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초점>롯데왕국 황제 물러나고…황태자들 띄우나? |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회장 일본롯데 회장 전격취임 속사정 |
롯데그룹 창업주이자 재계의 마지막 창업 1세대 신격호 회장. 우리 나이로 올해 87세다. 일각에서는 출생신고가 늦어져 90세라는 설도 있지만 어찌 됐든 고령에도 불구하고, 노구를 이끌고 현해탄을 넘나드는 경영으로 ‘왕성한 활동력’을 선보이고 있다. 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신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은 세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아들인 신동빈 롯데 부회장에게 한국 롯데그룹 권력의 일정부분을 이미 이양한 상태이지만 신 회장의 거취문제는 여전히 초미의 관심사이다. 그런 신 회장의 거취에 미묘한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어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롯데그룹의 그룹훈이 담긴 액자가 변경됐다. 이는 신격호 시대의 종언과 신동빈 시대의 사실상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여기에 신 회장이 갑작스레 일본 롯데 회장에 취임했다. 이 모두 고령의 신 회장이 이제 경영일선에서 한발 물러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는 배경들이다. 롯데그룹을 일군 신격호 회장은 1922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87세다. 이 시절 출생한 대부분의 어른들이 출생신고를 늦게 하듯이 신 회장도 출생신고가 늦어졌다면 90세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그룹 총수로서 현장에서 뛰기에는 부담스러운 나이임은 분명하다. 현장 뛰는 마지막 창업 1세대 신 회장이 아직까지도 현장경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유는 건강 때문이다. 타고난 건강체질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젊게 사려는 노력이 뒤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이 주류를 이룬다. 일례로 신 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드라이브를 즐길 만큼 자동차 마니아이기도 하다. 단순한 드라이브가 아니다. 속도를 즐기는 것이 신 회장 드라이브의 특징이다. 지금은 골프도 줄이고 정원 가꾸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한다. 일명 셔틀경영.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그룹을 챙긴다. 홀수달은 국내, 짝수달은 일본에 머무른다. 신 회장은 대부분의 경영자와 다르게 아침형 인간은 아니다. 통상 8시에 기상해서 9시경에 아침식사를 하고 업무보고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을 이용한다. 스위트룸으로 알려진 이곳은 신 회장의 숙소 겸 집무실이다. 이곳에서 롯데그룹의 대사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처럼 신 회장이 아직 일선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은둔형 경영인으로 통한다. 외출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계열사 사장들을 롯데호텔 집무실로 불러들인다. 주요 공식석상 등 외부에 전혀 모습을 노출시키지도 않는다. 때문에 ‘롯데그룹’하면 보수적 기업 이미지가 강하게 다가온다. 창업 이후 61년 만에 일본롯데 사장→회장 자리이동…은퇴 사전정지 작업? ‘구순의 회장님’ 갑작스런 승진에 경영일선 한발 비켜서려는 행보로 관측도 장남 신동주·차남 신동빈 나란히 부사장→부회장 영전…그룹 경영구도 재편중 하지만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한다. 롯데백화점이나 롯데호텔 등을 둘러보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창 때는 ‘잠행’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한 행보를 보여 롯데 임직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언제, 어디서 신 회장이 불쑥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신 회장이 국내에서 머무는 홀수달이면 롯데 임직원들이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최근에는 점퍼 차림으로 청계천변과 명동 일대를 산색하기도 한다는 전언. 물론 언론지상에 알려진 말쑥한 정장 차림의 초로의 신 회장 모습을 기억한다면 얼굴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신 회장은 왜 이처럼 두문불출 하는 것일까. 해답을 쉽게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경영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귀띔한다. 신 회장의 좌우명은 ‘거화취실’이다. 이는 ‘겉치레를 삼가고 실질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이 좌우명은 그의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에 걸려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최근 현장경영에 더욱 열심이다. 안팎의 거센 도전으로부터 그룹을 더욱 옹골차게 지키려는 마지막 불꽃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백화점 스타시티점을 방문, 2시간 가량을 머물며 1층부터 10층까지 구석구석 현장을 살펴보는 강행군을 펼쳤다. 