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소비자를 사로잡는 키워드, 지속가능성
2021-09-06 독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 이예나
- 정부 정책 및 기업의 ESG 경영 등과 맞물려 독일인의 지속 가능한 소비 확대 추세 -
- 소비재 기업의 독일 진출 시 지속가능성 트렌드 고려한 통합 마케팅 필요 -
독일인들에게 지속 가능한 소비는 단순히 물건 또는 서비스를 구매하는 차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 특히 소비재 기업의 독일 시장 진출 시 지속가능한 소비의 의미를 사전에 이해하고, 생산품뿐만 아니라 생산과정 및 유통과정에서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하는, 독일 소비자의 눈에 맞는 통합 마케팅이 필요하다.
지속가능성, 독일 소비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라
독일에서 약 8개월 가까이 지속된 록다운이 지난 5월 조기 해제된 후, 6월 소매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8.5%로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독일 소비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독일의 소비시장에서는 '지속가능성‘이 핵심적인 요소로 떠올랐다. 맥킨지가 독일인 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상적인 소비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고 대답한 사람이 전체의 4분의 3(78%)에 달했고, 그 중에서도 절반 이상(51%)은 팬데믹을 경험한 이후 지속 가능한 소비와 관련된 지출을 더 늘렸다고 대답했다.
지속가능성이란?
최근 경영 및 투자 분야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개념이 화제라면, 독일 소비시장에서는‘지속가능성‘이 분석에 있어서 대표 키워드이다. 이는 일차적으로 친환경∙유기농∙착한기업 등 이전에는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가치소비의 트렌드가 '지속가능성‘이라는 상징으로 통합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독일 소비자가 제품 구입 시에 제조사(수출자)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업의 스토리를 구매 결정 과정에서 고려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독일 E&Y가 독일인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해 추가 비용까지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매우 그렇다(34%)와 조금 그렇다(33%)로 긍정적 답변이 절반을 훨씬 넘었는데, 이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독일 소비자들의 선호가 추가 비용 지불의향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독일 소비자 대상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한 추가 비용 지불의향 설문 결과
(단위: %)
자료: 독일 E&Y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한 정부의 노력
UN은 2015년 총회에서 인간∙지구∙번영∙평화∙파트너십 등 총 5개 영역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수립하고 2030년까지 달성키로 결의하였다. 독일 정부도 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중 12번 째 목표인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양식의 보장’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2016년 2월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한 기본 정책을 발표했으며, 소비자와 생산자, 그리고 공공영역에서 지속가능 소비와 생산양식을 정착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UN 지속가능 발전목표(총 17개)
독일 정부의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을 위한 세부 목표
구분 | 세부 목표 |
소비자 | 과도한 자원∙에너지 고갈 및 탄소 배출 상품 소비 줄이기 및 지속가능한 소비의 일상화 |
생산자 | 지속가능 생산을 위해 유럽 친환경 경영 인증마크(EMAS) 획득 생산자를 2030년까지 5000개로 확대 |
정부 | 공공기관 차량의 탄소 배출 감축, 공공기관 행정업무 시 독일 친환경 라벨(blauem Engel) 마크 획득 종이사용 비율 2020년까지 95%까지 확대 등 공공영역의 지속가능 소비 실천 |
자료: UN 및 독일 정부 홈페이지
지속가능한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는 독일 기업
정부의 정책적 노력과 소비자들의 지속 가능한 소비 증가에 따라 독일 기업들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다소 복합적인 지속가능성의 여러 측면들 중에서 독일인들은 특히나 친환경적 포장재의 사용을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외에도 동물복지∙지역사회∙제품 구매 등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 지속가능한 소비 트렌드에 맞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몇몇 기업의 예를 통해 지속가능 소비시장의 흐름을 알아보자.
