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22년 유통결산上] '포켓몬빵'부터 '당당치킨'까지

곡산 2023. 1. 15. 19:54

[2022년 유통결산上] '포켓몬빵'부터 '당당치킨'까지

  •  임현지 기자
  •  승인 2022.12.28 17:36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2022년 유통업계는 엔데믹 기조로 일상이 회복됨과 동시에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한 해였다. 상반기에는 ‘포켓몬빵’을 시작으로 캐릭터빵이 인기를 끌었으며, 물가 상승에 따라 1만원 이내 가성비 치킨이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무신사를 비롯한 명품 플랫폼들은 가품과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사진=SPC 제공

◆ 추억의 힘, ‘포켓몬빵’ 인기 고공행진

올해 상반기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포켓몬빵’의 부활이다. SPC삼립은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에 따라 지난 2월24일부터 포켓몬빵 재판매를 시작했다. 추억을 떠올리는 3040대들과, 포켓몬빵을 신문물로 받아들인 1020세대가 ‘띠부씰’ 모으기에 나서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빵은 재출시 일주일만에 15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SPC삼립 베이커리 신제품과 비교해보면 동일 기간 평균 판매량의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일부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오픈런 현상이 일어났으며,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희귀 띠부씰을 고가에 사고파는 거래가 등장했다.

CU는 멤버십 애플리케이션인 ‘포켓CU’ 내 ‘핫이슈 상품 찾기’를 통해 포켓몬빵 재고가 남아있는 가까운 점포를 안내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해당 서비스 이용 건수는 포켓몬빵이 출시되기 이전 대비 88%가 뛰었다. 인기에 힘입어 ‘디지몬빵’, ‘케로로빵’ 등도 재출시되며 캐릭터빵들이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사진=네이버 크림 홈페이지 캡쳐

◆ 명품 수요 증가 속 ‘가품’ 논란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소비의 시선이 명품으로 쏠렸다. 이에 명품 플랫폼과 중고거래 플랫폼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플랫폼 내에서 오픈마켓이나 병행수입으로 판매되는 상품에 위조품이 발견되면서 “대기업, 유명 플랫폼도 믿을 수 없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2~4월에는 무신사와 네이버의 C2C(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 크림(KREAM) 간 ‘가품 설전’이 이어졌다. 무신사에서 판매한 ‘피어오브갓 에센셜’ 티셔츠가 크림의 검수를 통해 위조품으로 판명이 났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초반엔 ‘정품이 맞다’며 크림과의 법정 공방을 예고했으나, 이후 에센셜 상표 권리자인 피어오브갓이 ‘정품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정하자 결국 공지사항을 통해 사과와 보상책을 발표했다.

해당 사건 이후로 여러 명품 플랫폼에서는 가품 관련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에 온라인으로 명품을 판매하는 플랫폼들은 명품감정기업 제휴를 진행하거나, 블록체인·NFT(대체불가토큰) 보증서 기술을 적용하는 등 검수·인증 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홍역을 치른 무신사 역시 정품 인증 서류 추가 제출 등 병행수입 업체 상품 검수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안 오른 게 없다”…식품 가격 줄인상

올해는 커피, 과자, 라면, 음료, 치킨, 버거 등 주요 품목에서 가격 인상이 단행됐다. 매월 가격 조정 소식이 쏟아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높은 환율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로 인해 밀가루와 원두, 팜유 등 원재료는 물론 알루미늄 포장재 가격이 함께 치솟았다.

연초에는 커피 가격 인상이 줄줄이 이어졌다. 스타벅스와 커피빈, 할리스, 엔제리너스 등 주요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들이 음료 가격을 올렸다. 동서식품 ‘맥심’과 롯데네슬레코리아의 ‘네스카페’ 등 믹스커피와 편의점 컵커피도 함께 요동쳤다.

버거와 피자 가격도 들썩였다. 1월에는 버거킹과 쉐이크쉑이, 2월에는 맥도날드가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만인 지난 6월, KFC는 1월과 7월, 맘스터치는 2월과 8월 각각 가격을 두 차례 인상했다. 미스터피자는 지난 3월 일괄적으로 피자 가격을 2000원씩 올렸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 ‘당당치킨’ 등 가성비 치킨 열풍

식품 외식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치킨값이 3만원은 돼야 한다”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생닭·도계비·튀김 파우더·올리브유 등을 포함한 가격을 의미한 것이지만, ‘국민 간식’으로 칭송받던 치킨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가맹점들은 “본사가 필수적인 재룟값을 올려 치킨 가격이 비싸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때 대형마트들이 한 마리에 6000~1만원 대의 치킨을 속속 출시하며 ‘초저가 치킨’ 바람이 불었다. 홈플러스가 먼저 지난 6월 후라이드 1마리에 6990원인 ‘당당치킨’을 출시하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후 이마트는 ‘5분 치킨(9980원)’, 롯데마트는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1만5800원)’을 판매했다.

대형마트 가성비 식품은 피자와 델리 등으로 이어졌다. 홈플러스는 4990원에 판매하던 ‘홈플러스 시그니처 양송이피자’를 2490원에, 이마트는 18개입 모둠초밥을 기존가에서 5000원 할인한 1만298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 여파는 편의점으로 옮겨져 고품질·가성비 도시락 등이 속속 출시됐다.

몇몇 기업들이 물가 안정에 나섰지만, 가격 인상 기조는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월1일부터 코카콜라와 펩시 편의점 가격은 100~200원 오르며, 동서식품 ‘오레오’ 가격도 100원 오른다. 원유값도 상향 조정돼 흰우유를 비롯한 각종 유제품 가격 인상도 예고돼 있다. 실제 커피빈은 내년 1월3일부터 우유가 포함된 음료 31종 가격을 200원씩 인상키로 했다.