또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개점한 신세계 센텀시티를 전격 방문해 관심을 모았다. 오랜 시간을 머문 것은 아니지만 신 회장이 센텀시티를 방문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어찌 보면 롯데가 자존심을 크게 상할 법한 일이다. 롯데의 안방인 부산에서 경쟁업체 신세계가 연면적 기준으로 세계 최대 백화점인 센텀시티를 개점해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터라 더더욱 신 회장의 응원행보가 절실했던 상황. 신 회장에게는 치욕일 수도 있었지만 노장은 묵묵히 롯데그룹과 임직원의 사기를 위해 적진에 과감히 뛰어들었던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신 회장의 ‘꿈’ 재계의 굵직한 인수합병(M&A) 설이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그룹 중 하나가 바로 롯데그룹이다. 이는 유통·음식료 등 소비재 업체를 배후로 한 막대한 현금창출 능력 등을 배경으로 해 ‘실탄’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그룹은 최근 수년간 각종 인수합병 및 각종 사업에서 재계의 큰 손으로서 위력을 입증했다. 일례로 두산주류BG를 인수한 데 이어 얼마 전에는 제2롯데월드 역시 최종 허가를 받아내는 뚝심을 보였다. 최근에는 오비맥주 인수전에도 뛰어들었고, 이밖에도 그룹의 사업 다각화 내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인수합병 재료마다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회장은 모르는 분야에 대한 사업 확장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면서도 주력업종에 대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집중투자를 아끼지 않는 경영 스타일을 구사했다. 한국 롯데그룹 ‘권력’ 일정부분 이양했지만 신 회장 거취문제는 초미의 관심사 30여 년 만에 그룹훈 담긴 액자 전격교체…신격호 시대 종언 신호탄으로 해석 그룹훈 상징성과 사세확장 롯데 행보 감안하면 신동빈 그룹 내 위상변화 감지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 앞에서도 롯데그룹은 꿋꿋하게 제 갈길을 걷고 있다. 신 회장이 닦아놓은 내실경영의 선물인 셈이다. 지난해 롯데그룹의 매출은 41조4000억원. 계열사 전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보인 끝에 이룬 결과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물경제마저 침체된 상황에서 롯데그룹은 적절한 투자와 핵심사업 강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석유화학과 유통업의 성장세를 들 수 있다. 유화부문의 호남석유화학은 1998년 외환위기를 넘긴 뒤 2003년과 2004년 롯데대산유화와 케이피케미칼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그룹의 또 다른 축으로 성장했다. 유통업에 대한 역량집중은 롯데그룹의 글로벌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신 회장은 틈만 나면 “글로벌 경영이야말로 그룹이 역동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또 다른 모티브”라고 강조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쇼핑과 롯데마트의 해외진출은 바로 여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7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해외 1호점을 개점했고, 2008년 8월 중국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해외 2호점을 개점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추가 출점도 진행 중이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계 할인점 ‘마크로’ 19개 점포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베트남의 경우 향후 10년 동안 30개의 점포를 연다는 게 목표다. 신 회장의 글로벌 의지는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제2롯데월드’ 추진에서 잘 나타난다.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가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세운 88층 452미터짜리 초고층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로 세계적 인지도를 얻은 것처럼 초고층 빌딩을 통해 롯데그룹을 세계적 기업으로 각인시키겠다는 강력한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초고층 빌딩은 우리 경제의 자부심이자 롯데가 세계로 나가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는 것으로 롯데로서는 결코 포기하기 쉽지 않은 카드다. 포스트 신격호 움직임 가시화(?) 누구라도 흐르는 세월은 피할 수 없는 법. 신 회장도 최근 들어 후계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 회장은 최근 일본 롯데 사장에서 회장으로 전격 취임했다. 이를 두고 재계의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일본 롯데가 사장 교체에 나선 것은 그룹 창업 이후 사상 최초로 61년 만의 일이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과 차남 신동빈 부사장의 직급도 모두 부회장으로 높아졌다. 