독일 소비자가 지속가능 소비 시에 주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자료: statista
1) 다회용 커피 및 도시락 용기 공유 서비스 리컵(Recup)
리컵(Recup)은 경영학 전공 독일인 플로리안 파칼리(Florian Pachaly)와 지속가능경영을 공부한 스웨덴 출신 파비안 에커트(Fabian Eckert)가 2016년 뮌헨에서 진행한 일회용 컵 줄이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리컵은 다회용 컵 보증금 제도라고 할 수 있는데, 아도마(Adoma GmbH)라는 독일의 중견기업이 제작하는 100% 재활용 가능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이 리컵을 음료 테이크 아웃 시 1유로의 보증금을 내고 사용한 뒤 반납을 원할 때에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리컵 파트너 카페 또는 가게를 검색 후 보증금 환불이 가능하다. 초기 창업자들의 지속가능성 프로젝트와 스토리가 독일의 각종 방송과 라디오를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독일인 소비자의 열렬한 호응을 받게 되면서 리컵은 같은 해에 창업까지 성공했다. 두 명으로 시작한 이 스타트업의 현재 직원은 34명이며, 2019년부터 흑자 전환 후 지속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리컵 파트너는 2017년 500개에서 현재는 독일 전역에 8600개가 넘고, 그 중에는 알리안츠(Allianz)와 같은 대기업과 독일의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 알나투라(Alnatura), 그리고 볼프스부르크(Wolfsburg)시에 이르기까지 그 규모와 종류가 다양하다. 볼프스부르크시는 리컵 제도를 이용하고 2018년 한 해에 시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컵 150만 개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독일의 대형 커피상점 치보(Tchibo)과 독일 맥도날드는 2018년부터 리컵제도를 시험 시행을 시작으로 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트렌드를 잘 반영한 리컵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리컵(Recup) 사진
자료: 리컵(Recup) 홈페이지 및 무역관 자체 촬영
2. 패스트 패션 기업들의 지속가능 콜렉션 - 자라(ZARA)와 에이치앤앰(H&M)의 사례
자라(ZARA)와 에이치앤앰(H&M)은 독일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대표 브랜드다. 빠른 상품 회전율과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층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들 세대에서도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지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게 되면서 이 두 대표 브랜드들은 각각 조인 라이프(Join Life)∙컨시어스(Conscious) 라인을 만들어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도 한 자라(Zara)의 모기업 인디텍스(Inditex)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홍보는 동종 타 업체 대비 훨씬 적극적인 편인데, 환경단체의 승인을 거친 원단에 '조인 라이프(Join Life)'을 붙이고, 생산 과정에서도 ‚그린투웨어(Green-to-Wear)‘라는 친환경적 화학 처리 과정을 운영한다. 인디텍스는 2025년까지 자라를 비롯한 인디텍스의 모든 의류 제품을 지속가능한 원단으로 제작하겠다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ZARA와 H&M의 지속가능 제품 구매 홈페이지
자료: ZARA, H&M 홈페이지
끊임없이 쏟아지는 기술혁신과 지속가능 소비재
독일의 기업들은 이렇듯 ESG 경영 전략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한 생산 체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한, 기술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성 제품 생산으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 성과 중에는 플라스틱 포장재 대체를 위한 기술 개발 및 상품 생산이 눈에 띄는데, 연방교육연구부(BMBF)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의 정책 및 재정 지원에 힘 입어 대학 등 주요 연구소∙기업 간 협업을 통해 신 기술 개발이 활발한 편이다. 이와 같은 혁신기술 상품개발의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독일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아디다스(Adidas)다. 아디다스는 독일 주요 대학 및 연구소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100% 재활용이 가능한 러닝화 ‚퓨처크래프트 루프(Futurecraft Loop)‘를 업계 최초 출시, 제품의 생산∙포장∙조달∙폐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대표적인 지속 가능한 생산 기업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아디다스가 기술협력을 통해 출시한 러닝화 '퓨처크래프트 루프‘ 사진
자료: 아디다스(Adidas) 홈페이지
또한 식품 및 외식 산업계에서는 '환경‘을 화두로 한 포장재 혁신도 지속적이다. 냉동식품 기업인 프로스타(Frosta)는 2020년 1월부터 기름과 습기에 강한 종이봉투 사용으로 기존의 플라스틱 봉투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연간 약 4000만 개의 플라스틱 포장 줄이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스타는 수용성 잉크로 인쇄, 폐지로 재활용 가능한 소재로 특허 출원한 바 있다.
프로스타 사의 새로운 냉동식품 종이 포장재 사진
자료: 프로스타(Frosta) 홈페이지
시사점
독일의 기업 마케팅 전략개발 및 컨설팅 회사인 P사 두츨러 박사에 따르면, "지속가능성은 소비재 산업에서는 결코 피할 수 없는 핵심 키워드“라고 말하며 "소비자, 정부 그리고 다른 이해 관계자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향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만큼 소비재 기업들의 전 생산∙유통∙판매 과정에서의 지속가능성이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기업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즉, 소비재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대한 스토리가 제품에 담겨 있는 것이 향후 독일의 지속가능한 소비 시장 진입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우리 소비재 기업의 경우도 독일 시장 진출 전에 기업의 생산과정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하고, 또 제품의 원재료부터 포장재까지 독일인의 깐깐한 ‚지속가능성‘ 기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기업의 스토리를 제품 홍보 시에 적극 활용하는 등 날이 갈수록 복합적으로 바뀌고 있는 소비자의 가치 소비 기준을 공략한 홍보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자료: 독일 정부, UN, statista, Handelsblatt, E&Y, 맥킨지 지속가능 보고서, 한국 소비자평가, 각 기업 홈페이지, 독일 기업 컨설팅 관계자 인터뷰 및 KOTRA 자체정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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