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는 시작일 뿐…'제로'가 바꾼 식탁 지도
일상적 식문화로 자리…관리 기준 세분화
일반 제품과 맛 격차 좁혀…칼로리 부담↓

국내 소스 시장에 저당·저칼로리 바람이 확산하고 있다. 한때 탄산음료와 주류에서 불던 '제로' 열풍이 이제 식탁 위까지 번진 셈이다. 건강을 관리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즐기려는 '헬시플레저' 소비 트렌드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칼로리와 당을 낮춘 '제로' 제품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새로운 격전지
국내 소스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저당·저칼로리 제품군을 갖추고 있는 곳은 동원홈푸드의 식단 관리 전문 브랜드 '비비드키친'이다. 비비드키친은 현재 55종의 저당·저칼로리 소스 제품을 운영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마요네즈와 토마토 케첩은 물론 샐러드 드레싱, 스리라차, 바베큐 소스 등 소비자가 자주 사용하는 품목 대부분을 저칼로리 제품으로 확대했다.
후발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대상이 전개하는 청정원은 2024년까지만 해도 저당과 저칼로리로 된 소스 제품이 전무했다. 그러나 저속노화 식단에 대한 관심과 건강 관리 수요가 확대되자 지난해 4월 자체 엠블럼 '로우태그'를 도입해 제품 카테고리를 본격적으로 확대했다. 이후 장류와 소스류를 중심으로 13여 종 이상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CJ제일제당과 오뚜기도 속도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저당 전문 브랜드 '슈가라이트'를 선보이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뚜기 역시 '라이트앤조이'를 론칭한 이후 가정간편식(HMR)과 파스타 소스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가 보유한 저당·저칼로리 소스 제품 수는 각각 20개 수준이다.
이처럼 식품업계가 당과 칼로리를 줄인 소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소비자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다. 과거 소비자는 샐러드나 닭가슴살처럼 건강식을 선택하면서도 소스는 일반 제품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일부 드레싱이나 마요네즈는 소량만 사용해도 한 끼 식사 전반에 상당한 열량을 더했던 만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다 잡는다
기업 입장에서도 소스는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로 꼽힌다. 음료처럼 대규모 설비 투자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다양한 맛과 용량으로 제품을 세분화할 수 있는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다. 여기에 한 번 구매한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특성 덕분에 충성 고객 확보에도 유리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저당·저칼로리 소스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로 음료 등을 통해 형성된 건강 지향 소비가 반짝 유행을 넘어 일상적인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고 저속노화와 혈당 관리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건강 관리 기준이 세분화하면서 제품별 기능성과 영양 성분을 꼼꼼히 비교하는 소비 패턴도 확산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조8240억원 규모였던 국내 저당·단백질·케어푸드 시장은 지난해 3조742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이 중 저당과 관련한 식품 시장은 2022년 3010억원에서 지난해 4120억원으로 4년 새 36.9% 늘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제품 다변화는 물론 일반 소스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맛과 품질 구현에 집중하고 있다. 초기 지적됐던 인공 감미료의 이질감이나 부족한 풍미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실제로 청정원은 대상이 자체 생산한 알룰로스를 활용하고 있으며 동원홈푸드는 그동안 축적된 원료 배합 노하우와 레시피를 통해 저당 소스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제로'라는 문구보다 맛과 원재료, 영양성분까지 종합적으로 비교해 제품을 선택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저당 소스가 다이어트 식품이 아니라 일반 소스의 대체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맛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장 확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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