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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 규제, 건강 증진인가 물가 폭탄인가”... 설탕세 도입 두고 ‘3각 충돌’

곡산 2026. 4. 9. 07:39
“단맛 규제, 건강 증진인가 물가 폭탄인가”... 설탕세 도입 두고 ‘3각 충돌’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4.08 12:26

소비자연맹 “아이들 건강권 보장 우선” vs 식품협회 “산업 위축·가격 전가 우려”
농경연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 찾는 ‘풍선 효과’ 69%... 정교한 설계 필수”
가당 음료에 대한 ‘설탕부담금’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식품 산업계와 소비자 단체, 그리고 연구기관의 입장 차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가당 음료에 대한 ‘혈당 부담금’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를 둘러싼 식품 산업계와 소비자 단체, 그리고 연구기관의 입장 차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국민 건강을 위한 ‘필수 조치’라는 주장과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징벌적 규제’라는 우려, 그리고 정책의 ‘실효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신중론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소비자연맹 “아이들 망치는 설탕 스파이크, 국가가 나서야”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설탕 부담금 도입이 소비자의 ‘건강할 권리’를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을 강조했다.

정 총장은 “가당 음료는 청소년 비만과 만성 질환의 핵심 원인”이라며, “확보된 재원을 청소년 건강 증진과 공공의료 인프라에 투입한다는 전제가 있다면 소비자들도 충분히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담금 도입이 기업들로 하여금 당 함량을 낮춘 제품 개발을 촉구하는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식품산업협회 “이미 자발적 노력 중... 규제는 역효과만 불러”

반면 식품 산업계를 대표해 나선 한국식품산업협회 이상욱 식품안전본부장은 강제적 규제에 선을 그었다.

이 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은 이미 정부 정책에 발맞춰 제로 칼로리 음료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등 자발적인 저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강제적 부담금은 제품 원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식품 산업 전반의 고용과 투자를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농경연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 ‘풍선 효과’가 최대 걸림돌”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데이터에 기반한 농촌경제연구원의 신중론이었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미성 식량경제연구본부장은 정책 도입 시 발생할 ‘풍선 효과’를 가장 큰 숙제로 꼽았다.

박 본부장은 “소비자 조사 결과, 설탕 음료 가격이 오르면 건강한 물이나 차를 마시는 대신 인공 감미료가 든 음료나 다른 고열량 식품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대체 소비’ 우려가 69%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역진성’ 문제와 음료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할 때, 단순히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보다 한국형 차등 부과 모델 등 정교한 정책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회적 합의와 재원 활용의 투명성이 성패 가를 것”

토론자들은 설탕 부담금이 건강 증진이라는 명분과 경제적 실리 사이에서 매우 예민한 사안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이날 좌장을 맡은 김성호 농경연 본부장은 “설탕 부담금은 단순히 세금을 걷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보건 환경을 재설계하는 과정”이라며, “산업계의 기술적 현실과 소비자의 수용성, 그리고 무엇보다 확보된 재원이 투명하게 사용될 것이라는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정책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