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0.72명'…제과업계 '타깃'이 바뀌었다
오리온 '닥터유'로 영양강화 콘셉트 내세워
과자 몸에 나쁘다는 인식 바꾸기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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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업계가 줄어드는 과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출산율 감소로 과자의 주 소비층인 10대와 어린이의 숫자가 줄어들자 식사대용·영양강화를 강조한 성인 타깃 제과 브랜드를 통해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밥 대신 과자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34.6%에 달했다. 3명 중 1명이 아침을 먹지 않는 셈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아침 결식률은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앞으로도 이 비율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반대로 말하면 '간단한 아침'을 필요로 하는 소비층이 점점 늘고 있다는 의미다.
제과업계는 이 시장에 주목했다. 그래서 내세운 콘셉트가 '아침밥 대신 과자'다. 단, 여기서의 과자는 기존의 과자가 아니다. 아침밥을 대신할 만한 영양 요소를 담은 과자다. 지난 2008년 '닥터유'를 론칭한 오리온은 이런 콘셉트를 브랜드화 한 대표적인 사례다. 닥터유는 영양 밸런스를 고려한 과자라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출시 초엔 가격 대비 양이 적다는 이유로 외면받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단백질 강화 식품 열풍이 불면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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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는 '닥터유 에너지바'를 출시하며 초코바 일색이던 국내 바 시장에 견과류 중심의 뉴트리션바 카테고리를 개척했다. 2019년엔 달걀 2개 분량의 단백질을 넣은 '닥터유 단백질바'를 통해 국내 제과 시장에 단백질 열풍을 이끌었다. 최근엔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단백질 전문 브랜드 '닥터유 프로'도 론칭했다.
닥터유의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2019년 340억원에 불과했던 닥터유 브랜드의 매출은 이듬해 460억원, 2021년 68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엔 900억원을 돌파하며 '1000억 브랜드'를 눈 앞에 뒀다.
롯데웰푸드도 이달부터 영양강화와 식사대용을 콘셉트로 잡은 새 제과 브랜드 '컴포트잇츠이너프'를 론칭했다. 압착보리와 통곡물을 이용한 빵과 케이크, 쿠키, 쉐이크밀(우유나 물 등을 부어 마시는 가루) 등이 핵심 제품이다. 오전 시간을 바쁘게 보내는 직장인들이 아침을 거르거나 빵, 과자 등으로 가볍게 때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겨냥했다.
고급 과자
제과업계가 시도하는 또 하나의 시장 부흥책은 '프리미엄'이다. 수제 제과점이나 베이커리와 경쟁할 수 있는 프리미엄급 제품을 통해 가성비보다는 가심비를 찾는 3040을 겨냥하는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초코 케이크 '초코파이 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초코파이하우스는 오리온이 2017년 초코파이를 프리미엄 디저트로 재해석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보인 메뉴를 다시 양산형 상온 제품으로 리뉴얼한 브랜드다. 기존 초코파이가 머쉬멜로우를 사용한 데 비해 초코파이하우스는 부드럽고 풍미가 좋은 우유크림을 넣어 수제 케이크의 식감을 구현했다. 출시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5000만개 이상이 팔리며 초코파이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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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도 대표 초콜릿 브랜드인 가나의 프리미엄 버전인 '프리미엄 가나'를 지난 2023년부터 운영 중이다. 기존 가나초콜릿(밀크)이 코코아매스 19%인데 비해 프리미엄 가나 제품군은 코코아매스 함량이 30%가 넘는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프리미엄 케이크·아이스크림 등을 선보이는 디저트 브랜드 '가나 디저트 하우스'도 론칭했다.
제과업계뿐만 아니라 편의점들도 유명 셰프나 연예인, 기업과 손잡고 프리미엄 디저트류를 선보이고 있다. CU는 최근 업계 최초로 프리미엄 디저트 전문 브랜드 '당과점'을 론칭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부터 프랑스·일본 등 베이커리 강국의 유명 브랜드 제품들을 들여와 판매 중이다.
아이가 없어서
제과업계가 아이들이 아닌 성인 대상 제품을 확대하는 건 필연적인 흐름이다. 제과 시장의 주 소비층인 어린아이의 숫자가 줄면서 기존 전략을 고수하다가는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3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미 어린이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4세 이하 어린이 인구는 548만5000여 명으로 2015년 703만명에 비해 22% 감소했다. 10년 새 어린이가 150만명 이상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 수치가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다. 2015년 44만4000명이었던 출생 등록자 수는 지난해 24만2000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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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성인 소비자의 경우 저렴하고 양이 많은 일반 스낵류보다는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맛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한다. 객단가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식사 대용 제품들의 경우 일반 과자처럼 일회성 소비가 아니라 매일 꾸준히 먹기 때문에 재구매율이 높다. 기업 입장에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어린이 대상 제과 시장이 현상유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면 성인 대상 시장은 성장성이 높은 블루 오션"이라며 "성인의 니즈에 맞춘 영양강화·프리미엄 제품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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