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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최근 부동산 때문에 체면을 구기면서 부동산과 관련한 롯데그룹의 역사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파주 아웃렛 부지와 관련. 토지소유 업체와 임차 계약을 맺은 뒤 최근 토지 매입 협상 중 토지 소유권이 신세계로 넘어가는 바람에 결국 이 토지를 포기한다며 깨끗하게(?) 물러섰다. 비단 롯데그룹이 땅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부터 부동산과 관련해 여러 차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롯데그룹과 땅과의 반세기 인연을 들여다봤다.
◇롯데그룹은 부동산 재벌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은 부동산을 선택하고 투자하는 데에 상당한 안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신 회장은 일본에서도 부동산 투자로 상당한 재력을 확보하면서 부동산재벌로 이름을 알렸다. 이 같은 신 회장의 면모는 1967년 롯데제과 설립과 함께 시작된 한국 진출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 결과 롯데그룹은 재계에서도 최고의 부동산재벌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5월 재벌닷컴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의 공시지가는 총 11조93억원에 달했다. 2위인 삼성그룹이 7조9530원에 그친 것과 비교해봐도 큰 차가 날 정도로 단연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국내 1위 기업의 입지를 확실히 하고 있다. 전년 대비 공시지가 증감률에서도 14%로 조사 대상 10개 그룹 중 3위에 올랐다. 개별기업으로는 롯데쇼핑이 4조 161억원어치 보동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1위를 차지했다. 유통기업이라는 특성상 입지 선정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땅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룹의 가치를 부동산으로 끌어올렸다는 지적 또한 함께 일었다.
◇부동산 관련 구설 끊이지 않아
롯데그룹 오너일가간의 뼈아픈 분쟁의 역사도 부동산 때문이다.
1996년 신 회장은 막내 동생인 당시 신준호 부회장(현 롯데우유 회장)과 양평동 롯데제과 부지로 인해 법정소송까지 벌였다. 신 회장이 그 일대 37만평 부지를 신 부회장에게 명의 신탁했으나 그 뒤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법정 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형제간의 합의로 소송은 마무리됐지만 그 이후 신 회장과 신 부회장의 관계는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멀어졌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에 앞서 신 회장은 1960년대 초에는 둘째 동생인 신춘호 현 농심그룹 회장과 부동산소유권을 두고 심하게 다투면서 형제간의 우애에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롯데그룹은 대를 이어 부동산과의 악연을 이어갔다. 신 회장의 둘째 아들인 신동빈 현 롯데그룹 부회장은 1980년대 초반 일본 국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송파구 문정동 일대 토지를 매입해 불법 소유 논란이 일었다.
◇신 회장에게만 내리는 땅의 축복?
신 회장은 부동산과 관련해 장기 투자로 막대한 이익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신 회장의 소유 토지를 롯데그룹의 계열사들이 사들이면서 매번 고가 매입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인천 계양구 목상동 일대 부지를 롯데상사에 500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생긴 고가매입 논란으로 시끄러웠고 이에 앞서 2002년~2003년에 걸쳐 충북 충주시 목행동 일대 토지를 롯데제과 등 관련 계열사에 넘기면서도 비난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을 통해 이익을 내는 것을 두고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는 기업 본연의 주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내야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롯데그룹의 땅에 집착은 유난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임홍규기자 hong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