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전망 ⑦식품유통] 고물가 시대 소비심리 더 악화 …“실속 상품 선보여야”
- 유경수 기자
- 승인 2023.01.09 10:08
전문가들,“상반기까지 물가상승-소비위축 이어질 것”
백화점 ‘4.2%’ 성장 전망… 오프라인 업태 중 가장 높은 전망
슈퍼마켓 구매력 감소 ‘–0.1%’ 역성장…업종별 희비 엇갈려
엔데믹으로 하늘길이 열리고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경제가 활력을 찾은 듯 했지만, 돈의 흐름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전세계 경제주체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다. 특히 국내경제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3고(高) 위기’에 경제 엔진인 수출마저 흔들리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라는 불확실성까지 가중되면서 2023년에 경제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2023년 한국경제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을 파고를 넘어 경제안정을 되찾을 대안은 무엇인가? 이에 소비자경제는 신년기획 ‘소비자경제 2022년 결산 및 2023년 전망’을 마련, 업종별로 2022년을 결산하고 2023년 산업 전망을 조명하는 것은 물론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2022년은 국제유가·고금리·엔-달러 환율이 동시에 올라가는 3고(高)의 한 해였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들어서며 기업들은 한숨 돌리는가 싶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국제 정세는 급변하기 시작했다.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불안감’은 기업들에게까지 이어졌다. 특히 각 분야 원자잿값 및 국제유가 상승·고금리로 인해 산업전반의 여러분야들은 고전했다. 이러한 기류는 2023년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경영전문가들은 2023년은 ‘버티는 해’라고 다들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고물가 시대에의 악조건 속에서도 유통업계는 나름 성과는 냈다. 코로나 팬데믹 특수를 이용해 편의점은 매출이 껑충 뛰었다. 늘어나는 집콕족들은 즉석식품·밀키트 등의 식품소비에 지갑을 열었으며, 딜리버리스 서비스 이용객도 늘어 식품 유통업계는 전반적으로 호황이었다.
또한 앤데믹 상황을 맞이하며, 집콕족들은 다시 외부로 나오기 시작했다. 움추렸던 백화점·쇼핑업체는 조금씩 활력을 찾기 시작했고 외식업체도 다시 동력을 얻으며 부활의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불행한 소식도 있었다. 지난 10월 평택에서 유통업체 모기업의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기업의 아쉬운 대처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졌고 아직도 현재 진행중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 산업전반의 곳곳에 안전불감증의 현주소가 민낯에 드러나는 사건이었다.
한국은 첨단기술·세련된 문화 등을 앞세워 타국의 부러운 시선을 받고 있지만 정작 근로복지의 수준은 아직도 ‘저개발국가’ 수준에 머무른 상태다. 산업 전반에는 아직도 사고가 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제 2022년 산업유통의 전반적인 내용들을 되짚어보며, 2023년의 전망을 확인해 보자.
코로나 특수 상황 이용한 유통업계
편의점, ‘프리미임 시장’ 유통 확장
지난해 코로나 상황으로 다른 분야들의 업종들이 고전을 했지만 오히려 편의점의 매출은 상승했다. 동시에 집합금지 등의 방역수칙강화가 본격적일 때 집콕족들이 늘어나며 편의점 등에서는 생활용품, 잡화 구매가 눈에 띄게 늘었었다.
특히 집콕족들이 늘어나며 다양한 주류의 매출이 강세를 보였다. 위스키, 와인 등 주류 제품군까지 확대하면서 기존에 와인을 즐기지 않던 고객들도 편의점을 통해 편히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쉬운 접근성은 구매로 이어졌으며, ‘홈바·홈스키’라는 새로운 주류문화의 열풍으로 이어졌다. 특히 집합금지의 시행으로 와인바, 위스키 바를 이용할 수 없는 매니아들도 매출에 한 몫을 기여했다.
편의점은 다양해진 고객들을 겨냥해 프리미엄 상품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은 다양한 프리미엄 맥주를 내놓으면서 맥주 매니아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버터맥주’는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등 프리미엄 맥주에 대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실제로 프리미엄 제품군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방문 고객 수를 늘리면서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제는 다양해진 고가 상품의 판매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12월 벤츠 E클래스·BMW 5시리즈를 판매했으며, 현재는 국내 최대 보석감정원 ‘우신’이 감정한 3.27 캐럿다이아몬드를 판매 중에 있다. 또한 CU는 오는 13일까지 ‘카니발 하이리무진’ 등 초고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 부활의 신호탄
백화점 업계도 나름 호황이었다. 본격적 앤데믹을 맞이하며 움추려 있던 소비자들이 백화점으로 몰린 결과였다. 수입 와인과 해외 명품 등 고가의 상품이 절찬리에 팔렸고, 물가 상승으로 가성비 제품 또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덕분에 백화점 업계는 활짝 웃었다.
