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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인기 ‘두쫀쿠’…위생은 글쎄?

곡산 2026. 2. 10. 07:31
오픈런 인기 ‘두쫀쿠’…위생은 글쎄?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2.09 07:51

식약처 점검, 3개월간 19건 접수…위생 불량·무허가 영업 14건
대체 레시피에 상온 판매…음식점 제공 변칙 영업도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두쫀쿠'가 불법 원료 수급과 벤조피렌 우려가 있는 대체 레시피, 무허가 영업 등 심각한 위생 및 안전 문제로 인해 식약처의 집중 점검을 받고 있다. 화려한 비주얼과 달리 자가품질검사 회피, 알레르기 유발 물질 표시 누락, 보관 온도 미준수 등 제조 및 유통 전반에서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사각지대가 드러났다. 이에 생산자의 양심적인 관리와 당국의 더욱 철저한 감시가 절실해 지고 있다. (출처=생성형 AI Gemini)

최근 디저트 시장을 강타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쿠키와 결합해 ‘두쫀쿠(두바이 초콜릿 쫀득 쿠키)’라는 새로운 트렌드로 진화했다.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인기와 함께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지만, 그 화려한 비주얼과 ‘품절 대란’이라는 명성 뒤에는 기형적인 원료 수급 구조와 심각한 위생 불감증이라는 시한폭탄이 째깍거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두쫀쿠’ 등 유행 디저트를 조리·판매하는 배달 음식점과 무인 매장 등 3600여 곳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집중 점검에 돌입했다. 본지가 입수한 ‘부정·불량식품통합신고센터 신고 현황(2024.11~2026.1)’ 분석 결과, 최근 3개월간 접수된 관련 위반 신고는 총 19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위생 불량(7건)과 △무허가 영업(7건)이 전체의 약 74%를 차지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으며 △이물 발견(2건) △표시사항 위반(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신고 내용 중에는 “쿠키 단면에 핀 것이 초콜릿 파우더인지 곰팡이인지 구분할 수 없다”는 위생 불안부터 “섭취 후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는 구체적인 위해 사례까지 포함돼 있어 당국의 관리 감독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번 위생 논란의 핵심은 두쫀쿠의 아이덴티티인 ‘카다이프(Kadaif)’ 면의 공급 부족에 있다. 수요가 폭발하자 정식 수입 통관을 거치지 않은 ‘해외 직구’ 카다이프를 영업용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포착되고 있다. 이는 식품위생법 제4조 위반으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소위 ‘보따리상’ 물건이 ‘수제 프리미엄’이라는 간판 뒤에 숨어 식탁에 오르는 셈이다.

정식 수입품이라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대부분 건면이나 냉동 상태로 유통되는 카다이프를 소분하거나 쿠키에 토핑하는 과정에서 오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수제 쿠키 전문점의 경우 좁은 조리 공간에서 카다이프를 볶거나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교차 오염의 위험이 상존한다. 습기에 취약한 카다이프의 특성상 보관 온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미생물이 급격히 증식할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별도의 살균 공정 없이 바로 완제품에 사용되는 실정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카다이프를 구하지 못한 일부 업체의 위험천만한 ‘대체 레시피’다. 일반 소면을 튀겨 카다이프의 식감을 흉내 내는 방식인데, 문제는 기름 관리다. 전문 튀김 설비를 갖추지 않은 좁은 주방에서 소면을 튀기다 보니 제때 교체하지 않은 산패된 기름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발됐다. 전문가들은 “산패된 기름으로 조리된 탄수화물은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생성 위험을 높인다”며 단순한 위생 불량을 넘어선 화학적 위해 가능성을 경고했다.

유통기한과 보관 온도 관리 역시 시급한 과제다. ‘쫀득한’ 식감을 강조하는 두쫀쿠는 일반 쿠키보다 버터와 당분 함량이 월등히 높다. 이는 곧 상온 보관 시 유지방의 산패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매장에서는 ‘오픈런’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량 생산 후 실온에 장시간 적재하거나 적절한 냉장·냉동 설비 없이 판매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고온다습한 주방 환경에 방치된 고지방 쿠키는 맛의 변질을 넘어 독성 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

더불어 화려한 SNS ‘핫플’이나 팝업 스토어의 위생 관리 시스템 부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식품제조가공업이나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는 제품 유형에 따라 9개월(또는 6개월)마다 타르색소, 보존료, 세균수 등에 대한 자가품질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두쫀쿠는 수분 활성도가 높은 크림이나 가나슈가 듬뿍 들어가는 특성상 미생물 증식에 매우 취약함에도 영세한 신생 업체들은 비용 절감이나 무지를 핑계로 검사 의무를 고의로 회피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겉보기에만 그럴싸할 뿐 내부적으로는 살균 공정이나 미생물 제어 시스템이 전무한 곳이 많다”고 꼬집었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직결된 표시사항 준수 여부도 심각하다. ‘두쫀쿠’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원물이 다량 함유되는 것이 특징이다. 견과류는 소량 섭취만으로도 치명적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다. 그러나 최근 식약처가 실시한 디저트 카페 특별 점검 결과, 상당수 업체가 제품명이나 가격만 명시할 뿐 구체적인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표기하지 않아 적발됐다. SNS를 통해 ‘수제’ 맛집으로 홍보되는 소규모 업장일수록 이러한 법적 의무 사항을 간과하는 경향이 뚜렷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지어 디저트와 무관한 일식집이나 고깃집에서 두쫀쿠를 ‘미끼 상품’으로 내놓는 변칙 영업도 문제다. 전문적인 제과 시설 없이 기존 조리 공간에서 대충 만들어 팔다 보니 교차 오염의 위험이 크다. 여기에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한 개인(홈베이킹) 판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영업 신고도, 위생 점검도 받지 않은 이들 제품은 식품 사고 발생 시 원인 규명이나 역학 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해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의 몫으로 남는다.

수입 신고 필증을 통해 원료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알레르기 유발 물질 표시와 소비기한 설정의 근거를 따져 묻는 ‘현미경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달콤한 유행 뒤에 숨겨진 위생의 쓴맛을 보지 않기 위해 생산자의 양심적인 관리와 당국의 더욱 철저한 감시가 절실하다.

식품업계 한 전문가는 “유행을 좇아 우후죽순 생겨난 소규모 제과점 중 자가품질검사 등 기본 의무를 소홀히 하는 곳이 많다”며 “화려한 마케팅 뒤에 가려진 원재료의 검역 절차와 위생 관리 시스템을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