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AI 상상의 식음료 창출…국내서도 실용화

곡산 2024. 8. 7. 06:00
AI 상상의 식음료 창출…국내서도 실용화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08.06 07:53

니즈·원료 안전성 조합한 맛의 혁신 업계에 새 바람…리스크 줄이고 시간 단축
코카콜라 ‘Y3000’ - 일본 ‘소다 알코올 음료’ 출시
배스킨, 빅데이터 분석 ‘오렌지 얼그레이’ 아이스크림
한 달 만에 3위…2번째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 선봬
올가니카, 스타트업과 주스 개발할 AI 플랫폼 구축
원재료·영양 등 최적 레시피에 포장 불량도 최소화

AI(인공지능)가 독특하고 혁신적인 맛의 새로운 물결을 열며 식품업계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화두인 지속가능성은 물론 원료의 안전성과 소비 니즈를 파악한 다양한 조합 등이 가능해져 최근 식품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최대 강점은 새로운 맛의 혁신이다. 새로운 맛 테스트에 필요한 시간, 자원, 재료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 기호에 가장 잘 맞는 변형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이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으며, AI를 활용한 식음료 개발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다.

실제 미국에서는 코카콜라가 크리에이션 시리즈의 일환으로 한정판 ‘Y3000’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이 미래의 맛과 느낌을 상상할 수 있도록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개발한 제품이다. 패키지의 QR 코드를 통해 소비자는 코카콜라 크리에이션 허브에 접속해 맞춤형 Y3000 AI 캠을 통해 사진을 필터링할 수 있다.

또 크래프트 하인즈는 더낫컴퍼니(NotCo)와 손잡고 세 가지 맛의 낫치즈 슬라이스를 선보였다. 동물성 제품의 특성을 가장 유사하게 모방한 식물성 원료의 최적 선택과 조합을 식별하는 NotCo AI 기술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기린이 AI의 도움으로 일본 전통 요리에 완벽하게 최적화된 조조 소주 소다 알코올 음료를 내놓았다. 일본 증류주인 소주와 소다수를 혼합한 음료로, 일본 전통 음식의 풍미와 잘 어울리도록 제조된 것이 특징이다.

△AI가 독특하고 혁신적인 맛을 개발하고 지속가능성, 원료의 안전성, 소비 니즈까지도 파악 가능한 신기술로 주목받으면서 식품업계에 주목을 끌고 있다. (사진=각 사, 픽사베이)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SPC그룹의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3월 AI를 기반으로 한 ‘오렌지 얼그레이’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해피포인트 로열티 프로그램에 등록된 2300만 회원의 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제품 개발에 도입한 사례다.

출시 한 달 기준 워크샵에서 판매하는 플레이버 중 판매 상위 3위에 들며 큰 인기를 끌었다. 배스킨라빈스는 최근 구글플레이와 함께 AI를 활용한 두 번째 아이스크림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를 개발하기도.

SPC 관계자는 “AI기술 활용은 기존 소비자의 니즈 또는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있어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다양한 형태의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제품을 구상할 수 있다”며 “기업 브랜드인 삼립식품, 파리바게뜨 등으로도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가니카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 연구원들이 주도한 AI 스타트업 스토캐스틱(Stocastic)과 손잡고 식품 개발을 전담할 독자 AI ‘조이(JOEY)’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올가니카는 ‘조이’를 주스 레시피 생성, 클렌즈주스 프로그램 제안, 원재료 조사 및 추천, 제품 트렌드 포착 등 식품개발 영역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조이가 처음 참여한 부분은 비가열 주스 개발이다. 8월부터 선보일 비가열 레몬주스와 오렌지주스의 원료 원산지 제안과 분석이 조이의 손을 거쳤다. 이어 클렌즈주스 프로그램과 개별 클렌즈주스 레시피도 조이를 통해 개발·선보일 예정이다.

조이의 도입을 위해 올가니카는 사내에 축적한 수천 건 이상의 세부적인 제품 레시피와 공정을 학습시켰을 뿐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음료, 푸드의 레시피와 개발공정도 습득시켰다. 전문 분야를 집중 교육함으로써 범용 AI가 흔히 범하는 환각 현상을 최소화해 신뢰도를 한층 높였다.

또한 식품공정 외 국내외 식품규제와 식품 관련 전문 논문 등도 집중 학습해 식품과 관련한 다양한 규제와 식품 규격을 검토할 수 있게 했고, 원재료의 산지와 특징, 원재료의 영양성분, 소비기한까지 고려한 최적의 레시피를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가하면 제품 생산공정에 적용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과 제품 및 포장, 인쇄불량 등을 최소화하고 있다.

농심은 AI 이미지 분석 시스템을 통해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이고 있고, 생성형 AI와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활용해 영업 현장활동간 발생한 영수증을 사진으로 촬영, 전표 처리하는 시스템도 시범 운영 중이다. 회사 규정이나 식품안전법령을 통해 정보를 추출하는 사내 생성형 AI 챗봇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는 사실상 무한한 수의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하고 패턴을 식별하며 매우 빠르게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맛을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식음료 업계에서도 혁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첨단 AI 솔루션을 도입하는 추세다. AI는 식음료 카테고리에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이러한 혁신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