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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트렌드] 미국 기업들 "친환경 포장재는 미래 경쟁력 확보 수단"

곡산 2022. 8. 25. 07:50
[마켓트렌드] 미국 기업들 "친환경 포장재는 미래 경쟁력 확보 수단"
  •  정리=김민 기자
  •  승인 2022.08.24 20:44

환경문제 해결에 직접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전략 필요
"선택 아닌 필수"...​​​​​​​식물기반 바이오 플라스틱 수요와 기회

전 세계적으로 매년 20억 톤의 쓰레기가 매립되고 있다. 이 중 미국 쓰레기 매립량은 전세계의 약 8%인 1억6000만 톤에 달한다. 기후 변화와 환경 보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며, 이제는 기업들의 성과 측정 기준에 '지속가능성'도 함께 반영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를 비용의 개념이 아닌, 미래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품의 포장재 및 포장 용기를 친환경 소재로 바꿔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이 분석한 미국 친환경 포장재 시장 현황을 들여다 본다.

■ 주요 기업의 친환경 포장재 도입 동향

처음 환경보호 차원의 포장재 재활용 개념이 소개된 것은 1994년 EU에서 발표한 ‘포장재 및 포장 폐기물 지침’이었다. 이후 2004년 재활용 촉진을 위해 상품에 재질 표기를 의무화하며 더욱 구체화됐다. 그 후 유럽과 아시아 등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포장 규격들이 발표됐으며, 2012년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국제 표준을 공표하며 각국 기업들이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사인 맥도날드(McDonald’s)는 2021년까지 전체 포장재 중 82.7%를 재활용 포장재로 사용했으며 2025년 100% 사용을 목표하고 있다. 코카콜라(The Coca-Cola Company)는 '쓰레기 없는 세상(World Without Waste)'라는 플랜으로 2030년까지 100% 재활용 포장재 사용 계획을 내세웠고, 이를 위해 협력사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로레알(L’Oréal)은 2025년까지 전 플라스틱 포장재를 재사용 가능하게 하거나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교체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네슬레(Nestlé) 또한 2025년까지 100%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 목표를 발표했으며, 대표적인 미국 유통회사 월마트(Walmart)도 2025년까지 자사 프라이빗 브랜드들의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사용하겠다 밝힌 바 있다.

코카콜라의 100% 식물기반 플라스틱 포장재 [자료: The Coca-Cola Company]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에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2년 1월 'Cleaner Production 저널'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는 기후 변화 문제를 인지하고 친환경 제품 사용을 선호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상품 구매 결정에 있어서 '친환경'이 중요한 역할은 한다고 했다.  

■ 대표적 친환경 소재 '종이'의 한계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기 위한 연구 중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로 제일 먼저 종이에 대한 R&D가 꾸준히 이뤄졌고 사용돼 왔다. 그러나 종이의 특성상 수분에 쉽게 젖기 때문에 내부에 얇은 코팅 막을 입히는 과정이 필요했으며, 식음료 및 요식업계에서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 스타벅스코리아는 종이빨대에서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고객 클레임에 따라 전량 회수한 사례가 있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공식 입장 발표에 따르면 그 냄새는 빨대의 강도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된 코팅액의 배합 비율 조정 중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공인된 검증 자료와 함께 발표됐지만, 종이 빨대는 코팅막 처리를 해도 액체에 오랜 시간 담가두면 강도가 약해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크게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IDTechEx는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러한 이유로 환경에 유해함을 인지하면서도 플라스틱 소재의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하며 2050년까지 전 세계 플라스틱 시장 수요는 2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 플라스틱 대체재 개발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상품화 연구에 끊임없는 힘을 쏟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은 무엇인가?

바이오플라스틱은 재생 가능한 원재료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을 총칭하는데, 석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 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자연계에서 분해되지 않는 기존의 플라스틱과는 달리 세균에 의해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말한다.