향후 그룹 경영구도 재편과 맞물려 다양한 시각이 나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90을 바라보는 나이에 신 회장의 갑작스런 승진은 일본 롯데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경영일선에서 한발 비켜서려는 의중을 담고 있는 행보로 관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은퇴를 염두에 둔 사전정지 작업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물론 이같은 경영일선 후퇴 내지는 은퇴 시각에 롯데그룹은 펄쩍 뛰고 있다.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직급 조정을 한 것으로 특별한 배경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더구나 이번 인사는 일본 롯데에 국한된 일로, 한국 롯데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 회장의 후임으로는 쓰쿠다 다카유키 로열호텔 전 사장이 내정됐으며 쓰쿠다 신임 사장 내정자는 한·일 양국의 사업을 총괄지휘하는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의 사장직에도 취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통상 사장이 경영업무를 전반적으로 총괄하고 회장은 2선에서 대외업무를 전담하는 시스템인 점을 감안할 때 당장 신 회장이 은퇴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룹훈 액자 교체한 까닭은 신 회장 체제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또 다른 의미심장한 상황도 있었다. 바로 롯데그룹의 그룹훈이 담긴 액자 교체가 그것이다. 롯데그룹은 본사 차원에서 계열사에 걸려 있던 그룹훈을 올 상반기 발표한 ‘2018년 비전’ 액자로 교체했다. 롯데그룹 30여 년 만의 액자교체다. 신 회장이 1970년대에 밝힌 사훈이 담긴 기존 롯데훈은 붓글씨체로 ‘사랑, 자유, 풍요를 지향하는 롯데’라는 문구 아래 한자로 ‘정직, 봉사, 정열’이 적혀 있다. 그룹의 경영방침과 함께 정체성을 담고 있는 것으로 롯데그룹에서 갖는 상징성은 상상 그 이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2018년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이 담겼고, 경영방침은 ‘핵심역량 강화, 현장경영, 인재양성, 브랜드 경영’으로, 핵심가치는 ‘고객중심, 창의성, 협력, 책임감, 열정’으로 바꿔 표기됐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단순한 그룹훈의 교체가 아니라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체제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룹훈이 갖는 상징성과 최근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행보를 감안하면 신 부회장의 그룹 내 위상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롯데그룹 2018년 비전은 신 부회장이 주도한 새로운 비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신 부회장은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와 임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이같은 경영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핵심사업을 강화하고 해외사업 비중을 높여 아시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내용이다. 롯데그룹은 이를 통해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물론 신격호 회장 역시 롯데그룹의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고 지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추동력은 신 회장에게서 신 부회장에게 넘어간 지 오래라는 점에서 이번 그룹훈 교체가 가지는 상징성이 더욱 각별하다는 분석이다. 수조원의 실탄을 보유한 데다 신 부회장 체제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훈 교체로 신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리더십 구축은 롯데그룹의 광폭행보에 더욱 힘을 싣게 될 것이라는 데 재계 관계자들은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액자 교체는 신 부회장 체제의 가속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이미 후계구도가 신 부회장 체제로 정리가 된 상징적인 조치”라며 “과거보다 더욱 신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내 모든 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제 ‘시대를 풍미했던’, ‘지지 않는 해’와 같은 존재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어느덧 황혼에 접어든 신 회장도 이제 서서히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60년 넘게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셔틀 경영’, ‘현해탄 경영’의 신화를 써내려가며 유통업의 불모지였던 한국에 유통산업의 뿌리를 깊게 내리심은 신 회장의 성공신화가 2세 경영으로 승화될 날도 멀지 않았기에 재계는 신 회장의 행보 하나하나에 마지막 관심의 끈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zizi83@naver.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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