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2.09 14:48
20대 오프라인 비중 9.3%p 늘고, 50대 온라인 빈도 월 1회 증가
디지털 네이티브는 ‘즉시성’, 중장년층은 ‘편의성’ 택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20대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달려가고, 전통적인 장보기에 익숙했던 50대가 모바일 앱을 켜고 있다. 2026년 식료품 시장에서 세대 간 구매 채널이 뒤바뀌는 이른바 ‘세대 역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또 고물가 기조 속에서 라면·생수 등 생필품은 철저히 가격을 따지지만 신선식품만큼은 품질을 고집하는 ‘앰비슈머(Ambisumer)’ 성향이 더욱 짙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최근 발행한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 리포트 2026’에 따르면 전형적인 온·오프라인 소비 공식이 깨지고 세대별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구매 채널이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오픈서베이가 2026년 1월 19일부터 20일까지 전국 20~59세 남녀 중 식료품 구매 결정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0대의 오프라인 회귀’와 ‘50대의 온라인 안착’이다. 모바일 환경에 가장 친숙한 20대의 오프라인 중심 구매 비중은 전년 대비 9.3%p 증가했다. 반면 50대는 온라인 쇼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50대의 온라인 구매 빈도는 전년 대비 월 1.03회 증가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크로스오버’ 현상의 배경에는 ‘구매 목적’의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20대는 소량·낱개 구매를 선호하고, 필요할 때 바로 사는 ‘즉시성’을 중시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 실제로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갑자기 필요해진 품목을 구매한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오프라인 57.7% 온라인 56.0%)을 차지했는데, 20대의 오프라인행은 이러한 비계획적 소비 패턴과 맞물려 있다. 반면 50대는 무거운 식료품을 집 앞까지 배송받는 온라인의 ‘편의성’과 ‘대량 구매 혜택’에 매료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세대별 이동은 기존 ‘쿠팡 천하’였던 온라인 플랫폼 지형까지 흔들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을 주 구매 채널로 이용하는 비율은 전 연령대에서 작년 대비 약 10%p 감소했다. 특히 쿠팡을 이탈한 소비자의 41%는 네이버쇼핑으로, 20%는 컬리로 이동했다. 쿠팡 이용자들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10.0%)’와 ‘포장 상태 불량(10.0%)’을 주요 불만 요인으로 꼽았는데, 깐깐해진 중장년층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컬리는 ‘가격이 비싸다(24.5%)’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품질 만족도를 바탕으로 ‘매우 만족’ 응답률이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기준은 품목에 따라 철저히 이원화됐다. 라면·면류(29.3%) 생수·음료(26.2%) 가공식품류(21.8%) 등 공산품 성격이 강한 품목은 ‘더 저렴한 가격’이 최우선 선택 기준이었다.
반면 식탁의 질을 좌우하는 신선식품에서는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시됐다. 정육(46.3%) 과일·채소(40.9%) 계란(31.1%) 구매 시 소비자들은 가격보다 품질을 더 중요하게 고려했다. 특히 ‘계란(31.1%)’과 ‘우유/유제품(18.9%)’ 같은 신선 낙농제품은 매일 식탁에 오르는 필수재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저항선이 높았다. 저렴한 제품보다는 신선도가 검증된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유통업계의 신선 물류 경쟁력이 승부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소비 기준 차이는 성별에 따라서도 뚜렷하게 갈렸다. 가계 소비의 주축인 4050 여성은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문지기 역할을 자처하며 ‘원산지/생산지 확인’과 ‘원재료/함유량 확인’ 비율이 타 집단 대비 유의미하게 높았다. 단순히 “몸에 좋다”는 문구보다 실제 성분표를 뜯어보는 ‘체크슈머(Check-sumer)’ 성향이 짙어진 것이다.
반면 남성 소비자들은 ‘효율’과 ‘신뢰’에 움직였다. 40대 남성은 바쁜 일상 속에서 ‘배송 편의’를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았으며, 4050 남성 전반에서는 ‘브랜드 신뢰도’가 구매를 결정짓는 핵심 키(Key)로 작용했다. 복잡한 비교보다는 믿을 수 있는 브랜드나 빠르게 배송되는 상품을 선택해 쇼핑 피로도를 줄이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이 밖에도 틈새시장인 온라인 선물하기와 냉동 식료품 시장에서도 세대별 공략 포인트가 달랐다. 온라인 식료품 선물 시 2030 세대는 ‘카카오쇼핑’을, 40대는 ‘네이버쇼핑’, 50대는 ‘쿠팡’을 주로 이용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냉동 식료품 시장의 경우, 20대는 ‘대량 구매’ 30대는 ‘장기 보관’ 50대는 ‘위생 및 소분 편의성’을 구매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20대는 편의점과 마트로, 50대는 앱으로 이동하는 ‘세대 역전’은 식료품 시장의 판을 바꾸는 중요한 신호”라며 “연령별로 달라진 채널 이용 목적과 4050 여성의 깐깐한 성분 확인, 남성의 편의성 추구 등 타깃별로 세분화된 접근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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