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볶음라면 삼국지' 새 트렌드 될 수 있을까

곡산 2017. 3. 3. 08:23
'볶음라면 삼국지' 새 트렌드 될 수 있을까
삼양 불닭볶음면 vs 오뚜기 볶음진짬뽕 vs 농심 볶음너구리
승인 2017년 03월 03일  08:10:07박정훈 기자 pjh5701@econovill.com
  

라면 업계에서 어느 정도가 되면 트렌드를 이끄는 제품이라 할 수 있을까. 최근의 사례를 봤을 때 그 파급력이 가장 확실했던 제품군은 ‘짬뽕라면’이었다. 오뚜기 진짬뽕으로 본격 시작된 프리미엄 라면 트렌드는 라면 한 개에 1000원이 넘어가는 가격을 소비자들이 납득하도록 만들었다. 이후 지난해 겨울 ‘부대찌개’ 라면들이 출시되며 잠시 인기를 끌었으나 트렌드라 불리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그러한 가운데 최근 국물이 없는 ‘볶음’라면들이 연달아 출시되며 업계의 새 트렌드에 도전하고 있다.     

볶음이나 비빔을 표방하는 국물 없는 라면은 사실 ‘메인’ 제품군은 아니다. 농심 ‘짜파게티’나 팔도의 ‘비빔면’ 등 장수 브랜드가 아니면 업계의 대세는 늘 국물 있는 라면이었다.

이러한 볶음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꾼 계기는 바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었다. 대중적으로 시판되는 라면들과 확실히 차별화된 진짜 ‘매운맛’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도전의 대상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불닭볶음면은 단순히 브랜드의 마니아들을 양산한 것 이상의 보상을 삼양식품에 가져다줬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삼양식품은 2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도의 71억원에 비해 253.5%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총 매출액은 3593억원으로 23.5%, 당기순이익은 18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삼양식품의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불닭볶음면의 2016년 1분기와 2분기 수출액은 각각 20억원, 70억원에 불과했으나 3분기부터 4분기에는 240억원, 320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브랜드를 응용한 배리에이션으로 출시된 쿨불닭볶음면, 핵볼닭볶음면을 출시했다. 본 제품들은 연달아 히트에 성공하며 볶음라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를확대했다. 

이를 지켜보던 오뚜기는 지난해 7월 자사의 히트상품 ‘진짬뽕’을 응용한 볶음면 ‘볶음진짬뽕’을 출시하며 새로운 라면 라인업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했다.

이와 같은 경쟁업체들의 볶음면 출시에 요지부동하던 업계 1위 농심도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며 볶음면 경쟁에 뛰어들었다. 농심은 지난 2월 자사의 35년 히트상품 ‘너구리’를 응용한 ‘볶음너구리’를 출시했다. 볶음너구리는 너구리 특유의 굵은 면발과 다시마 국물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 외국인들이 핵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유튜브 영상(왼쪽)과 농심 페이스북의 볶음너구리 관련 게시물. 출처= 유튜브/농심 페이스북

업계 1위의 시장 가세로 현재 라면업계는 삼양식품, 오뚜기, 농심 등 3개업체의 볶음면 경쟁 구도가 이뤄졌다. 전통적으로 국물 라면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는 현 시점에서 볶음면 제품의 성패는 지난해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했던 업계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농심의 가세로 시장의 판이 커지고 볶음라면에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더 커졌다”며 “프리미엄 라인을 잇는 제품들인 만큼 가격 차이보다는 그간 쌓아온 브랜드의 인지도와 차별화된 맛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꾸준하게 인지도를 쌓아온 불닭볶음면을 제외한 나머지 농심, 오뚜기 두 업체의 제품은 기존 히트상품을 활용한 배리에이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맛으로 차별화를 인정받지 못하면 오히려 ‘아류’ 취급을 받고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연 볶음면 제품들은 소비자들을 맛으로 설득해 짬뽕라면을 잇는 라면업계의 새 트렌드를 제안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