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美 환경보호청, 냉매 규정 완화 검토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최근 발표한 냉매 규제 재검토 방침이 식료품 산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기존 규제는 상업용 냉장 시스템에 고지구온난화지수(GWP)의 냉매 사용을 금지하고 친환경 대체재로의 전환을 의무화했으나, 이번 재검토로 인해 시행 일정의 유연성이 예고되면서 업계 전반에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EPA는 수소불화탄소(HFC)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마련된 ‘기술 전환 규칙(Technology Transitions Rule)’에 대해 재검토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해당 규칙은 2025년부터 업종별로 적용되며, 식료품점의 경우 2027년 1월 1일까지 저GWP 냉매 사용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EPA는 이번 조치를 통해 기업들이 미국 내 제조업체로부터 제공되는 신기술을 보다 현실적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일정 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연방 차원의 대규모 규제 완화 기조의 일환으로, 특히 식료품 업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식품산업협회(FMI)와 전미식료품협회(NGA)는 이번 발표가 식료품점 운영에 따른 행정 및 재정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며 긍정 평가를 내놓았다. NGA의 대외협력 총괄인 크리스 존스(Chris Jones)는 “이번 조치는 독립 식료품점들이 매장 운영을 개선하고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식료품 지속가능성 비영리 단체인 레시오 인스티튜트(Ratio Institute)의 공동 설립자 조너선 탄(Jonathan Tan)은 “재검토안에 구체적인 조항이 없어 실제 어떤 규제가 철회되는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술 전환 규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중 제정된 ‘미국 혁신 및 제조법(AIM Act)’에 기반한 것으로, EPA는 이 법에 따라 2036년까지 HFC의 생산 및 소비를 85% 감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냉매 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기업들의 전략 수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아비다 에너지(Avida Energy)의 대표 아론 데일리(Aaron Daly)는 “결국 업계는 GWP가 낮은 대체재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 투자의 방향성을 시사했다. 또한 HFC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어, 향후 관세 부과 시 가격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정부 차원의 규제 움직임도 변수다. 캘리포니아주는 자체 규제를 이미 시행 중이며, 뉴욕과 워싱턴주도 독자적인 법률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업계는 연방과 주정부 간의 규제 혼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EPA의 재검토는 규제 완화로 보이지만, 냉매 시장의 글로벌 수급 문제와 지역 규제의 다변화 속에서 식료품 업계가 직면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는 새로운 기준 도입 여부와 구체적 일정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의 : 뉴욕지사 박주성(jspark@a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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