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08.05 07:55
CJ·대상·농심·오리온·삼양식품 해외 비중 30% 넘어
성장세 지속 위해 핵심 상품 개발·대-中企 협업 필요
정부도 부처간 공조·바이어 발굴 등 수출 확대 지원
삼일PwC경영硏 보고서
전 세계인들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는 K-푸드가 올해도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낵·기호식품을 넘어 맛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김치·식사대용식 등으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보다 다양한 K-푸드 품목이 수출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심화로 높아진 외식물가를 대체할 냉동식품 등이 인기를 끌고 있어 K-푸드의 전망은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단 핵심 상품 발굴 및 제품 현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한정된 시장에서 중동, 남미 등 인구 증가가 지속되는 시장 공략은 물론 비건, 다이어트족 등 시장을 보다 세분화해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르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발표한 ‘세계로 간다, 한국의 매운맛 K-푸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식음료 수출액은 107억 달러로 코로나19 이후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90년대 조미료 위주로 수출되던 것에서 현재는 음악, 영화, 드라마로 대표되는 K-컬처의 확산과 K-푸드로 불리며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많은 제품들이 해외 현지 공장에서 생산 후 판매되고 있어 갈수록 K-푸드의 성장률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중 제과 부문은 아시아에서, 가공식품은 미국와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현재 국내 식품기업 중 해외매출 비중이 30% 이상인 곳은 삼양식품, 오리온, CJ제일제당, 농심, 대상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해외 매출이 작년 전체 69%에 달하고, 오리온도 64% 이상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창출되고 있다.
2010년부터 해외진출을 본격화한 CJ제일제당은 전체 매출의 48%가 해외에서, 이중 81%를 미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농심도 해외비중 37% 중 미국 비중이 65%로 높다. 대상은 32%며 주력 품목은 김치다.
이들 업체의 방식은 기존 국내 생산 후 수출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현지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주효했다.
CJ제일제당은 돼지고기보다 닭고기를 선호하는 미국인 취향에 맞춰 ‘치킨&고수만두’ 등을 출시해 미국 만두시장 점유율 1위를 구축했고, 농심은 매운맛을 낮춘 ‘순라면’과 채식주의 추세를 반영한 ‘미소&두부라면’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대상은 현지인이 선호하는 채소를 활용한 김치를 판매하고 있고, 오리온은 초코파이 1위 수출국인 러시아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체리, 라즈베리 등을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정체된 내수시장에서 치열하게 생존한 기업들이 고도의 제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K-푸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보다 다양한 품목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기업은 R&D를 통한 핵심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 지역 식문화, 한국문화에 대한 노출도 등을 고려해 공략 가능한 ‘킬러 아이템(killer item)’을 개발하는 동시에 현지인 입맛, 인프라, 원재료 수급 등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이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존 주력 수출국인 미국, 일본, 중국에서 중동, 남미, 인도 등 수요가 높은 시장을 공략해야 하고, 타깃별 특성에 맞춘 시장 세분화도 전개돼야 한다.
정부는 국가간 경제외교와 연계해 국내 인증을 기반으로 수출 상대국에서 수입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각 나라별 수입규정에 맞는 정보 및 컨설팅 등이 요구된다.
아울러 물류센터, 콜드체인 등 물류 인프라 구축은 물론 대-중소기업간 협업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식품 관련 학과 한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K-푸드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중국, 일본 등 특정 수출국에 국한돼 있어 지역 및 카테고리를 확장한다면 보다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제품의 현지화, 유통망 확보, 마케팅 전략의 성공적 결합이 이뤄진다면 K-푸드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하게 커질 것이다. K-푸드 확산을 위해 기업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농식품과 전·후방산업(K-Food+) 수출 확대를 위해 부처 간 협업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범부처 협의체 운영 결과 국토부는 신선농산물 물류 개선을 위한 김해공항 신규 화물전용 항공사 안전운항 준비 지원, 해양수산부는 물류 비용 경감을 위한 부산항 터미널 인근 임시보관소 공급 확대, 산업통상자원부는 중남미·인도 등 신시장 개척을 위한 바이어 발굴 협력 등 수출기업의 애로 해소를 추진키로 했다.
특히 수출 잠재력이 있는 중소기업의 수출 시장 개척을 대기업이 유통 인프라를 통해 지원하는 대·중소기업 상생 협약 사례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첫 사례인 GS리테일과 봉땅은 지난 4월 상생 협약식 체결 후 GS리테일의 몽골·베트남 유통망을 통해 봉땅의 꽈배기를 수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 중으로, 8월 이후 수출할 예정이다.
양주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우리 수출업체들의 수출대상국 현지에 맞는 제품 다양화, 마케팅 노력이 세계적인 한류 열풍과 만나 수출 실적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케이 푸드 플러스(K-Food+) 수출이 지속 성장해 올해 최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박람회 참가 지원, 해외 유력 바이어 발굴 등 신시장 개척, 부처 간 협력 확대 등을 통해 수출기업들의 활약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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