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8.06 07:54
마켓컬리, 신선한 품질 ‘샛별 배송’ 충청권까지 확대
식품 제조업체, 유통 플랫폼 안 거치고 D2C 사업
CJ 2시간 내 배달…아워홈도 수도권 당일 배송
코로나19가 불붙인 온라인 식품 시장이 ‘양적 팽창’의 시대를 지나 ‘수익성’과 ‘지배력’을 증명해야 하는 2라운드에 돌입했다. 새벽배송의 절대강자들은 이제 누가 더 돈을 잘 버는지를 경쟁하고, 전통의 식품 제조사들은 유통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를 만나기 위해 ‘1시간 배송‘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제 새벽배송은 더 이상 ‘혁신’이 아닌 ‘일상’이 됐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쿠팡과 마켓컬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증명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쿠팡의 전략은 ‘압도적인 규모’와 ‘물류 효율성’으로 요약된다. 전국을 촘촘히 잇는 로켓배송 인프라와 1400만 ‘와우 멤버십’ 회원은 식품 카테고리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쿠팡은 대구, 제천 등 최첨단 자동화 기술을 집약한 풀필먼트센터(FC) 투자를 통해 신선식품의 입고부터 배송까지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했다.
이는 단순히 배송 속도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식품을 더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쿠팡은 이 거대한 인프라를 통해 농수산물 직소싱을 확대하고, 저렴한 PB 식품 라인업 ‘곰곰’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쿠팡의 흑자 전환은 결국 ‘규모의 경제’가 식품 유통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반면 마켓컬리는 ‘대체 불가능한 품질‘을 생존 공식으로 내세운다. 컬리는 모든 상품을 직접 검증하고 입점시키는 ‘상품위원회’를 통해 컬리에서만 살 수 있는 독점, 프리미엄 상품을 끊임없이 선보인다. 이러한 ‘컬리온리’ 상품들은 비록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특별한 미식 경험을 원하는 충성 고객들을 강력하게 묶어두는 역할을 한다.
물류 전략 역시 ‘신선도 유지’라는 핵심 가치에 집중돼 있다. 상품 특성에 맞춰 100% 냉장·냉동으로 배송하는 ‘풀콜드체인 시스템’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컬리가 포기할 수 없는 차별점이다. 최근에는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통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새벽배송(샛별배송) 지역을 충청권까지 확대하며 프리미엄 경험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동시에 물류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아울러 식품업계의 전쟁터는 이제 퀵커머스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전통 식품 제조사들이 유통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선수’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기존 유통 채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변화무쌍한 소비자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D2C(소비자 직접 판매) 역량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CJ제일제당을 꼽을 수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자사몰 ‘CJ더마켓’을 통해 ‘바로배송‘이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햇반’ ‘비비고 만두’ 등 자사의 핵심 상품을 주문하면 2시간 내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도심 물류 거점(MFC)과 배달 대행업체를 활용해 서울 일부 지역에서 주문 후 2시간 내 배송을 완료하는 모델로,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빠르게 살피고 고객 구매 데이터를 직접 축적하려는 전략적 목적이 크다.
아워홈도 지난 16일 자사 온라인몰 ‘아워홈몰’에서 ‘오늘도착, 내일도착’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전국 어디든 익일 배송을 실시하고, 서울·경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오전에 주문하면 당일 배송받는 서비스다. 또 배송일을 주 7일로 확대해 주말과 공휴일에도 안정적인 배송이 가능하다. 이는 올 상반기 자사몰 매출이 전년 대비 66% 급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에 맞춰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식품 대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며 직접 배송에 나서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D2C’를 강화해 유통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워홈이 AI 기반 ‘고객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CJ가 ‘비비고 만두’나 ‘햇반’처럼 갑자기 필요한 상품의 ‘즉시 수요’를 공략하는 것이 대표적인 D2C 활용 사례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유통 채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변화무쌍한 소비자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D2C 역량 확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CJ제일제당 등 식품대기업들의 도전을 시작으로 다른 식품 기업들의 퀵커머스 시장 진출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식품 유통 전쟁은 ‘플랫폼 vs 플랫폼의 구도를 넘어 ‘플랫폼 vs 제조사’의 대결로까지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규모의 효율성, 프리미엄 큐레이션, D2C 직접 연결 중 과연 어떤 전략이 소비자의 밥상을 최종적으로 지배하게 될지, 식품 유통 시장의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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