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젊은 세대의 음식문화로 등장했다.
음식은 사회적 의미를 지니는 상징으로도 해석된다. 어떤 음식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화비평가인 폴 퍼셀은 “교육을 잘 받지 못하고 빈곤층일수록 단것을 선호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단맛을 내는 칵테일은 프롤레타리아적 취향인 반면 상류층은 백포도주나 보드카, 혹은 스카치위스키를 선호한다.
음식과 심리 상태의 관계에 대해 정책적으로 특별히 관심을 많이 쏟는 사회는 군대다. 군대 식량은 사기(士氣)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군인의 사기가 상당 부분 음식의 양과 질에 의존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단조로운 가공 식품이 군인들의 식욕 감퇴와 우울증을 낳았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저자는 음식문화의 차이를 만드는 데 이념적 원리까지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모든 사회에서 음식과 관련된 생각이나 행동은 쾌락주의, 보신주의, 영성(靈性)주의라고 불리는 세 이념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쾌락주의는 음식의 맛뿐 아니라 미적 감각도 강조한다. 식도락 잡지들이 음식 자체가 아닌 다른 장식까지 화려하게 치장하는 데는 쾌락주의가 깔려 있다. 힌두교인들이 쇠고기를, 무슬림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영성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보신주의는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들 외에 음식의 다른 특질은 무시해 버린 원리’라고 저자는 규정한다. 영양 과학으로 대표되며 열에너지로 환산된 칼로리는 가장 기본적 분석 단위가 된다.
저자는 이런 논의를 통해 ‘음식은 곧 당신’이라는 명제에 이른다. 개인적 차이에 의해서든 사회적 차이에 의해서든 한 개인이 갖게 되는 음식문화는 그 사람의 정체성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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