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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수입산 재료 거부감에..하림·도드람이 파고들었다

곡산 2022. 2. 25. 07:53

가정간편식 수입산 재료 거부감에..하림·도드람이 파고들었다

구단비 기자 입력 2022.02.25. 04:05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는 HMR(가정간편식) 시장에 육가공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입산 재료를 사용한 저렴한 밀키트가 아닌 국내산 고급 재료로 맛과 품질을 높인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닭고기 가공 업체 1위인 하림과 브랜드육 시장 점유율 1위인 도드람은 직접 자사의 제품을 활용해 HMR을 생산하고 잇다. 하림은 닭고기를 이용해 닭갈비, 닭 한 마리 칼국수, 닭볶음탕 밀키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에서 판매되는 이 제품은 타사 제품에 비해 가격이 다소 높지만 "고기가 국산이고 신선해 자주 구매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최근 집밥을 선호하는 고객분들이 늘어나면서 HMR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하림의 HMR 제품들도 최근 판매량이 늘고 있어 자신있는 좋은 품질의 닭고기를 활용한 HMR 제품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드람도 돼지고기의 강점을 살려서 돈가스, 불고기부터 곱창, 스테이크 류의 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도드람의 지난해 육가공품 온라인 매출은 코로나19(COVID-19) 이전인 2018년과 대비해 약 2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드람이 운영하는 '도드람몰'의 간편식 매출도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도드람의 2019년 대비 2020년 간편식 매출은 117% 증가했다. 도드람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에는 돈가스, 불고기 등 집 반찬으로 활용하기 좋은 제품의 판매량이 돋보였고 최근에는 곱창, 스테이크 등의 특별식 매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 변화에 발맞춰 가정간편식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HMR 시장의 규모는 올해 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7000억원대에서 2019년 4조원대로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값싼 수입산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HMR 생산기업 632개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HMR 제품 중 국내산 재료를 사용한 경우는 67.1%, 수입 원료를 사용한 경우는 32.9%로 나타났다. 수입 재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 때문이었다. 또 영국, 이탈리아, 캐나다 등 해외 사례를 예로 들며 자국산 농산물을 사용한 제품들을 프리미엄 제품화하는 등 소비를 촉진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HMR을 구매할 때 제품의 가격보다 맛을 중시한다는 사람들의 비율도 늘고 있다. 주부들은 맛과, 원재료 품질과 원산지를 가격보다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리서치 회사 마크로밀엠브래인이 지난해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HMR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8%가 음식의 맛을 가장 중시했고 그다음으로 제품 가격(41.4%)과 원재료의 품질이나 원산지(26.4%)를 따져본다고 했다.

하림과 도드람은 바로 이 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동민 강릉원주대 식품가공유통학과 교수는 "HMR 분야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비교적 초기 시장이라 규정이 정확하게 마련돼있지 않아 소비자가 원산지를 챙겨보기 어려울 수 있다"며 "육가공 업체에서 좋은 품질의 재료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이면 다른 경쟁사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는 좋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구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