜란드에서는 곤충 분말 대부분이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 사료로 사용되며, 17%는 생선 사료로, 10% 미만은 일반 소비자용 식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소비자용 곤충은 주로 제품별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슈퍼마켓에서는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그리 많지 않다.

 

 푸드테크 – 배양육과 3D 프린팅

◇배양육

미테이블(Meatable)은 배양육을 생산하는 네덜란드 회사로, 특히 배양 돼지고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테이블의 목표는 동물이나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맛있고 지속 가능한 진짜 고기를 만드는 것이다. 미테이블은 또 올해 4월 유럽연합에서 처음으로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배양육 블라인드 시식회를 개최했다. 시식은 100% 소시지 대체 식물성 식품과 배양육(배양돈 지방)이 28% 함유된 다른 소시지를 비교하는 방식이었다.

 

모사 미트(Mosa Meat)는 배양육 생산 및 생산 방법을 개발하는 회사로, 올해 4월 배양육을 위한 4천만 유로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주로 소 세포를 이용한 육류 배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생산되는 제품은 햄버거 패티다.

 

◇3D 프린팅 식품

3D 프린팅 식품 도입을 가속하기 위해 바헤닝언 대학과 아인트호벤 대학, TNO는 DFPI(Digital Food Processing Initiative)라는 이니셔티브에서 협력하고 있다. DFPI는 거의 모든 유형의 식품에 대해 3D 프린팅을 구현할 수 있는 압출 방식 및 분말 소결 방식 프린터를 자체 보유하고 있다. 또한 바이플로우 사는 식품 3D 프린팅에 특화된 회사다. 2015년 크게 주목받았던 '포커스' 프린터를 개발했으며, 2020년에는 글로벌 푸드테크 500대 기업 중 상위 20위 안에 들기도 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2022년 네덜란드에서는 1인당 연간 평균 33.4kg의 음식물이 버려졌다. 33.4kg은 한 해 동안 1인이 구매한 모든 식품의 약 9%에 해당하는 양으로, 네덜란드 정부는 2030년까지 21.6kg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지에서는 다양한 방안이 강구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할인 판매 방식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투굿투고’ 앱으로, 해당 앱을 사용하면 상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음식을 절약할 수 있다. 사람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도록 유도하고 레스토랑, 카페, 슈퍼마켓에서는 특정 시간대에나 하루가 끝날 때 남은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브로드 반 기스터렌(어제 먹다 남은 빵)도 자리를 잡고 있다. 알버트 하인, 플러스 등의 슈퍼마켓에서는 아침 시간대에 ‘어제의 빵’을 일반 2~3유로 가격 대신 0.25~0.75유로의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부분 슈퍼마켓에서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35%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업사이클링’ 제품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선푸드는 버려질 뻔한 과숙 바나나로 바나나 빵을 만들고, 프룻레더는 과숙 망고로 모조 가죽을 만든다. 또 스타트업 드 트웨이드 예우흐드는 제과점에서 남은 빵을 저장해 구운 냉동 샌드위치로 만든다.

 

최근엔 일부 과일에 뿌리는 친환경 코팅층인 액체실 등 솔루션을 활용해 아보카도, 망고, 감귤류, 파파야 등의 유통기한을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