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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주 발효 한 달서 2주로…토착 미생물이 K-발효식품 경쟁력 높인다

곡산 2026. 7. 15. 07:40
메주 발효 한 달서 2주로…토착 미생물이 K-발효식품 경쟁력 높인다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7.14 11:00

농진청, 전통 발효식품 유래 215개 균주 자원화…36종 맞춤형 종균 제품 개발
최근 10년간 기술이전 435건·사업화 250건…AI 기반 균주 추천 서비스로 확장
박성우 농진청 식량자원개발부장이 국산 맞춤형 발효 종균 개발과 관련한 전문지 기자 간담회에서 토착 미생물 발효식품의 품질 고급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통의 맛을 만드는 발효가 경험과 감각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국산 토착 미생물을 활용한 정밀·표준 생산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국산 바실러스 종균을 사용하면 한 달 가까이 걸리던 메주 발효 기간을 2주로 단축할 수 있고, 토착 효모는 수입 효모보다 36% 이상 높은 발효 성능을 보인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이러한 토착 발효미생물을 장류·주류·식초 등 품목별 맞춤형 종균으로 개발해 K-푸드의 품질 안정과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높인다는 전략이다.

농진청은 전통 발효식품의 품질 향상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착 발효미생물을 발굴하고, 식품 제조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품목별 ‘맞춤형 발효 종균’ 개발과 산업화를 확대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발효식품의 고유한 맛과 향을 살리면서도 제품마다 발생하는 품질 편차를 줄이고, 수입 종균 의존도를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나고야의정서 시행 이후 생물자원을 이용해 발생한 이익의 공유와 생물자원 주권에 대한 국제적 요구가 강화되면서 국내 고유 미생물을 확보하고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장류와 주류, 식초 등 전통 발효식품산업에서도 해외 균주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식품과 환경에서 분리한 미생물로 맛과 생산성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누룩곰팡이, 토종전통주효모 제품, 약주용 효모, 황국균 집락모습, 콩콩종균. 

전통 발효식품서 215개 균주 확보…매년 20개씩 확대

농진청은 장류 등 전통 발효식품에서 유래한 효모와 곰팡이, 세균 등 유용 미생물 215개 균주를 확보해 생물자원으로 등록했다.

등록 균주는 2023년 175개에서 2024년 195개, 2025년 215개로 늘었으며 올해는 235개, 2030년에는 315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매년 약 20개 균주를 추가로 발굴할 예정이다.

확보된 미생물은 국립농업과학원의 씨앗은행(KACC)을 통해 연구기관과 기업 등에 분양된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뤄진 분양 지원은 총 537건이다.

농진청은 단순히 균주를 수집·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분말과 액상 형태의 종균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산업 활용 가능성이 높은 36종을 발효 종균으로 개발했으며, 올해 37종, 2030년에는 41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메주 발효기간 절반 단축…토착 효모는 발효율 36% 높아

맞춤형 종균은 전통 발효식품의 생산기간을 줄이고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국산 바실러스 종균을 메주 제조에 적용하면 기존 한 달 가까이 필요했던 발효기간을 약 2주로 줄일 수 있다. 발효 작업 효율이 50% 이상 높아지는 셈이다.

된장에서 분리한 토착 바실러스균 ‘Bacillus amyloliquefaciens NY12-2’는 콩 단백질 분해능이 우수하고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를 77%까지 억제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 기술은 종균업체 창업과 된장·고추장 생산에 활용됐으며, 해당 종균을 적용한 장류 제품은 올해 3월 미국에 처음 수출됐다.

증류식 소주용 토착 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e N9’은 수입 효모보다 발효율이 36% 이상 높고 향기 성분을 풍부하게 만드는 특성이 있다.

이를 적용한 증류식 소주는 약 1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관련 전통주 기업은 미국과 호주, 홍콩, 베트남 등으로 수출시장을 넓혔다.

누룩에서 분리한 황국균 ‘Aspergillus oryzae 75-2’는 당화력과 액화력 등 효소 활성이 우수해 누룩과 탁주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식초에서 발굴한 토착 초산균 ‘Acetobacter pasteurianus CV3’은 산 생성능과 과일 향 생성 능력이 뛰어나 발효식초 제조기술로 사업화됐으며 약 3억원의 매출 성과를 냈다.

김치 유래 유산균 ‘Weissella cibaria JW15’은 식품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돼 면역기능 개선 유산균 제품으로 출시됐다.

기술이전 435건·사업화 250건…매출 152억9천만원

토착 발효미생물 연구 성과는 식품기업의 제품 생산과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농진청은 최근 10년간 발효 종균과 관련한 특허 98건을 등록했다. 분야별로는 주류 53건, 장류 11건, 식초 8건, 기타 26건이다.

같은 기간 종균업체와 발효식품 제조업체 등에 이뤄진 기술이전은 435건이며, 이 가운데 250건이 사업화로 연결됐다. 이를 통해 발생한 매출액은 152억9,000만원에 달한다.

토착 종균을 적용한 장류와 전통주 제품들.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국산 미생물 기술이 K-푸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토착 종균을 적용한 장류와 전통주 제품이 실제 해외시장에 진출하면서 국산 미생물 기술이 K-푸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농진청은 앞으로 한 종류의 균주만 사용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여러 균주를 조합해 자연발효에 가까운 풍부한 맛을 구현하는 ‘종균 패키지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도 종균의 활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확대한다.

미생물 정보 1만8천건 DB화…AI가 적합한 균주 추천

토착 미생물의 산업적 활용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기반도 구축되고 있다.

농진청은 확보한 균주의 발효 특성과 기능성, 안전성 등을 정밀 분석해 약 1만8,000건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공개 정보는 2024년 190개 균주·1만3,586건에서 지난해 215개 균주·1만7,361건으로 확대됐다. 올해 2만1,000건, 2030년에는 3만5,000건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 215개 균주의 특성 정보는 농식품올바로 누리집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향후에는 축적된 통합데이터를 인공지능과 연계해 기업이 만들려는 제품의 종류와 발효 특성에 적합한 미생물을 추천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장류업체가 발효기간 단축에 적합한 균주를 찾거나, 주류업체가 원하는 향과 알코올 생산성을 구현할 효모를 선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김치 유산균 2종 식품 원료 등재…산업화 문턱 낮춰

아무리 유용한 미생물이라도 식품 원료로 인정받지 못하면 식품 제조에 활용하기 어렵다.

농진청은 이러한 산업화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미생물의 식용 근거와 안전성, 기능성에 관한 과학적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정부기관과 대학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결과 김치 유래 유산균 ‘Leuconostoc lactis’와 ‘Pediococcus inopinatus’ 2종이 올해 5월 식품 원료로 새롭게 등재됐다.

국내에서 식품 원료로 등재된 미생물은 2026년 기준 총 112종으로, 일반 식품 원료 71종과 제한적 사용 원료 41종이다.

농진청은 식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국산 미생물 종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그린바이오산업과 발효식품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우 농진청 식품자원개발부장은 “토착 발효미생물의 산업화는 수입 균주를 대체하고 K-푸드의 세계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발효식품 업체들이 더욱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국산 종균의 경제성과 현장 적용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