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유혹’ 근절 나선 독일…트랜스지방·나트륨·설탕 규제 본격화

‘맛의 유혹’ 근절 나선 독일…트랜스지방·나트륨·설탕 규제 본격화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02.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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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지방 함량 전체 2% 이내 제한 EU 방침 따라
나트륨도 100g 당 2g으로 제한, 영유아용 음료 설탕 첨가 금지

약대신 적절한 식생활 개선으로 건강을 유지하자는 의식이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 위협 요인을 줄이기 위한 각종 식품 규제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트랜스지방과 나트륨, 설탕 규제 강화다. 맛을 위해 필요하지만 과하게 섭취할 경우 비만 및 질병 위험이 뒤따라 규제를 통해 적정량 섭취를 유도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올해부터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에서도 확대 시행된다. 코트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에 따르면, 독일은 2018년 12월 의결한 ‘식생활 중 설탕·소금·트랜스 지방 감량 정책’에 근거해 올해부터 소매용 제품에 식품 내 트랜스지방 및 나트륨 함량을 100g당 2g으로 제한하며, 영유아용 음료의 설탕 첨가도 금지한다.

먼저, 트랜스지방 규제는 2021년 4월 2일부터 식품에서 트랜스 지방 허용치를 전체 지방량의 2% 이내로 제한한다는 EU 방침과 함께 트랜스지방의 하루 섭취량이 2.2g을 넘어선 안 된다는 세계보건기구(이하 WHO)의 권고와 연관성이 있다.

독일 정부는 제도 정착을 위해 식이·식품규제법규를 통해 위반 시 행정 제재를 가하고, 트랜스지방을 100g당 2g 초과한 제품의 시장 출시 금지를 위해 주요 유통업체 및 식품산업 기업과의 협력 의무 협정을 체결해 실질적인 목표 달성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튀긴 감자 등 감자 가공제품, 특정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마가린이나 제과, 피자류 식품은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랜스지방 규제와 함께 식품의 나트륨 함량 제한도 시행한다. 골자는 나트륨 함량을 100g당 2g으로 제한해 소금 섭취량을 5g 미만으로 유도한다는 것으로, WHO에서는 하루 섭취 소금양이 5g을 넘으면 안 된다고 권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소금의 주요 성분인 나트륨과 아이오딘산 나트륨 등의 함량을 100g당 2g으로 제한하고 있다.

독일 식품 연맹에 따르면, 현재 독일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이번 조치는 관련 함유량의 라벨링 의무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식이·식품규제법규를 통해 라벨링 위반 시 행정제재를 가하게 된다.

이와 함께 영유아용 음료의 설탕 첨가 금지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20년 11월부터 생후 1000일 동안 영유아가 섭취하는 용도로 제작된 음료 제품에 설탕 첨가를 금지하고 관련 사항에 대한 라벨링 규정을 발표했다. 또 당뇨와 비만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과일 주스와 청량음료, 차 규제법규를 개정하고 시행했다. 설탕 외에도 꿀, 과즙, 시럽, 농축 주스의 첨가도 금지된다. 처벌도 강력한데, 과일 주스와 청량음료, 차 규제 법령은 해당 첨가 금지를 어기고 유통하는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는다.

또한 라벨링에서 제조사는 영유아용 음료 구매 후에 해당 제품에 설탕 등을 첨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을 고지해야 하며, 무설탕 차도 생후 4개월이 돼야만 마실 수 있다는 규정도 라벨링을 통해 전달해야 한다. 따라서 해당 사항이 라벨링 돼있지 않은 제품은 판매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조치의 최종적 목표는 2025년까지 과일·청량음료에 첨가된 설탕류 15% 감소, 어린이용 시리얼에 첨가된 설탕 20% 감소, 어린이용 우유 가공품에 첨가된 설탕류의 15% 감소다. 이를 통해 독일 정부는 성인 기준 1일 설탕 섭취량이 50g 정도로 조절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무역관은 EU에 수출하는 우리 식품 기업에 대해 변화된 관련 규정을 면밀히 살펴 필요할 경우 적절한 대응를 취해야만 현 수출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2020년 한국의 대독일 수출은 전년대비 12% 이상 늘어났으며,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