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맛을 알아가는 유럽…‘건강 스낵’으로 성장

 

떡 맛을 알아가는 유럽…‘건강 스낵’으로 성장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11.2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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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프리에 나트륨 적어…영국 등 수출액 두 자릿수 신장 올해 100억대
한국산 떡볶이 떡 비해 현지산 아이스크림 찰쌀떡
상온 보관-짠맛 대비 단맛-초콜릿 등에 냉동 보관
시장 초기 단계…건강성 살리고 다양한 맛 접목해야
탄수화물 혈당 상승 지적도…비건·무첨가 등 홍보를
제품에 일본 용어 ‘모찌’ 사용…우리식 명칭 제안 필요

 

이제 걸음마를 막 뗀 유럽의 ‘떡’ 시장에서 한국산 떡이 매년 수출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KATI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유럽과 영국으로 수출된 한국의 떡 수출액은 689만 불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8% 증가한 수치이며, 2022년을 기준으로 3년 전인 2019년 317만 불에 비하면 116.9% 증가한 수치다. 올해는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1월부터 9월까지 누계 수출액이 719만 불로 전년 수출액을 능가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에서 떡 시장이 성장하는 데는 ‘건강’과 ‘웰빙 문화의 확산’이 큰 이유다. 대중적으로 소비하는 감자 칩이나 비스킷 등에 비해 떡은 글루텐프리 식품인데다 나트륨 함량이 비교적 낮고 트랜스 지방 등을 함유하지 않아 좀 더 건강한 스낵으로 여겨진다. 또 바쁜 생활을 영위하는 소비자들이 식사 사이에 바로 먹을 수 있는 건강 간식을 요구하면서 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쌀에는 면역력 증진에 필수적인 탄수화물, 마그네슘, 철, 아연 등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는 건강상 이점도 떡 시장 촉진에 한몫하고 있다.

△‘건강’과 ‘웰빙 문화의 확산’으로 유럽시장에서 한국산 떡의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에 유럽의 유통 매장과 각 식품 기업에서는 떡을 활용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사진=각 사)

 

이에 따라 유럽의 유통매장과 각 식품기업에서는 떡을 활용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한국산 떡 제품도 많이 판매하고 있는데, 유럽에서 판매되는 대부분 한국산 떡 제품은 떡볶이 떡이다. 이에 비해 현지에서 생산된 떡 제품은 아이스크림 찹쌀떡이 많다.

 

또 한국에서 수출된 떡 제품들이 매운맛이나 간장 맛·짜장 맛 등 짠맛의 실온 보관 떡볶이 제품인 데 비해, 유럽에서 만들어진 제품들은 대부분 단맛을 내는 냉동보관 아이스크림류 제품이다. 특히 찹쌀떡 아이스크림의 형태를 띠고 바닐라·초콜릿·망고·코코넛·베리류 등 다양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에서 제조된 한 아이스크림 떡 제품의 경우, 단맛과 짠맛을 결합한 제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속은 바닐라 쿠키 반죽 맛, 겉은 짭짤한 팝콘 맛으로 현지 소비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현재 유럽의 떡 시장은 초기 단계다. ‘떡’이란 식품이 시장에 자리 잡고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하는 첫 단계를 거치고 있다. 한국산 수출 떡 및 현지의 떡 제품 모두 ‘떡볶이 떡’ 혹은 ‘떡 아이스크림’ 형태로 판매돼 종류가 한정적이다.

 

그렇지만 떡에 대한 인식이 상당 부분 개선되었으며, 현지 유통매장에서 떡 제품이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점 등을 고려하였을 때 한국 식품의 건강한 이미지를 잘 살린다면 앞으로 한국 떡 제품은 유럽 시장에서 더욱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팥과 유자, 콩가루 등 한국의 특색있는 재료와 초콜릿, 과일잼, 코코넛 등 현지의 재료를 잘 조합하는 방법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FMI 세계 떡 시장 보고서에서는 떡이 저칼로리 간식임에도 불구하고 혈당 지수를 높이는 탄수화물 함량이 많은 점은 향후 판매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KATI는 색소 무첨가, 유기농, 건강, 재활용·분해 가능 용기 사용, 지속가능성 등 친환경적 요소를 잘 살린 제품이거나 글루텐프리, 비건, 낮은 콜레스테롤 등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식품의 특성을 잘 살린다면, 현지 시장에서 더욱 좋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유럽에서 제조된 떡 제품들은 떡의 직역 용어인 ‘Rice cake’보다는 모찌(mochi)라는 일본식 용어를 쓴다고 한다. 또 영어권에서는 떡뿐만 아니라 뻥튀기 같은 쌀 질감을 살린 크래커 또한 Rice cake로 부르며, 프랑스어권과 이탈리아어권, 스페인어권인 남유럽 국가들에서는 쌀과 계란, 커스타드 크림, 카라멜 혹은 설탕 등을 넣어 만든 케이크나 푸딩 또한 Rice cake로 부른다고 한다. ‘우리 떡’을 잘 표현하고 설명할 수 있는 명칭도 함께 고려하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