먼저 백화점은 지난 2021년과 마찬가지로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백화점(신세계, 현대, 롯데) 매출액 평균 18%가 증가했다. 팬데믹에서 앤데믹 상황으로 전환하며 집콕족들이 백화점에 붐비기 시작했다. 백화점 전 품목 매출이 늘었으며, 명품, 유명 브랜드, 아동·스포츠 제품군 매출이 가장 크게 늘어났다.
특히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도 ‘W컨셉’을 입점 시키며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 9551억원, 영업이익은 15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액은 17.3%, 영업이익은 49.4% 늘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혁신과 디지털 콘텐츠를 앞세운 백화점의 견고한 실적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과 내실 모두 챙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지난 11월부터 여성 패션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라인 패션 플랫폼 ‘하고하우스’ 협업으로 매장 입점을 늘리고 있다. 또한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성공을 통해 현대백화점 대구점을 ‘더현대 대구’로 리뉴얼 개점했고, 업계 최초 중고 명품 전문관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에 나서면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SPC 평택공장 사망사고
지난해 10월 SPC 그룹의 계열사인 SPL 제빵공장에서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SPL 경기도 평택 소재 제빵공장에서 근무하던 23세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 기계에 빨려 들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 배합기 기계의 덮개를 열고 닫을때 기계를 자동으로 멈추는 자동방호장치인 ‘인터록’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나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 발생 이후 SPC의 대응 태도의 문제로 불길은 더 크게 치솟았다.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가 일어났지만 SPC는 침묵만을 이어가며 이틀 동안 파리바게트의 해외진출 보도자료만 배포했으며, 제빵공장에서 빵을 만들다 숨을 거둔 안타까운 노동자의 장례식장에 빵을 보내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였다. 이러한 상황을 마주한 시민들은 분노하며 ‘SPC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안전진단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노동자의 안전수준의 현주소”라며, “모든 근로자들은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받은 상태에서 근무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참으로 비통한 사고이며,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가 왔다. 사고가 일어난 후 시정조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 검사에 대한 ‘일상화’가 시행돼야 한다. 대한민국은 뛰어난 문화와 기술에 비해 ‘안전문제’는 여전히 개발도상국 수준이며,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언제까지 희생자가 나와야 되는 것인가?
2023 유통업계는? 온라인쇼핑 ‘기대’·대형마트 ‘영차영차’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 11월 상의회관에서 임인년 유통업계를 결산하고 계묘년 유통시장의 변화와 판도를 미리 조망해보는‘2023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는 2023 유통산업을 업태별로 전망을 발표했다.
먼저 온라인쇼핑(4.6%), 백화점(4.2%), 편의점(2.1%)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대형마트(-0.8%), 슈퍼마켓(-0.1%)은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코로나 이후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어오던 온라인 쇼핑은 올해 4.6%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으로는 합리적 소비패턴 확산(72.5%), 온라인 시장 확대에 따른 시장 성장(58.8%), 당일·새벽배송 인기(52.9%), 식품매출 증가(19.6%) 순으로 조사됐고, 부정적 요인으로는 소비심리 악화(97.2%),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77.8%), 일상 회복에 따른 비대면 소비 감소(55.6%), 온라인 플랫폼 규제 가능성(22.2%) 등으로 집계됐다.
백화점은 4.2%로 오프라인 업태 중 가장 높은 성장 전망치를 보였다. 응답자의 10명 중 6명(59.1%)은 내년 백화점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이유로는 일상 회복에 따른 고객증가(84.6%), 기존 점 재단장을 통한 체험·경험요소 확대(76.9%), 사회활동 증가에 따른 의류매출 증가(76.9%), MZ세대 등 신규 고객 유입(23.1%) 등을 차례로 제시했다.
대형마트는 -0.8% 역신 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10명 중 6명(62.7%)은 내년 대형마트 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그 이유로는 경쟁업태와의 경쟁심화(83.8%), 물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감소(75.7%), 나혼자산다·딩크족에 따른 소량구매 트렌드 확산(48.6%) 등을 들었다.
편의점은 내년 시장전망에 부정적인 의견(59.1%)이 긍정적인 의견(40.9%)을 웃돌면서 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고물가에 따른 소비위축(88.5%), 편의점 간 경쟁심화(57.7%), 일상 회복에 따른 근거리 소비위축(51.9%), 타 업태와의 경쟁심화(30.8%), 입지 포화에 따른 출점한계(25.0%) 등을 들었다.
슈퍼마켓은 –0.1% 역성장하며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96.6%), 온라인·편의점과의 경쟁심화(65.6%), 일상회복에 따른 근거리소비 감소(34.5%), 출점·영업시간규제 지속(20.7%) 등을 제시했다.
유통업계가 ‘2023년 중심적으로 추진해야 할 전략’에 대해서는 비용 절감(31.3%)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온라인사업 강화(17.3%), 점포 새 단장(16.7%), 가격할인 등 프로모션 강화(11.3%) 등을 차례로 들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물가상승과 소비위축이 예상돼 음식배달서비스, 가전·가구, 생활용품의 거래액은 감소하겠지만 식료품, 여행·문화서비스 품목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신문 유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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