바이오플라스틱의 생화학 사이클 [자료:  Medical Design Briefs]

옥수수, 사탕수수, 콩 등으로 만드는 바이오플라스틱은 기존의 플라스틱과 비슷한 성질을 지니지만, 토양 중의 미생물에 의해 분해돼 물과 이산화탄소가 되며 폐기물은 퇴비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런 바이오 플라스틱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썩는 생분해성과 폐기 작업이 필요한 난분해성으로 나뉜다. 음식 저장재 및 포장재, 음료수병 등 범용 플라스틱에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사용된다면, 키보드, 전기 가전부터 자동차 등 장기간 내구성이 필요한 분야에는 난분해성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2020년 European Bioplastic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에서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58.1%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난분해성 플라스틱보다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상용화돼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바이오 플라스틱 중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전분계 수지(starch-based resins), PLA, PHAs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상용화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은 PLA(polylactic acid)로, 일정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자연 분해되며, 생산 과정에서 또한 기존 플라스틱보다 훨씬 적은(1/4 이하) 수준의 온실 가스를 배출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PLA는 비닐봉지, 식품 용기, 병, 일회용 식기뿐만 아니라 식품류를 포장하는 플라스틱 포장재 등에도 넓게 활용되고 있다. 

2020년 세계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 시장점유율 [자료: European Bioplastics]

■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 연평균 13.5% 성장 2028년 21억 4600만달러 규모 예상

The Insight Partners 자료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2020년 8억1272만 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2028년까지 연평균 13.5% 성장률로 21억4605만 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포장재, 농업 분야, 소비재, 자동차업계, 소재, 건축 및 건설 업계에서 꾸준한 수요 상승이 예상되며, 바쁜 라이프스타일의 대도시 중심으로 쉽고 빠르고 간편하며 친환경적인 포장재(on-the-go packaged goods) 수요가 두드러지게 높아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친환경 소재 개발의 최전선에서 혁신적이고 친환경적인 소재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 개발에 힘을 쏟고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미국 바이오 플라스틱 마켓 매출 전망 (단위: US$ 백만) [자료: The Insight Partners]

■ 바이오플라스틱 포장재는 연평균 15% 성장 2028년 11억 868만달러 규모 전망

The Insight Partners 자료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 플라스틱 활용 분야는 2020년에 3억8165만 달러 매출을 보이며 포장재가 제일 큰 시장으로 성장했고, 2028년까지 11억868만 달러로 연평균 14.9% 성장이 예상된다. 플라스틱은 저렴하고 가공이 용이하며 가볍고,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탁월한 포장재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바이오 플라스틱 활용 시장점유율 분석 (단위: US$ 백만) [자료: The Insight Partners]

자동차 산업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은 연평균 9.7%로 제일 저조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지만, 차량 무게를 줄여 연료 소비와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며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바이오 기반 폴리아미드(polyamides) 및 바이오 기반 폴리에스터와 같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을 사용해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고품질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바이오 기반 폴리에스터 또는 바이오 기반 폴리아미드에 대한 연구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쓰비시(Mitsubishi Chemicals)가 개발한 DURABIO는 식물성 기반의 난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열, 외부충격, 날씨 등으로부터 강한 내구성을 가지며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자동차 내 외부에 사용되며 내구성을 요하는 분야로 넓게 활용되고 있다.

시사점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속적인 수요에 비해 제한적인 생산과 공급이었다. 하지만 코카콜라, 로레알 등 주요 기업의 바이오 플라스틱 사용 발표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많은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한국의 LG화학이 미국의 식품영양기업 ADM(Archer Daniels Midland)과 합작법인 출범을 발표했다. ADM의 곡물 가공기술과 LG화학의 화학제품 생산기술을 활용해 빠르게 성장하는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미국의 화학기업에서 근무하는 A씨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은 석유, 자동차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생활과 가장 밀접한 부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아직 적용 가능한 분야가 다양한 단계이므로 시장 선점과 기술력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많은 기업이 친환경 소재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갖추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빠르게 대응하는 만큼 친환경 소재의 시장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성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