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일가, 이사회 무더기 진출 | |
농심홀딩스 등 등기이사중 ‘패밀리’ 절반 훌쩍 ‘이사회 독립성 훼손·오너 독단경영’ 우려 높아 그룹들은 “위기 돌파위한 책임경영 강화” 해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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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 정기 주총시즌 종료를 앞두고 재벌 총수일가들이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대거 동반진출하고 있다. 이를 두고 당면한 경영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총수일가의 책임경영 강화라는 평가와, 이사회의 독립성·투명성을 떨어뜨리고 총수에 의한 독단 경영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12일까지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된 상장사 주총의안을 보면, 농심그룹의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는 오는 27일 주총에서 신춘호 회장과 아들인 동원·동윤·동익씨를 모두 사내 등기이사로 선임한다. 다섯명의 사내 등기이사 중에서 네명이 총수일가다. 롯데그룹의 주력사인 롯데쇼핑과 제과는 임기가 끝나는 신격호 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한다. 롯데쇼핑의 사내 등기이사 다섯명 중에는 신 회장 외에 아들인 신동빈 부회장과 딸인 신영자 사장도 포함돼 있다. 롯데제과는 등기이사 세명 중에 총수일가가 두명이다. ㈜두산은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동생),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조카)을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하고, 임기가 끝나는 박정원 두산건설 부회장(조카)도 재추천한다. 현재 등기이사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동생)까지 합치면 7명의 사내 등기이사 중에서 다섯이 일가다.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에스케이가스 부회장은 지주회사인 에스케이㈜와 주력사인 에스케이텔레콤의 등기이사로 동시에 선임된다. 에스케이㈜는 사내 등기이사 세명 중에서 두명이 최 회장 형제다. 농심홀딩스·롯데쇼핑·롯데제과·㈜두산·에스케이㈜의 사내 등기이사 중에서 총수일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60~83%에 이른다. ㈜효성은 올해 총수일가의 등기이사 변동은 없지만, 이미 다섯명의 사내 등기이사 중에 조석래 회장과 아들인 현준·현문씨 등 셋이 포함돼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도 금호산업의 등기이사로 함께 재선임된다. 박삼구 회장은 대우건설의 등기이사로도 추천됐다. 한진그룹의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한진해운의 등기이사 후보로 재추천됐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한화석유화학의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된다. 그룹들은 “총수일가의 강력한 리더십에 의한 책임경영으로 현 위기를 정면돌파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기업지배구조 전문기관들은 회사 경영진을 감시·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이사회의 독립성·투명성이 떨어지고 총수일가의 독단경영이 우려된다며 반대한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김선웅 소장은 “총수일가가 여러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겸하면 계열사간 이해관계 충돌로 회사에 피해를 줄 수 있고, 정상적인 업무수행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10대그룹의 한 임원은 “총수일가의 이사회 장악을 책임경영이라는 논리로 보면, 기아차 등기이사를 그만둔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책임경영 포기가 된다”며 “총수일가가 다수인 이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신격호 롯데 회장은 롯데쇼핑 등 14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아, 겸직이 가장 많은 편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한화 등 6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3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6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위법행위로 처벌을 받은 뒤 잠시 물러났다가 슬그머니 복귀하는 행태도 도마에 오른다. 보복폭행사건의 한화 김승연 회장과, 비자금사건의 두산 박용성 회장일가가 대표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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