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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신 관세 이슈가 기업에 주는 새 과제: ‘가격 책정’의 고민

곡산 2025. 5. 8. 07:25

[미국] 최신 관세 이슈가 기업에 주는 새 과제: ‘가격 책정’의 고민

최근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가격 책정에서 큰 고민에 빠졌다. 단순한 ‘원가 + 마진’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비용 상승을 이미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복잡한 선택지가 되었다. 

 

PwC의 소비재 부문 리더 알리 퍼먼(Ali Furman)은 이를 “정말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표현한다.

 

소비자 눈치 보기, 비용 전가도 조심스러운 시대

 

트럼프 행정부 이후 관세 정책은 계속 변동 중이다. 원가 예측조차 쉽지 않으며, 현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고 쉽게 “비싸다”고 판단하면 외면한다.

 

특히 저소득층은 생필품조차 감당이 어려워지고 있고, 고소득층마저 저가 브랜드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PwC의 알리퍼먼은 “2018년 당시엔 가격을 전가하는 게 비교적 쉬웠지만, 지금은 소비자가 완전히 다르다. 소셜미디어에서 '가격을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는 건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시점도 눈치 싸움… 월마트의 영향력

 

Spreetail의 오웬 카(Owen Carr)는 ‘처음으로 가격을 올리는 소매업체는 소비자 기억에 남는다’며, 많은 유통업체가 실제 비용 인상 전까지는 가격을 유지하려 애쓴다고 밝혔다. 

 

실제 월마트는 이익률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저가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이는 업계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Revionics의 전략 총괄 매트 패비치(Matt Pavich)는 “월마트가 움직이면 업계도 따라간다”고 말했다.

 

이익을 유지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마진을 줄이되 판매량으로 커버하거나, 가격 탄력성이 낮은 제품만 선별적으로 올리고 할인은 줄이는 방식이다. 예를들어, 기존 25% 할인을 15% 할인으로 조정해도 여전히 ‘프로모션’은 유지가 가능한 것과 같다. 

 

기술과 데이터의 중요성

 

비용이 오르면 유통업체는 단순히 가격 인상 여부뿐 아니라 제품 구성 자체를 바꿀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대규모 업체는 이를 위해 AI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Revionics는 최근 다중 AI 요원 기반 가격 결정 시스템을 발표하기도 했다.

 

Revionics의 매트 패비치는 “요즘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예산에 민감해졌다”며 “분석 솔루션을 통해 ‘200개 제품 원가가 오를 경우,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판매자들은 제품이 어디에서 오는지, 관세 리스크는 어떤지, 어떤 제품군에서 원가 인상분을 어떻게 상쇄할 수 있을지, 소비자 반응은 어떨지를 데이터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요소는 제품별, 지역별, 인구통계별로 달라진다.

 

대응 방안: 사전 조달, 사입, 프라이빗 브랜드

 

이미 많은 유통업체들이 12~1월 재고 확보를 위해 대량 수입을 마쳤고, 그 효과는 지금 반영 중이다. 하지만 30~60일 이상 재고를 쌓아두는 것은 자금 부담이 크다.

 

따라서 프라이빗 브랜드 개발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거의 모든 가구(99.9%)가 지난 1년간 적어도 하나의 프라이빗 라벨 식료품을 구매했으며, 그 외 품목에서도 유사한 수준이다.

 

이런 프라이빗 브랜드는 공급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이 핵심이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산 대체품 개발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수공예 제품 등 브랜드 정체성에 따라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공급업체와 고객과의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관세는 누군가는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기에,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려면 투명성이 필수다. 일부 캐나다 소매업체는 선반 가격표에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을 명시하기도 한다.

 

영수증에 ‘관세 관련 비용’ 항목을 따로 표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매트 패비치는 “이건 복잡한 인플레이션이 아니고 소비자들은 왜 가격이 오르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이 제품은 관세로 인해 원가가 20% 올랐지만, 고객님께는 절반만 반영했습니다.’ 이런 말 한마디가 소형 부티크든 대형 체인이든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도 마찬가지

이러한 추세는 식품 산업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식품 기업들도 소비자 지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가격 인상에 주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가격을 전가하기 전에 먼저 비용 절감을 시도하고 있다.

 

o9 솔루션즈의 산업 솔루션 수석 디렉터 켄트 에슬링거(Kent Esslinger)는 “가장 정밀하고, 타겟팅된 방식으로 대응하면서도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희생하지 않는 기업이 결국 승자가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https://www.fooddive.com/news/trump-tariffs-upend-retail-pricing/746471/

 


문의 : LA지사 박지혜(jessiep@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