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프리즘]오너체제 강화 약될까 독될까 |
SK, 두산, 한화,금호 등 오너일가 속속 전면 등장 |
[ⓒ '글로벌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주요 그룹들이 일제히 오너 일가를 이사회에 영입하는 등 ‘오너경영’ 강화에 나서고 있다.이는 경기침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의 합리적인 의사결정보다는 오너경영의 장점인 권한 집중에 의한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던 ‘오너경영’이 위기를 맞아 부활하고 있는 것. 오너 경영 강화가 위기 탈출의 지렛대가 될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패착이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그룹 주요계열사들은 지난 13일 주주총회 이사회를 갖고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E&S 부회장을 SK(주)의 공동대표와 SK텔레콤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등 오너 일가 체제를 강화했다. 그룹 지주회사인 SK(주)는 이날 최재원 SK E&S 부회장겸 SK가스 대표를 기존의 최태원 회장, 박영호 사장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부회장은 이날 SK텔레콤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재계에서는 최 부회장이 5년 여만에 그룹 내 포스트에서 중책을 맡음에 따라 향후 최 회장의 지배권 역시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 부회장이 앞으로 형을 도와 그룹 경영의 쌍두마차 역할을 담당하면서 SK그룹의 ‘형제경영’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두산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두산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27일 정기 주총에서 선임될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이재경 ㈜두산 부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을 추천하기로 했다. 임기가 만료되는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은 이사후보로 재추천하기로 했다. ㈜두산의 사내이사는 이들 외에 기존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과 제임스 비모스키 ㈜두산 부회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다. ㈜두산의 대표이사에는 박용현 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그룹 회장을 맡아 온 전례에 비춰보면 현재 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용성 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박용현 회장이 향후 두산그룹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오는 20일 한화석유화학 주총에서 신임이사로 복귀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이미 지난해 9월 ㈜한화를 비롯해 한화건설·한화L&C·한화테크엠·한화갤러리아 등의 주총에서 해당 회사 등기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해 현재 모두 6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번에 그룹의 주요 자금원인 한화석화 이사로 선임돼 그룹 지배력 강화에 나서는 것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도 오는 27일 열리는 금호산업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재선임돼 친정체제를 이어갈 예정이며, 박삼구 회장은 대우건설·아시아나항공·금호타이어·대한통운의 이사 재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농심그룹의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도 오너 경영을 강화한다.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신춘호 회장과 아들 3명을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신 회장과 장남인 신동원 농심홀딩스 부회장은 재선임되고,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사장과 3남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새로 선임된다. 유진그룹도 유경선 회장이 그룹 진두지휘에 나섰다. 유진그룹은 전문경영인 주영민 전략담당 사장과 김종욱 재무담당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유 회장이 직접 그룹 경영 챙기기에 나섰다. 이 밖에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 후보 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으며, 조양호 한진그룹회장도 한진해운 이사에 재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이 같은 오너경영 강화를 놓고 일각에선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오너 일가의 전횡이 심해지고, 이사회가 오너의 눈치만 보면서 ‘거수기’ 신세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 외환위기 당시 금융재벌 고려그룹(고려종금ㆍ증권ㆍ생명)의 이창재 회장과 범(凡) 삼성가인 새한그룹 이재관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크게 어려움에 처했었다. 현장경험이 충분치 않은 오너의 경영일선 배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정해균 기자 chung@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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